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보궐선거, 첫 여성 광역단체장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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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 기자
입력 2020-11-11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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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사진=연합뉴스]


1995년 제1회 지방선거가 실시된 이래 여성 광역자치단체장이 선출된 적은 한 번도 없다. 국회에선 여성의 비중이 점차 높아지는 추세지만, 광역단체장은 유독 불모지다.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의 경우 광역단체장들의 성 추문으로 인해 생긴 만큼 첫 여성 광역단체장이 나올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 역대 광역단체장 후보 중 여성은 고작 1%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995년 1회 지방선거부터 시작해 지난 2018년 7회 지방선거에 출마했던 광역단체장 후보는 모두 399명(보궐선거 제외)이다. 이 가운데 여성은 16명 밖에 되지 않는다. 전체의 4%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황은 더 나쁘다. 이 가운데 12명이 무소속이나 군소정당의 후보로 출마했다. 당선 가능성이 있는 기호 1번이나 기호 2번을 달고 출마한 후보는 4명, 전체의 1%에 불과했다.

첫 여성 광역단체장에 근접했던 이들은 모두 현 여권 소속이다.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은 지난 2006년 4회 지방선거에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후보로 나섰다. 출마 당시 나이는 49세였다. 이에 맞서기 위해 한나라당은 젊고 개혁적 이미지를 가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내세웠다. 결과는 오 전 시장의 압승이었다. 오 전 시장은 61.05%의 득표로, 27.31%에 그친 강 전 장관에게 승리했다.

지난 2010년 5회 지방선거에서도 민주당은 서울시장 후보로 여성인 한명숙 전 국무총리를 내세웠다. 한 전 총리는 첫 여성 광역단체장에 가장 근접했던 인물이다. 투표 다음날 새벽녘까지 당락이 드러나지 않았다. 오 전 시장은 개표 막판 강남3구 몰표에 힘입어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오 전 시장이 208만 6127표(47.43%), 한 전 총리가 205만 9715표(46.83%), 2만 6412표 차이 신승이었다.

현 야권의 여성 공천 실태는 더욱 박하다. 국민의힘이 광역단체장에 여성 후보를 공천한 건 지난 2006년 4회 지방선거가 처음이다. 당시 한나라당은 열세 지역인 광주에 한영 한국여성재단 광주네트워크 대표를 후보로 내세웠다. 한 후보는 3.97%의 득표로 낙선했다. 지난 2018년 7회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은 세종시장 후보로 여성을 공천했다. 송아영 전 한국영상대학교 교수를 후보로 내세웠는데, 송 후보는 18.06%의 득표로 떨어졌다. 사실상 당선이 어려운 지역에 ‘구색 맞추기’ 용으로 여성을 공천했다는 게 드러나는 지점이다.

국민의힘 여성 후보 가운데 당선에 가장 근접했던 건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했던 나경원 전 의원이다.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투표율 미달로 무산되자 오 전 시장이 사퇴하면서 생긴 보선이었다. 당시 나 전 의원은 46.2%의 득표로, 53.4%를 득표한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게 패배했다.

◆ 서울시장 후보군에 與, 박영선 추미애…野, 나경원 이혜훈 윤희숙 등

내년 보선이 박원순 전 서울시장, 오거돈 전 부산시장 등 여권 인사의 성 추문으로 인해 치러지는 만큼 어느 때보다 많은 여성 정치인들이 출마 의사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서울시장의 경우 여야 할 것 없이 많은 여성 정치인들의 출마가 예상되는데, 현재 여권에선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 등의 출마가 점쳐진다. 박 장관의 경우 지난 2011년 보궐선거 당시 민주당 경선에서 이겼지만 당시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의 단일화 경선에서 패배, 본선 진출이 무산된 적이 있다.

야권에선 ‘경제통’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여의도에 사무실을 내고 출마 뜻을 굳혔다. 지난 2011년 보선에서 박 전 시장에게 패배했던 나경원 전 의원도 출마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역 의원 가운데선 국회 본회의장 5분 발언으로 화제가 됐던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거론된다. 서울 25개 구청장 가운데 유일하게 국민의힘 소속인 조은희 서초구청장도 자천타천 후보군으로 언급된다.

부산은 상대적으로 여성 후보들의 출마설이 뜸하다. 민주당에선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 김해영 전 의원 등이 후보로 거론되는데 모두 남성이다. 국민의힘의 경우 이언주 전 의원이 거론된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모두 여성의 정치 참여를 확대하겠다고 정강정책에 명시하고 있다. 민주당은 강령에 “성차별적 인사 관행을 개혁하고 여성의 선출직‧임명직 공직 진출을 확대하여 여성의 사회적 지위를 향상시킨다”고 명시해뒀다. 특히 경선에서 여성 후보자의 경우 득표수의 25%를 가산(전‧현직 국회의원 10%)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경우 강령에 “정치를 비롯한 공적 영역의 경우, 성별 대표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남녀동수를 지향하며 이를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에 노력한다”고 적시했다. 아울러 여성 후보자는 경선에서 20%의 가산점을 받도록 하고 있다.

다만 경선 조항의 경우 예외 규정을 둬 가산점을 부여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 국민의힘의 경우 본경선에서 여성 후보 가산점을 주지 않는 방식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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