"장식품 된 충전소" 중국 전기차시장 폭발 성장의 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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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0-11-26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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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분별한 전기차 충전소 설치...공급 과잉 초래

  • 中 충전소 운영업체 수익난...질적 발전 필요

  • 그럼에도 시장 성장세 긍정적

[사진=CCTV 웨이보 캡처]

"분명 이전보다 전기차 충전소가 많이 늘어난 것 같은데, 충전하기가 더 힘들어진 것 같다. 지금도 눈앞에 있는 100여개 충전소가 있는데 거의 먹통이다. 시설이 고장나 관련 운영업체에 전화를 걸고, 민원을 넣어도 전혀 고쳐지지 않는다."

지난 16일 중국 중앙방송(CCTV)이 보도한 내용이다. CCTV에 따르면 안후이성 후이난시 시정부 서비스센터 주차장에는 100여개의 전기차 충전소가 있는데, 제대로 작동하는 충전소가 거의 없었다. 충전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결제 역시 QR코드를 여러 차례 태그했지만 먹통이었다고 한다. 이는 전체적으로 시스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CCTV가 전했다. 

최근 들어 중국 당국의 정책적 수혜에 힘입어 중국 전기차업체가 무서운 기세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국 전기차 산업에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전기차 관련 인프라 문제 해결이 급선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중국, 무분별한 전기차 충전소 설치...공급 과잉 초래

중국 전기차 충전소 운영업체들이 맹목적으로 공급을 늘리면서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공급과잉 현상이 눈에 띄게 두드러지고 있다고 중국 경제 일간지 매일경제신문이 23일 보도했다.

최근 몇 년간 신에너지차 시장의 호황으로 각 지역에서 전기차 관련 인프라에 대한 보조금 등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으면서 운영업체가 아무데나 마구잡이 식으로 충전소를 설치한 탓이다. 

중국충전연맹 통계에 따르면 올해 1~10월 중국 전기차 충전소 보유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9% 증가한 149만8000대로 집계됐다. 이 중 공공 충전소 보유량은 전년 동기 대비 39.4% 늘어난 66만7000대로 집계됐다. 

문제는 이용률 등을 고려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설치하는 바람에 대다수 전기차 충전소가 사실상 방치되고 있는 것이다. 추원잔 징톈커지 창업자는 "광둥성 마오밍, 잔장 현지에는 이미 많은 전기차 충전소 운영업체가 있고, 충전소도 매우 많다"면서 "하지만 전기차가 충전하는 모습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마오밍, 잔장에서의 전기차 보유량이 매우 부족한 데 따른 현상이다. 

사후 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충전소가 '장식품'으로 전락했다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고장 난 충전소가 방치된 지 이미 오래이며, 정작 충전이 필요한 전기차 소유주의 경우 충전소 앞에 연료차가 버젓이 주차돼있어 충전을 못 하는, 울지도 웃지도 못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그래픽=아주경제]

中 전기차 충전소 운영업체 수익난...질적 발전 필요
게다가 충전소 공급 과잉 현상으로 운영업체들은 수익난에 시달리고 있다. 제대로 수익을 창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전기비, 서비스비, 유지보수 비용 등 문제에도 직면하고 있다.

공공 충전소의 경우 충전소 이용률과 충전 서비스 비용에 따라 충전소 이윤이 결정되는데, 업계 간 가격 경쟁으로 가격 인상이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럼 이용률을 높여야 하는데, 공급이 수요보다 커서 수익을 창출하기 어려운 구조인 것이다. 

업계에서 양적 발전이 아닌 질적 발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이유다.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서비스 품질을 개선해야만 수익난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매일경제신문은 지적했다. 

충전소 관리 미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중국 당국이 보조금 정책을 체계화하고, 양호한 시장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했다. 맹목적으로 보조금을 제공하는 것이 아닌, 수요에 맞춰서 합리적으로 마련하도록 지원하고, 적절한 관리·감독도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그럼에도 시장 성장세 긍정적

그럼에도 업계는 중국 내 전기차 충전소 시장 성장세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전기차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전기차 충전소도 덩달아 발전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중신건투증권은 2025년 중국 충전소 시장 규모가 1000억 위안(약 17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중국 전기차 시장은 빠르게 팽창하고 있다. 특히 올 하반기 들어 전기차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10월 신에너지차 판매량은 올해 4번째로 월별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에 힘입어 중국 전기차 주가도 고공 행진하고 있다. 올해 초 3달러 수준에 불과했던 웨이라이자동차(蔚來·니오) 주가는 이달 들어 이미 50달러도 넘어섰다. 올 들어서만 주가가 15배 넘게 뛰는 그야말로 초대박을 치고 있다. 최근 한달 상승률만 해도 약 68%에 이른다. 뉴욕 증시에 상장된 다른 전기차업체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인 샤오펑(小鵬)자동차의 주가는 한달간 90% 상승했고, 리샹자동차(理想汽車·리오토)도 50% 뛰었다.

전기차 충전소가 지난 3월 당국의 신인프라 정책에 포함된 데 이어 중국 당국의 본격적인 지원 행보로 향후 몇 년간 전기차 충전소가 빠른 속도로 보급될 것으로 시장은 내다보고 있다.

최근 중국 국무원은 2025년까지 자국에서 팔리는 전체 자동차 중 신에너지 차량 비중을 20%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전기차·수소차 충전소와 배터리 교환소 등 인프라 건설, 세금 감면 등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됐다.

이에 전기차 충전소 관련주도 최근 들어 들썩이고 있다. 24일에만 중국 상하이·선전 증시에서 관련 종목 주가가 평균 10% 올랐다.

특히 터루이더(特銳德, 300001, 선전거래소), 제제웨이뎬(捷捷微電, 300623, 선전거래소), 신루이커지(欣銳科技, 선전거래소)의 주가는 이날 상한가를 쳤으며, 광안아이중(廣安愛衆, 600979, 상하이거래소), 아오터쉰(奧特迅, 002227, 선전거래소), 화티커지(華體科技, 603679, 상하이거래소)와 룽지기계(隆基機械, 002363, 선전거래소) 등이 장중 한때 거래가 중단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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