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5곳 중 1곳’ 한계기업 전락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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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20-09-24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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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경제 DB]

지난해 재무 건전성이 최악에 다다른 한계기업이 역대 최대 수준까지 늘었다. 특히 중소기업 중심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더 큰 문제는 올해다. '코로나19발' 리스크가 고개를 들면서, 5곳 중 1곳이 한계기업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향후 금융기관이 기업여신에 대한 위험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국은행이 24일 금융통화위원회에 보고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계기업은 3475개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기업 중 14.8%에 해당하는 규모다. 전년(3236개)에 비해 239개 늘었다. 한계기업은 3년 연속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도 내지 못하는 상태에 있는 기업을 뜻한다.

해당 수치는 2010년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한계기업에서 벗어난 기업도 늘었지만(768개→838개), 그보다는 새로 진입한(892개→1077개) 업체가 많았다.

규모별로는 중소기업이 208개 증가해 대기업(31개)을 크게 앞섰다. 업종별로는 도소매, 자동차, 전기전자, 건설 등이 각각 37개, 31개, 20개, 19개씩 늘었다.

대출규모도 적지 않다. 2019년 말 한계기업 여신은 115조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0조3000억원(9.8%) 늘었다. 대기업 여신이 70조5000억원으로 11조나 불었다. 업종별로는 부동산(14조8000억원→20조6000억원), 자동차(2조6000억원→4조5000억원) 등의 증가폭이 컸다.

진짜 문제는 올해다. 코로나19 충격에 기업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점을 고려하면 한계기업은 큰 폭으로 늘 수 있다. 한은은 올해 한계기업 비중이 21.4%(2019년 대비 6.6%포인트)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치로는 5033곳이다. 기업 5곳 중 1곳 이상이 번 돈으로 이자도 못 낸다는 뜻이다. 대출규모도 175조6000억원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봤다.

신용위험도 높아지고 있다. 한은은 한계기업의 예상부도확률이 4.1%로 크게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기업의 자산가치가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부채 이하로 하락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비한계기업의 경우 1.7%에 그쳤다.

한은은 “코로나19 이후 한계기업과 이들에 대한 여신이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금융기관들은 기업여신에 대한 위험관리를 점차 강화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무지표를 기초로 평가한 기업의 신용위험이 과소평가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올 들어 기업 대출은 한층 가속화되고 있다. 2분기 말 기업신용은 2079조5000억원(추정치)으로 1분기(2021조3000억원)보다 늘었다. 2분기 금융기관 기업대출 역시 1296조7000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15% 급증했다.

가계부채도 늘었다. 2분기 말 가계부채는 1637조3000억원으로 작년보다 5.2% 증가했다. 지난 1분기(4.6%)보다 상승세가 확대된 셈이다. 업권별로는 은행 대출이 꾸준한 증가세(8.6%)를 나타낸 반면, 비은행 대출(-0.6%)은 감소했다.

2분기 말 국내 금융기관의 해외투자규모는 486조원이다. 해외투자가 급증한 2013년말 이후 3.8배 늘었다. 상품별로 살펴보면, 해외채권과 해외주식이 각각 210조원, 176조원으로 43.2%, 36.2%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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