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불 '연말 봉쇄 완화' vs 독일 '2주 연장'...유럽, 벌써부터 '3차 유행'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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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0-11-23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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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탄절 앞두고 각국 재개 압박...12월 초 조치 만료에 단계적 완화 검토

아직 코로나19 2차 유행세가 한창인 유럽 일부 국가에서 봉쇄 완화 조치를 검토 중이란 소식이 나오면서,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내년 초 3차 유행을 걱정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다음 달 25일 성탄절을 앞두고 일부 유럽 국가들이 봉쇄 조치 완화를 검토 중"이라면서 이들 국가로 영국·프랑스·아일랜드·이탈리아 등을 지목했다.
 
다만, FT는 "이들 국가들이 봉쇄 완화를 '재개'(Reopening)라고 지칭하길 꺼려한다"면서 지난 여름 성급히 봉쇄를 완화했다가 유행세가 재급증한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신중히 접근 중이라고 지적했다.

가브리엘 아탈 프랑스 정부 대변인.[사진=유튜브]

 
우선, 지난 10월30일부터 4주 간 재봉쇄 조치에 돌입한 프랑스의 경우 다음 달 1일 규제 만료 기한이 다가오는 가운데, 오는 24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발표할 예정이다. 담화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3단계에 걸친 점진적인 부분 봉쇄 완화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가브리엘 아탈 프랑스 정부 대변인은 프랑스 주간지 '르 주르날 뒤 디망슈'에서 "24일 대국민 담화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전략 조정 등 앞으로 수주에 걸친 전망을 제시할 것"이라면서 "봉쇄를 완화해도 새로운 코로나19 유행세를 피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밝혔다.
 
아탈 대변인은 이어 "보건 상황과 기업 리스크 측면에서 3단계에 걸쳐 봉쇄 완화를 진행할 것"이라면서 "12월1일 첫 단계가 실시한 후 연말 성탄절 연휴에 맞춰 2단계를, 내년 1월에는 3단계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랑스의 하루 신규 확진자는 이달 초 7만~9만명 가까이 치솟은 후 최근 1만명대 초반까지 떨어진 상태다. 앞서 마크롱 대통령은 비필수 상점과 식당, 술집 등의 영업 금지와 주민들의 비필수 이동 제한 조치 등을 발효하면서 하루 신규 확진자 5000명 이하를 목표했다.
 
지난 5일부터 잉글랜드 전역의 비필수 업종 가게, 펍과 식당 등의 영업을 중단한 영국 정부 역시 예정대로 4주만 적용한 후 봉쇄 조치를 해제할 예정이다.
 
영국 총리실에 따르면, 23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다음 달 2일 재봉쇄 조치 종료 방침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존슨 총리는 지역별로 감염률에 따라 제한조치를 차등화하는 3단계 대응 시스템을 재가동할 계획이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23일 영국 정부는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했더라도 자가격리를 시행하지 않는 시범 방안도 발표할 예정이다. 접촉자는 자가격리 대신 일주일 간 매일 진단검사를 진행하며 출퇴근도 허용한다.
 
영국 정부는 시범 운영 후 성과를 평가해 내년 1월 중 14일 동안 전국적으로 자가격리 해제 체제를 도입할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아울러 국경을 맞대고 있는 아일랜드와 성탄절 연휴 기간 국가간 이동을 허용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성탄절을 맞아 북아일랜드 등에 거주하는 이들의 가족 방문을 위해서다.
 
유럽에서 가장 빨리 봉쇄 조치에 돌입한 아일랜드는 지난 10월21일부터 최고 수준에 해당하는 5단계 봉쇄 조치를 발효했다. 비필수 상점의 영업을 중단하고 술집과 식당은 포장 영업만 허용했으며, 주민들은 거주지 5㎞ 이내로 이동을 제한했다.
 
다만, 아일랜드 정부는 12월1일 봉쇄 조치 만료를 앞두고 100명 이하까지 줄지 않는다면 이날 재개 조치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시각도 드러내고 있다. 자칫 내년 1월 재봉쇄에 빠질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두 달 전 봉쇄 당시 하루 1000명대에 육박했던 아일랜드 신규 확진자 규모는 현재 300명대까지 떨어졌다.
 
이탈리아 역시 성탄절을 맞아 봉쇄 조치 일부를 완화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감염률이 낮은 지역에 한해 성탄절 이전 10일 동안 상점 영업을 재개하고 직계 가족으로 규모를 제한해 성탄절 가족 모임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은 봉쇄 연장...벌써부터 '3차 유행' 우려도
 
반면, 지난 2일부터 '가벼운 봉쇄'(lockdown-lite) 조치를 도입한 독일의 경우 여전히 감염세가 줄지 않았다는 판단 아래, 다음 달 20일까지 봉쇄 조치를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당초 독일 정부는 이달 30일까지 봉쇄 조치를 유지한 후 연장 여부를 결정하기로 한 상황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오는 25일 관련 논의를 위한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로이터는 독일 정부가 이전 조치를 유지한 채, 현행 두개 가정 최대 10명으로 제한한 가족모임 규제를 5명으로 추가 축소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데이비드 나바로 세계보건기구(WHO) 코로나19 특사는 최근 스위스 언론에서 "유럽 지도자들이 지금 자신들의 오류를 바로잡지 않으면 내년 3차 감염이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아직 유럽 대륙의 2차 유행이 채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3차 유행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특히, 그는 "서유럽 국가들이 코로나19 확진자가 감소하자마자 규제 완화를 시작했다"면서 "확진 사례가 장기적으로 하락 추세를 보일 때까지 규제 완화를 기다려야 했지만, 당시 유럽의 대응은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앞서 1차 유행 봉쇄 당시 충분한 감염 방지 인프라를 구축하지 않은 채 성급하게 봉쇄 완화를 추진했다는 것이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봉쇄 조치 반대 시위.[사진=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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