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없는 '청년 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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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입력 2020-07-15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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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월 취업자 넉달째 감소…6월 기준 실업률 1999년 이후 최고

  • "취업자수 감소폭은 두달 연속 축소...4월 저점으로 충격 조금씩 회복"

고용 시장이 더디게나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하지만 청년들에겐 다른 나라 이야기다. 이들이 체감하는 실업은 사상 최악이다. 정부의 재정 지원으로 고령층의 일자리만 증가한 가운데 양질의 일자리는 온데간데없다.

통계청이 15일 발표한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705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35만2000명 감소했다. 4개월 연속 감소다. 취업자 수가 4개월 연속 준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9년 10월~2010년 1월 이후 약 10년 만이다.

추세로만 보면 취업자 수는 4월을 저점으로 조금씩 감소 폭이 줄고 있다. 그렇다고 낙관하기는 이르다.
 

[그래픽=연합뉴스]

특히, 청년층(15~29세)은 코로나19로 인한 고용 한파를 최전선에서 겪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고용동향에 대해 "다른 연령층에 비해 청년층의 고용 회복이 더딘 점이 마음 아프다"며 "제조업의 고용 감소 폭이 확대되는 것도 걱정스럽다"고 밝혔다.

청년들이 체감하는 취업 시장엔 냉기가 가득하다. 실업자 수와 추가 취업 가능자, 잠재경제활동 인구를 모두 고려한 청년층의 확장실업률은 2월 23.1%에서 3·4월 26.6%로 오른 후 5월 26.3%, 6월 26.8%까지 치솟았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비자발적으로 '백수' 생활을 하는 청년도 많다. 실업자 10명 중 4명이 청년이다. 6월 청년층의 실업률은 10.7%를 기록하며, 6월 기준으로 21년 만에 가장 높았다.

청년층 취업자 수도 5개월 연속 하락세다. 2월 4만9000명 감소를 시작으로 3월 -22만9000명, 4월 -24만5000명, 5월 -18만3000명, 6월 -17만명 등으로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숙박·음식업, 제조업 등 청년 고용 비중이 높은 업종이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영향이다.

취업자 수가 줄면서 고용률도 낮아졌다. 6월 청년층의 고용률은 42.0%로 1년 전보다 1.2% 포인트 감소했다. 이는 1999년 이후 6월 기준 최저치다. 특히, 아르바이트 등 단기 일자리를 주로 구하는 25세 미만보다 정규 구직 활동을 하는 25~29세의 고용률 하락 폭이 두드러졌다.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최근 심화한 제조업 부진은 일자리 감소라는 결과를 낳았다. 제조업 취업자는 4개월 연속 감소했다. 감소 폭도 3월 -2만3000명, 4월 -4만4000명, 5월 -5만7000명, 6월 -6만5000명 등 매달 커지고 있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수출국에 코로나19가 확산하며 이동 제한, 생산 중단 등으로 자동차·트레일러 수출이 급감했다"면서 "이는 제조업 취업자 감소의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고용 한파는 실업급여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6월 구직급여 지급액은 1조1103억원으로 1년 전보다 62.9% 급증했다.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올해 2월부터 매월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6월 고용보험 가입자는 1년 전보다 18만4000명 늘었지만 청년층은 6만1000명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기업의 채용 연기·중단으로 청년 고용난이 얼마나 심각한지 판단할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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