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소벤처기업부 '기술자료 임치제도'…中企 기술금고 역할

  • 기술 탈취·유용 방지···가치평가 후 자금지원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경남 창원 소재 대호아이앤티는 세계 최초로 상용화를 진행 중인 나노SiC섬유 핵심기술에 대해 특허출원을 전혀 하지 않고, 대신 중소벤처기업부의 ‘기술자료 임치제도’를 활용하고 있다. 대부분 특허를 통해 권리를 보호받지만, 특허 출원·심사 과정에서 핵심기술 일부가 외부에 공개되기 때문이다. 2017년부터 5개 기술에 대한 임치계약을 체결했다. 김한준 대표는 “외부공개 없이 핵심기술을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는 제도”라며 “제도를 활용한 이후부터 공개하지 않은 핵심기술을 보호받을 수 있어 안심하고 외부기업에 기술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이 지원하는 기술자료 임치제도가 중소기업의 ‘기술 금고’ 역할을 하고 있다. 기술임치제도는 중소기업의 핵심기술이나 경영상 자료를 신뢰성 있는 제3의 임치기관에 안전하게 보관해 기술탈취를 예방한다. 제조방법 같은 기술정보부터 원가·거래처 등 경영정보를 맡길 수 있다. 2008년 이후 올해 9월까지 2만336개사가 총 7만955건의 임치계약을 체결했다.

◆기술 탈취·유용 방지··· "단독 개발한 나노SiC섬유 안전"
임치계약을 맺으면 분쟁 발생 시 특허와 마찬가지로 해당 기술은 법적으로 보호받는다. 기술유출 같은 문제가 발생하면 해당 기업에서 기술을 개발했다는 점을 입증하는 데 활용된다. 수·위탁거래를 할 때 위탁기업의 기술 탈취·유용을 방지할 수 있다.

대호아이앤티도 단독 개발한 기술의 비밀유지를 위해 기술임치제도를 활용한 경우다. 나노SiC섬유 발열기술은 국내외 선례가 없는 독창적인 기술이다 보니 연구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산출물이 곧 핵심기술 자료에 해당한다.

나노화된 탄화규소 섬유인 나노SiC섬유는 전자파와 전류를 흡수해 20초 이내 1600도의 초고온으로 급속 발열된다. 우주항공기 등에 활용돼 국방소재·첨단산업의 핵심소재로 꼽힌다. 발열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없는 친환경 소재다.

김한준 대호아이앤티 대표는 “중소기업 입장에서 특허로 보호받을 수 있는 기술의 범위는 제한돼 있고, 특허등록 시 일부라도 기술이 공개될 수 있어 조심스럽다”며 “이전에는 해당 기술에 관심을 보이는 대·중견기업에서 기술자료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향후 개발될 기술에 대해서도 법적 추정력을 인정받고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중기부의 기술임치제도를 활용할 계획이다.

◆기술 평가·수수료·자금까지 지원··· 기술 중소기업 성장 사다리 역할
임치계약을 맺은 기술은 가치평가 후 사업화 자금을 마련할 수도 있다. 중소기업이 임치한 기술의 사업화 촉진을 위해 기술가치평가를 지원하고 보증·금융기관과 연계한 담보대출 시 우대하는 ‘임치기술 활용지원사업’을 활용하면 된다.

임치기술 가치평가 수수료(건당 200만원)를 전액 지원받고, 대출금리 최대 1% 감면, 중도상환해약금 최대 50% 감면 등의 혜택도 있다.

3D프린터·3D프린팅 등 응용소프트웨어 개발·공급업체 쓰리디뱅크는 3D홀로그램을 자유롭게 조작하며 감상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임치계약을 맺었다. 사업화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던 중 임치기술 활용지원사업을 신청해 기술평가 수수료를 지원받아 무료로 평가를 받고, 사업화자금 대출 보증지원을 통해 1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사업화자금 대출 과정에서 기술평가 BBB등급 판정을 받고, 벤처창업혁신조달상품에도 선정됐다. 이를 계기로 일본의 주요 크라우드 펀딩 업체인 마쿠아케에 펀딩을 진행할 수 있었고, 현재 해외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김동욱 쓰리디뱅크 대표는 “기술의 우수성을 객관적으로 평가받도록 지원해주고, 사업자금도 받을 수 있었다”며 “기술보호뿐 아니라 기업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다리를 놓아줬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동반성장 새로운 패러다임 될 것"
중소벤처기업부의 기술임치제도는 대·중소기업, 공기업 간 동반성장 모델을 제시했다. RFID태그, 스마트카드, 소프트웨어 등을 개발하는 IT업체 에스아이티코리아는 지난해 한국조폐공사와 위·변조 방지기능을 탑재한 게임칩을 공동개발해 공기업인 그랜드코리아레저(GKL)에 납품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보안사양이 탑재된 게임칩이다.

삼자 간 임치계약은 ‘개발기업–사용기업–기술임치센터’ 간 체결된다. 개발기업의 파산과 같은 계약상의 교부조건 발생 시 사용기업이 기술을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임치기관에서 임치물을 제공한다. 대기업 41개사, 공공기관 23개사가 참여하고 있다. 에스아이티코리아는 지금까지 4건의 삼자 간 임치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임치계약을 체결한 조폐공사는 올해 다른 개발 건에 대해서도 기술임치제도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조폐공사 관계자는 “이번 기술임치제도 활용이 조폐공사의 경쟁력 확보는 물론, 기술 수요기업과의 신뢰 강화,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성원 에스아이티코리아 대표는 “장기간 납품이 필요한 신규제품 개발 건에 삼자 간 임치계약을 적용해 안정적인 유지보수 대비책을 마련하고 고객사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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