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NA] 자동차 산업 회복, 활기 되찾는 中 우한(상)... 부품도 풀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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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노 아카네 기자/ [번역] 이경 기자
입력 2020-09-14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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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펑닛산 판매점은 3~4월 영업을 재개했다. =후베이성 우한시 (사진=둥펑자동차 제공)]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확산의 중심지였던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湖北省 武漢市). 도시봉쇄(락다운)가 해제되고 5개월이 지난 지금, 생산과 소비는 급속도로 회복되고 있다. 우한의 일본계 기업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를 어떻게 극복했으며, 그 과정에서 어떤 교훈을 얻었는가. 자동차, 유통 분야 일본계 기업의 경험을 중심으로 2회에 걸쳐 연재한다.

"종업원과 고객의 안전, 건강이 최우선이다". 우한시에 본사를 둔 일본 닛산(日産)자동차와 중국의 둥펑(東風)자동차그룹과의 합작사 둥펑자동차유한공사(東風汽車有限公司, DFL)의 야마자키 쇼헤이(山崎庄平) 대표는 코로나 감염 확산 초기, 회사 조기 가동재개를 위해 많은 고심을 했다.

닛산의 중국 각 거점의 가동이 재개된 것은 2월 중순. 당시 종업월들이 안전하게 업무에 복귀할 수 있도록 생산현장 및 사무실에는 소독을 비롯한 철저한 방역조치가 실시됐다. 아울러 부품 공급자의 재고상황을 확인하고, 승용차 부문을 담당하는 둥펑닛산승용차(DFN)는 서프라이 체인 관리부문과 함께 100사가 넘는 공급자와 사업재개를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모든 거점이 복구된 것은 가동중단으로부터 약 1개월 반이 지난 3월 14일부터였다.

복귀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한 것은 디지털 기술이었다. 야마자키 대표는 "신종 코로나 사태로 사업의 디지털화는 한층 가속화됐다"고 지적했다. 중국총괄회사인 닛산(중국)투자는 화상회의 플랫폼 'Zoom'의 계정을 전 사원에게 배포, 모든 사원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화상회의에 임할 수 있도록 했다. DFL도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화상회의 시스템을 구축해 온라인 업무 환경 조성에 나섰다.

닛산은 디지털화를 통해 중국의 업무 및 경영 효율화 제고를 위해 노력중이다. 야마자키 대표는 디지털화로 인해, "합작을 통한 사업영역 확대와 긴급사태 발생 시에도 효율적인 대응을 할 수 있게 됐다. 비용절감 및 핵심인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다.

중국 전역 및 전 세계로 감염이 확산되자 서프라이 체인의 단절을 경험하고, 이를 대비해 생산⋅조달체제를 재정립하려는 기업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야마자키 대표는 "서프라이 체인 관리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다만 이번 사태가 재발했을 때를 대비해, 지금까지 단일 기업으로부터 공급받은 부품에 대해서는 조달처 다각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감염 확산 사태의 수습으로 중국의 자동차 시장은 다른 나라에 비해 빠른 추세로 회복되고 있다. 닛산의 중국 시장 판매는 코로나 사태의 직격을 받은 2월, 전년 동월 대비 80.3%가 감소된 1만 5111대까지 하락했으나, 4월에는 1.1% 증가한 12만 2846대로, 전년 동월을 웃도는 수준까지 회복됐다. 이후 7월까지 4개월 연속으로 플러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급속도로 시장이 회복된 요인으로는 코로나 사태를 경험한 소비자들의 마이카를 이전보다 더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야마자키 대표는 "많은 소비자들이 이동 시 안전에 불안을 느끼고 있으며, 자가용차 수요가 서서히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닛산의 8월 중국 시장 판매는 -2.4%로 다소 부진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안정된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야마자키 대표는 "닛산에게 중국은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중국 시장에서 꾸준한 성장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 사태는 아직 수습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으나,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 시장은 일본계 자동차 제조사에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 일본계 부품 제조사도 호조
자동차 판매 시장 호조 덕분에 우한에 진출한 일본계 부품 제조사들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혼다자동차의 부품 공급사 일본 에이치원의 우한 거점인 WH오토파츠(武漢愛機汽車配件)의 공장은 4월 이후 풀가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 회사는 우한에 3곳의 공장을 둔 혼다와 둥펑자동차그룹과의 합작사인 둥펑혼다에 차체용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우한이 봉쇄된 1월 하순부터 가동을 중단, 2월의 생산대수는 0이었으나, 둥펑혼다의 공장이 재개되자 3월 중순부터 생산을 재개할 수 있었다.

["중국에서는 신속한 행동과 빠른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WH오토파츠(武漢愛機汽車配件)의 오쿠다 총경리. =8월 18일, 후베이성 우한시 (사진=NNA)]


"여기서 감염이 확산되면 또 조업을 중단해야 한다". 오쿠다 마사미치(奥田正道) 총경리는 공장재개를 준비하는 가운데, 공장 종업원들 중에서 감염자가 나오지 않도록 약 1000명에 이르는 전 종업원에 대해 PCR 검사를 실시했다.

다만, 조업이 재개된 초기부터 현장에 복귀할 수 있었던 인원은 평소의 20%에 지나지 않았다. 오쿠다 총경리를 포함해 춘제(春節) 휴가로 성 밖에 나가있던 종업원들은 강화된 이동제한조치로 후베이성에 진입할 수 없었다. 종업원 중 80%는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으나, 집단감염을 우려해 같은 방을 사용하게 할 수도 없었다. 종업원이 완전히 현장에 복귀할 수 있었던 시기는 우한 봉쇄가 해제된 4월 8일로, 가동재개로부터 약 1개월이 지난 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요 회복은 빨랐다. 생산중단을 만회하려는 둥펑혼다에서 많은 발주가 나왔으며, 생산대수는 4월 중순에 가동중단 전 수준까지 회복했다. 지금도 풀 가동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오쿠다 총경리는 "지금은 오히려 코로나 사태 전보다도 생산대수가 많다"고 말했다. 3개의 라인 중 1개는 춘제 휴가 때부터 공사로 가동이 중단되고 있었다. 생산능력이 평소의 3분의 1이 줄어든 가운데 들어오는 증산요청에는 많은 어려움이 예상됐으나, 결과적으로 다른 거점에 의존하지 않고 전량 생산에 성공했다.

다만 개별 종업원들의 취업허가신청 등 복귀과정에서 겪은 많은 어려움에서, "가능한 현장을 성(省)내 사람들로 구성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한다. "성내 사람들로 현장을 구성하면, 경영적으로도, 그리고 앞선 리스크에 대응하기에도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 코로나 사태를 '교훈'으로, 생산체제 재검토
한편 유연한 생산체제 구축을 목표로 하는 기업도 있다.

서스펜션 등을 제조하는 일본의 에프테크의 자회사 偉福科技工業(武漢)는 납품량의 60%를 둥펑혼다에, 30%를 미국 GM에 공급하고 있다. 이 회사는 3월 13일에 가동을 재개했으며, 3월 생산대수는 당초 계획량의 4분의 1인 4만대 수준에 그쳤으나, 납품사들의 수요회복에 따라 4월 이후부터는 예상 이상의 발주가 이어지고 있다.

[偉福科技工業(武漢)의 나즈 총경리 =8월 11일, 후베이성 우한시 (사진=NNA)]


나즈 카즈히코(那須和久) 총경리는 "(납품처의) 증산. 이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납품처들은 1개월 반 가동이 중단된 상황을 만회하려고 증산계획을 세웠으며, 偉福科技工業(武漢)도 연내는 줄곧 풀 가동이 이어질 전망이다.

에프테크는 비용절감을 위해 고객인 자동차 제조사의 공장 부근에서 생산, 공급하는 '지역생산, 지역소비' 체제로 운영되고 있으나, 그로 인해 코로나 확산 시에는 납품처에 대한 부품공급에 위기를 겪었다. 코로나 사태로 생산을 한 곳에 집중시킨 리스크가 부각되었으며, 나즈 총경리는 "생산체제 유연화는 향후 과제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현재 같은 제품을 광둥성 광저우시 거점에서 생산할 수 있도록 시도하고 있으며, 중국 생산이 곤란에 처했을 경우를 대비해 태국에서도 생산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생산유연화를 위해 노력중이다. 감염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동남아시아 거점으로부터 부품의 대체생산 요청을 받기도 한다.

나즈 총경리는 "생산을 글로벌화 할 것"이라고 말했으나, 생산을 이전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일부에 국한된다. 서스펜션 등의 부품은 부피가 크기 때문에 운송 코스트가 커져, 경쟁력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나즈 총경리는 "중국에서 완성차가 많이 생산되고 있는 한, 쉽게 거점을 옮길 수는 없다"고 말했다.

■ 일본계 기업 70%가 "사업계획 변경없다"
일본무역진흥기구(제트로) 우한사무소가 7월 하순에 실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후베이성에 진출한 일본계 기업 중 72%가 당분간(1~2월) 사업계획을 변경할 방침이 없다고 밝혔다. 20%는 규모를 확대한다고 했다.

설문조사에는 71개사가 참여했다. 제트로 우한사무소에 의하면, 후베이성에 진출한 일본계 기업은 2019년 말 기준으로 약 200개사가 있으며, 이 중 약 160개사가 우한에 거점을 두고 있다.

제트로 우한사무소의 사에키 다케히코(佐伯岳彦) 소장은 "집중생산체제의 리스크를 감안해, 생산을 이전하는 움직임은 앞으로 나타날 수 있겠지만, 적어도 지금 자동차 산업은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이 타이밍에 생산거점을 옮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생산체제를 재정립하려는 움직임은 나올 것으로 보이지만, 생산이전을 선택하는 기업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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