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사 수주절벽 현실화···내년부터 일감부족 시달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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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0-10-03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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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 빅3, 올해 수주목표량 달성 20% 불과···연말까지 한계 뚜렷

코로나19 악재 등으로 상반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조선업계가 하반기에도 어려운 환경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현재 같은 수주 절벽이 지속된다면 내년부터 일감 부족에 시달려 구조조정 압박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조선업계는 연말까지 독보적 경쟁력을 가진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앞세워 일감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목표다. 그러나 국한된 선종과 세계 경기침체 등으로 상황 반전이 녹록치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1~8월 글로벌 선박 발주량은 812만CGT로 지난해 같은 기간 1747만CGT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이 기간 평소 국내 조선사의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던 효자 선종들의 발주가 줄어들었다. 14만㎥ 이상 LNG선은 9척으로 2019년 동기 대비 70% 감소했다. 같은 기간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도 발주량이 40% 이상 줄어들었다. 

8월 말 기준 세계 수주잔량도 6919만CGT로 2004년 1월 6806만CGT 기록 이후 최저치다. 이 중 국내 조선사 수주잔량은 1915만CGT로 전년 동기보다 10%줄었다. 

국내 대형 조선사를 살펴보더라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는 현재까지 올해 수주목표 157억 달러 중 40억 달러를 수주하는데 그쳐 수주달성률은 26%에 불과하다.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의 달성률도 각각 21.2%와 8.3% 수준에 그쳤다. 

문제는 현재 대형 3사가 보유한 일감은 1년치 정도라는 점이다. 지금 같은 수주 절벽이 지속될 경우 내년 하반기부터 일감 부족사태에 맞닥뜨려 구조조정 압박도 거세질 전망이다. 

이에 국내 조선사들은 남은 하반기 수주 만회를 위해 총력전을 펼칠 예정이다. 그나마 하반기에는 카타르가스, 러시아 아크틱 LNG-2, 모잠비크 로브마LNG 등 대형 프로젝트들이 기다리고 있다. 

그나마 국내 조선사가 독보적 경쟁력을 가진 LNG선 발주가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점이 일단 다행스러운 요소다. 카타르가스는 약 40척, 모잠비크는 36척, 러시아는 20척 가량 발주가 진행될 예정이다. 

다만 이 같은 발주가 계획대로 진행된다고 해도 선종 자체가 LNG선에 국한돼 있어 높은 수익성을 거두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른 선종에 관계된 일감이 없어 여전히 구조조정 압박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다. 

아울러 코로나19에 따른 시황 부진으로 신조선 발주량은 여전히 예년 대비 줄어든 수준일 것으로 예측된다. 이런 가운데 지속적인 성장과 높은 수익 개선을 이루기 위해선 수주 선종이 LNG선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선박에서 수요·수주가 늘어나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코로나19 확산과 저유가 지속에 따른 시황 부진이 이어지면서 예상보다 큰 폭으로 시장이 위축됐다"며 "LNG선 이외 당초 기대됐던 유조선·해양플랜트 발주는 요원하고 선가도 수개월째 정체된 상황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선의 시운전 모습.[사진=현대중공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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