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생존기] "도착지 없이 상공만 여행"…코로나 불황에 이색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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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입력 2020-09-24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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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시아나, 다음달 24~25일 A380 관광 도입

  • 에어부산, 항공관광학과 학생 대상 비행 시작

  • 외항사들, 한류·하와이 콘셉트 등 다양한 시도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항공 수요가 대폭 감소한 가운데, 글로벌 항공 업계가 생존을 위한 다양한 시도에 나서고 있다.

특히 도착지 없이 상공만을 비행하다가 착륙하는 '도착지 없는 비행'이 인기다. 비행기를 타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기분을 낼 수 있고, 착륙 대신 고도를 낮춰 풍광을 구경할 수 있어 즐겁다는 평가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하늘 위의 호텔'이라고 불리는 A380을 항공기를 활용해 국내 상공을 2시간가량 비행하는 특별관광 상품을 다음달 24~25일 양일간 운영한다. A380은 그간 국내선 항공편에는 투입이 되지 않던 기종이다. 

해당 항공편은 오전 11시 인천국제공항을 이륙해 강릉, 포항, 김해, 제주 상공을 비행한 뒤 오후 1시20분 인천국제공항으로 돌아오게 된다.

코로나19 관련 방역 지침을 준수하기 위해 실제 가용 좌석수보다 185석 축소된 310석만 운영한다. 비즈니스 스위트석 30만5000원, 비즈니스석 25만5000원, 이코노미석 20만5000원이다(세금포함). 탑승객 모두에게는 기내식과 어메니티 키트, 국내선 50% 할인쿠폰, 기내면세품 할인쿠폰,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등이 제공된다. 
 

[아시아나항공 제공]

앞서 에어부산은 지난 10일 국내 업계 최초로 도착지 없는 관광 비행 상품을 대학생 교육을 위해 출시한 바 있다. 당시 위덕대학교 항공관광학과 학생 70여명은 김해국제공항에서 항공기에 올라 포항, 서울, 광주, 제주 하늘을 비행한 후 김해공항으로 돌아왔다.

학생들은 에어부산 사옥 내 훈련시설을 견학하고, 현직 객실승무원들과 질의응답 시간도 가졌다. 또 기내 이·착륙 준비, 기내 방송, 각종 승객 서비스 등 실제 객실승무원의 직무를 체험했다. 에어부산 일반인을 대상으로도 이 상품을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제주항공도 이르면 이달 안에 객실승무원직에 관심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 비행에 나설 전망이다. 실제 비행을 통해 학생들이 승무원과 함께 비행 실습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현재 항공사업법은 한 지점을 이륙해 중간에 착륙하지 않고 정해진 노선을 따라 출발지점에 착륙하는 부정기편 운항은 '관광비행'으로 규정하고 있다.

국내 항공사들은 국토교통부 측과의 협의를 통해 관광 비행 상품을 적법하게 선보일 수 있다. 관광비행의 경우 항공권 외에 기내 면세품 판매를 통한 수익 창출도 꾀할 수 있다.

외항사들도 이같은 상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만 중대형 여행사 이지플라이, 항공사 타이거에어가 선보인 '제주 가상출국여행 얼리버드 상품'을 통해 지난 19일 대만관광객 120명이 제주 상공을 구경하고 돌아갔다. 이번 상품은 한국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해외여행을 떠나고 싶은 이들의 관심에 힘입어 약 4분 만에 매진됐다.

호주 콴타스 항공은 시드니 공항에서 출발해 아웃백과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등의 상공을 7시간 동안 비행한 뒤 다시 시드니 공항에 도착하는 '제자리 비행' 항공권을 출시했다. 해당 항공권은 10분 만에 매진됐다.

대만 스타럭스항공은 지난 8월 타오위안 공항에서 출발, 대만 근교를 저공비행한 뒤 다시 돌아오는 상품을 판매했다. 30초 만에 188장이 매진됐다.

일본 ANA항공은 하와이 여행 기분을 낼 수 있는 상품을 출시했다. 승무원들과 승객이 하와이안 셔츠를 입고 90분 동안 일본 열도를 한 바퀴 돌아 다시 착륙하는 상품이다. 하와이 느낌을 내는 기념품도 준비했다. 전체 정원의 150배가 넘는 사람이 신청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타이베이국제관광박람회에서 인기를 모았던 한국관 가상출국여행.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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