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0원 간극 조정, 또다시 불발...최저임금위원회 파행

이경태 기자입력 : 2020-07-09 17:36
노동계 1만원·경영계 8410원 이견 속 민노총 최임위 회의 퇴장
노동계와 경영계가 제시한 내년 최저임금 간극은 1590원이다. 이를 두고 9일 첫 수정안 논의가 예고됐으나 6차 최저임금위원회 전회회의는 양측간 이견을 또다시 확인한 채 결국 파행으로 끝났다. 최저임금 삭감안을 철회하지 않은 경영계에 반발한 민주노총 측이 퇴장하면서 최저임금 논의는 기약 없이 연기됐기 때문이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날 오후 3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제6차 전원회의를 열었다. 앞서 근로자위원과 사용자위원이 1만원과 8410원을 최초 요구안으로 내놓은 것에 대해 이날 수정안 제출이 요청된 상태였다.

그러나 이날 역시 수정안 제출은커녕, 최저임금의 적정 수위에 대한 논의조차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전원회의 초반부터 긴장감이 돌았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최저임금 심의가 막바지에 달한 가운데 중요한 순간을 앞두고 생각나는 게 있는데 마스크"라며 "코로나19 예방 확산을 위해 정부에서 여러 조치가 있었지만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건 마스크다. 경제 위기에서 고통에 시름 하는 중소상인 일자리 갖고 있고 원하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건 마스크 역할 하는 건 최저임금의 안정"이라고 강조했다.

류 전무는 "이를 통해 생존 기로에 있는 이분들에게 희망 메시지를 주는 게 최저임금의 중요한 역할"이라며 "어려운 사정을 감안해 위원들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하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경영계의 최저임금 삭감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내비친 셈이다.

이에 대해 이동호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노동자 위원은 사용자 위원들이 제출한 최초 요구안이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계속해서 용인되는 것에 대해 깊은 우려와 회의감을 느낀다"며 "노동자 위원이 이 자리에 참석한 건 사용자 위원이 오늘 제출할 수정안이 삭감이나 동결안이 아니라 인상안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라고 압박했다. 이 사무총장은 "최저임금 삭감안은 최저임금 제도와 법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다시 한번 요청한다. 사용자 위원은 제출한 삭감안 철회하고 수정안을 적극적으로 제시해달라"고 강조했다. 역시나 최저임금 1만원 인상안을 염두에 둔 의견이다.

이어 정민정 근로자위원은 수십장에 달하는 글이 담긴 인쇄물을 박준식 위원장에게 전달했다. 이를 두고 윤택근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정 위원이 압박하는 게 아니라 마트노동자들의 바람을 전달한 것"이라며 "지난해까지 사용자는 최저임금 존재가치를 심각히 훼손하는 마이너스를 고집하고 있는데, 오늘 삭감안을 철회하고 인상 수정안을 제시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반감을 드러냈다.

더구나 최저임금 운영규칙 관련 참고 자료가 외부 유출된 건에 대해 근로자위원측에서 사용자위원측에 입장표명과 사과를 요구하면서 양측간 감정이 극에 달했다.

이후 전원회의 시작 1시간 여 만에 민주노총은 급기야 회의장에서 퇴장했다. 사용자위원들이 수정안으로 삭감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한국노총 근로자위원들이 '한국노총 안이라도 내겠다"고 하자 회의장을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최저임금위원회가 오는 15일까지 심의를 마쳐야 하는데도 노·사간 이견의 폭을 줄이지 못하자 직접 수요자인 국민들도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한 자영업자는 "하루하루 견디는 것조차도 힘이 드는데, 그런 현장을 아는지 모르는지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산업 현장의 한 노동자는 "하는 일에 비해 너무 적은 월급을 받다 보니 희망이 없다"며 "최저임금이 조속히 결정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이 9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에서 열린 제6차 최저임금위원회 전원 회의에서 시간을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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