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확보 전쟁] ①고조되는 '백신 내셔널리즘'…선수금만 수조원

윤은숙 김태림 기자입력 : 2020-08-10 06:00
미ㆍ영 등 수억명 분 미리 확보 경제회복 속도 좌우하는 열쇠
코로나19 백신 확보를 위한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글로벌 제약회사들이 임상시험에서 속속 긍정적 결과를 내놓는 가운데, 미국을 선두로 주요국들은 백신 선점에 나섰다. 각 회사에 걸린 선수금만 수조원 단위다. 선진국들이 천문학적 자금을 퍼붓는 이유는 간단하다. 백신 확보에 경제의 명운이 달렸기 때문이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8일(이하 현지시간) 기준 미국의 확진자는 500만명을 넘어섰다. 하루 평균 1000명 넘는 사망자가 나온다. 아시아와 유럽은 다소 진정세를 보이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전세계 누적 확진자도 2000만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오는 가을과 겨울에 2차 확산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가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경기부양책도 슬슬 한계를 보이는 상황에서, 백신 확보 여부가 각각의 국가 경제성장률을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 7월말 화이자와 모더나 등을 포함해 임상3상에 착수한 백신 후보물질은 모두 6종에 이른다. 선진국들은 백신 개발이 유력한 기업들 여러 곳에 자금을 나누었다. 효과 있는 백신 선점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미국 정부는 7개 글로벌 백신 개발 기업에 90억 달러(약 10조7000억원)가 훨씬 넘는 자금을 배정했다고 8일 USA투데이는 보도했다. 지원금은 미국이 각 제약회사 후보군을 선점할 수 있게 해준다. 대신 기업들은 백신 개발·연구에 더 속도를 낼 수 있다. 

지난 5일 미국 정부는 존슨앤드존슨의 코로나19 백신 1억회 투여분 확보를 위해 10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이번 계약에는 미국 정부가 추후 2억개의 분량을 추가로 구매할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됐다.

이 밖에도 미국 정부는 영국 아스타라제네카·옥스퍼드대가 공동 개발한 백신(3억회분)을 비롯해 미국 화이자·독일 바이오엔테크, 프랑스 사노피·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 백신 각각 1억회분을 확보했다. 또 노바백스 백신 각각 1억회 분을 선점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 밖에 영국도 1억6000만 회분, 일본도 1억2000만 회분의 백신을 확보한 상태다. 미국에 이어 확진자 수가 가장 많은 브라질 역시 영국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와 백신 1억회 투여분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 역시 자국 기업들이 백신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동시에 아스트라제네카와 계약을 맺고 백신 생산 공급에 나선다. 양측은 올해 말까지 1억회분을 생산하고, 내년 말까지 2억회분 이상의 생산능력을 갖춘 뒤 수출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면 우리나라가 확보한 물량은 공공적인 글로벌 협의체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한 1000만명분(국민 전체 20%)이 전부다. 문제는 나머지 80%의 물량 확보에 대한 뚜렷한 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백신 개발 선두에 있는 글로벌 제약사들과 국내 백신 물량 확보 협상을 타개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도 예산도 없는 상황이다. 사실상 코백스에서 확보한 물량 외 다른 경로를 통한 백신 확보는 ‘제로’인 셈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3차 추경 내 관련 예산인) 1900억원을 결정하는 시점에 해외 기업들로부터 백신 확보 계획이 뚜렷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었다. 예산을 편성할 때 구체적인 내용이 없으면 힘들다”면서 “백신 확보를 위해선 예비비를 활용할 계획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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