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증거 불충분"…'조국 일가' 수사팀의 연이은 패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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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기자
입력 2020-09-22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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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동생 조모씨가 지난 주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대부분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 받았다. 징역 1년의 실형이 선고돼 법정구속까지 됐지만 이른바 '가족사기단' 혹은 조 전 장관과 연결시킬 수 있는 부분은 모두 무죄가 나왔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의 자녀부터 80대의 어머니까지 재판정에 소환하는 등 공을 들였지만 공소유지에 실패했다. 조 전 장관을 엮으려 했던 모든 혐의에서 법원은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결했다. 

앞선 '5촌 조카' 조범동씨의 재판에 이어 친동생의 재판에서도 '증거불충분' 판결이 나오면서 검찰은 곤란한 입장이 됐다. 무리한 수사였다거나 '수사가 아닌 여론전에 몰두했다'다는 비판이 사실로 입증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증거 대신 압박....80대 어머니까지 재판에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1부(김미리 부장판사)는 지난 18일 조 전 장관의 동생 조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조씨가 받고 있는 6개의 혐의 중 1개인 웅동학원 채용 비리는 유죄로 봤지만 '허위 공사계약' 등 대부분의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웅동학원 사무국장과 건설 하도급업체 대표를 맡았던 조씨가 허위공사를 근거로 공사대금 채권을 확보하고 2006년과 2017년 웅동학원을 상대로 셀프 소송을 벌여 학교법인에 115억5천10만원의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해왔다.

조 전 장관의 동생 조씨가 대표이사로 있던 고려시티개발은 과거 부친이 이사장으로 있었던 웅동학원 공사를 주로 했지만 IMF로 위기를 맞은 뒤 2005년 결국 청산됐다. 

조씨는 같은 해 새로운 회사를 세운 뒤 웅동학원에서 받지 못한 공사대금 채권(당시 약 52억원)을 배우자에게 10억원, 배우자가 운영하는 회사에 42억원을 양도하고 웅동학원을 상대로 공사비 청구 소송을 냈다.

웅동학원 측은 이 소송에서 변론에 나서지 않았고 당연히 법원의 승소판결을 받았다. 2017년에도 비슷한 재판이 있었다. 검찰은 이 것이 엄연한 배임행위라고 보고 공소사실에 포함을 시켰다. 

심지어 검찰은 소송이 있었던 해에 조 전 장관(2006년)과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2017년)가 재단이사에 포함돼 있다는 점을 들어 이른바 '조국 펀드'로 명명된 코링크PE로 돈이 흘러갔을 것이라고 의심했다. 사실상 조씨에 대한 재판에 따라 조 전 장관이 엮여 들수 밖에 없었던 모양새다.

하지만 검찰은 의도는 재판에서 완전히 무너졌다. 재판부는 "(검찰의) 공소 배임행위로 인하여 과연 피해자인 웅동학원에 현실적인 손해 내지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이 초래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다"라고 판시했다.

애초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채권이 허위채권이라고 증명할 수 없다는 것. 때문에 재판부는 이 부분의 공소사실은 범죄로 되지 않거나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조국 일가 재판' 2연패…차고 넘친다던 증거 어디갔나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씨에 대해 1심 재판부였던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소병석 부장판사)도 같은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조범동씨에게 징역 4년, 벌금 5000만원을 선고했지만 조국 전 장관이나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와 연결된 부분에 대해서는 대부분 무죄를 선고했다.

심지어 재판부는 "권력형 범행이라는 증거가 제출되지는 않았다"라고 분명히 해 이 사건을 '신종 권력형 범죄'라고 했던 검찰을 에둘러 질타했다. 애초 "증거는 차고 넘친다"던 검찰이 관련 증거들을 내지 못했다는 취지의 설명이다.

또 정 교수와 조씨 사이에 오간 금전거래가 '투자'라는 검찰의 주장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꾸기문자' '강남건물주' 등 문자들만으로는 '투자'라고 볼 수 없다고 못박았다.

이후 검찰은 항소했고, 지난 9일 서울고법 형사11부(구자헌 부장판사)는 조씨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1심 재판부에 대해 "원심은 법률규정에 없는 새로운 구성요건을 창설한 것으로 보이고 이는 새로운 입법을 한 것으로 입법부의 권한을 침해한 것이나 다름없으며 헌법에 따른 권력분립을 훼손했다"며 맹비난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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