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재확산과 재택근무 의무화로 점심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손님이 없는 음식점 =28일, 슬랑오르주 (사진=NNA)]
말레이시아의 외식산업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재확산 사태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조건부 활동제한령이 실시되는 지역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음식점에 손님의 발길이 뚝 끊겼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확산 급증 시기 중 최근이 가장 매출타격이 심각하다면서, 본격적인 매출회복은 내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9월 하순 이후 수도권 대형 쇼핑몰 종업원의 감염 사실이 잇따라 확인되는 등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상업시설을 찾는 사람들이 급감하고 있으며, 쇼핑몰에 입주해 있는 외식업체 등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복수의 외식업계 관계자는 NNA에, "지난 3월 하순부터 5월까지 실시된 활동제한령 때보다 앞으로가 더 심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5월까지는 전국적으로 최대 100명대에 그쳤던 하루 신규감염자 수가 최근 들어서는 1200명을 넘는 날도 있어, 코로나에 대한 공포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관계자는 "이번에는 정부규제 때문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공포심을 느껴 자발적으로 외출을 자제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조건부 활동제한령이 발령된 이달 14일 이후 수도권 외식업계는 작년 같은 시기에 비해 매출이 최대 60%, 조건부 활동제한령이 발령되지 않은 지역도 40%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패스트푸드 운영사 A&W 말레이시아도 수도권 쇼핑몰에 입주한 매장의 고객수가 최대 60% 감소했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는 민족별 커뮤니티나 친족간에 입소문을 통해 정보가 잘 전달되는 경향이 있다. 감염자가 발생한 지역을 파악하면, SNS를 통해 곧바로 "이 주변에는 가지 말라"는 식으로 정보가 확산되고 있다. 많은 매장이 모여있는 쇼핑몰 등에 대한 소문은 특히 빨리 전파된다.
한 업계관계자는 이와 같은 행위가 사람들을 더욱 위축시키며, 그 결과 외식업계 매출감소와 실직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자기 목을 조르는 것"이라고 지적, 종업원들에게 경솔한 정보 전파를 금지하는 교육을 철저하게 실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쇼핑몰에 있는 대규모 외식업체들도 경영이 어려운 가운데, 개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음식점 등은 경영난으로 폐업하는 곳이 속출하고 있다고 한다.
■ 말레이계 손님 일부 회복
음식점을 찾는 고객수는 민족에 따라 그 경향에 차이가 있다. 한 관계자는 "말레이계 고객들이 많이 찾는 음식점은 비교적 평상시 수준의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건강에 관심이 높고, 매사에 신중한 화교들은 외출을 자제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말레이계의 고객수는 점차 회복추세에 있다고 한다.
인구의 약 60%를 차지하는 말레이계는 '부미푸트라(말레이계 원주민의 총칭) 정책'으로 경제적, 사회적으로 우대를 받고 있으며, 9월 말까지 6개월간 시행된 융자상환 유예조치 등으로 가처분 소득이 증가한 것도 말레이계 고객수가 회복되고 있는 한 요인이다.
일식 레스토랑은 일반적으로 화교주민들이 주요 고객이기 떄문에, 경영난에 처한 가게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과 사바주의 조건부 활동제한령은 11월 9일 종료될 예정이나, 업계관계자들은 그 후에도 바로 고객수가 회복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6월까지도 지금과 같이 험난한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으며, 일부 외식업 관계자는 1년 중 대목인 "(내년 2월 12~13일의) 춘제(春節)가 하나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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