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코로나19 이전부터 이미 부실기업 빠르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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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입력 2020-07-09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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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한경연 제공]

우리나라는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부실기업이 빠르게 늘어 왔기 때문에 타격이 더 클 것으로 우려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9일 이같은 주장이 담긴 '한계기업 동향과 기업구조조정 제도에 대한 시사점' 보고서를 발간했다. 한경연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외부 감사를 받은 비금융기업 2만764개사를 분석했다.

그 결과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기업의 수는 작년 3011개사로 2018년(2556개사)보다 17.8% 늘어났다고 밝혔다. 또 한계기업에 고용된 종업원 수는 2018년 21만8000명에서 작년 26만6000명으로 2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계기업 소속 종업원 수는 2016년에 정점을 찍은 후 감소 추세를 보이다가 작년에 증가세로 돌아서며 최근 5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 중 한계기업의 수가 2018년 341개사에서 2019년 413개사로 1년만에 21.1%(72개) 늘었다. 이들 기업의 종업원 수는 작년 14만7000명으로 2018년(11만4000명)보다 29.4% 증가했다.

중소기업 중 한계기업은 2213개사에서 2596개사로 17.3%(383개) 늘었다. 종업원 수는 14.1% 증가했다.

한경연은 중소기업 중 한계기업의 수가 크게 늘었지만 한계기업에 고용된 종업원 수는 대기업이 더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도 한계 기업 증가 속도는 빠른 편이다. 전체상장사 수가 30개 미만인 국가와 조세회피처를 제외한 20개국의 세계 주요 거래소 상장 기업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는 상장사 한계기업 증가율이 두 번째로 높았다.

우리나라의 상장사 중 한계기업 수는 2018년 74개사에서 작년 90개사로 21.6% 증가해 가장 높은 일본(33.3%) 다음이었다. 대만, 중국이 그 뒤를 이었다.

전체 상장 기업 중 한계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3% 늘어 20개국 중 증가폭이 가장 컸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상장기업 중 한계기업 비중이 주요 국가에 비해 낮은 편이지만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아시아의 제조업 중심 국가들에서 재무구조 악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경연은 최근 전세계적으로 파산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며 코로나19가 부실 기업에 더 큰 타격을 입힐 가능성을 우려했다.

지난 5월 미국에서는 의류브랜드 제이크루, 백화점 체인 니먼 마커스와 JC페니, 렌터카 업체 허츠가 파산을 신청했고, 일본에서는 패션업체 레나운이 파산했다. 일본 민간 신용조사업체인 '데이코쿠(帝國)데이터뱅크'는 올해 일본의 기업 파산 건수가 1만 건을 웃돌 것으로 예측했다. 독일 금융사 알리안츠는 전세계 파산 기업이 작년 대비 20%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보고서는 재무 구조가 악화된 기업이 신속하게 구조조정을 할 수 있도록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을 개선해 상시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경연은 2001년 한시적으로 도입된 기촉법이 관치금융 논란 등으로 일몰과 재도입을 반복하며 상시화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현재 기촉법은 2018년 일몰 이후 재도입돼 5년 한시로 시행 중이다.

기촉법은 채권단 100%가 찬성해야 구조조정이 가능한 자율협약과 달리 75%만 찬성해도 구조조정을 가능하게 해 법정관리보다 신속하게 기업을 회생시킬 수 있고 부실기업이라는 낙인이 찍힐 우려가 낮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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