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식 DB하이텍 대표 "도약할 힘 비축…올바른 시기 오면 투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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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훈 기자
입력 2020-07-08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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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B하이텍, 반도체 공장 증설 놓고 다양하게 검토

  • 증설 최소 1조 소요…김남호 DB그룹 회장 결단 필요

"올바른 시기가 오면 하겠다."

최창식 DB하이텍 대표(사장)는 최근 기자와 만나서 증설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최 대표는 "지속적으로 투자를 해왔다"며 "투자할 힘을 모으면서, 여러가지 사안을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DB하이텍이 주력하는 8인치(200㎜) 반도체 웨이퍼 파운드리 분야는 최근 뜨거운 시장이다. 전력 반도체와 이미지 센서 수요가 꾸준하고 5G 시대를 맞아 모바일 IOT(사물인터넷)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주문이 밀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DB하이텍 공장 가동률은 100%에 육박하고 있다. 코로나19에도 올 1분기 경기도 부천팹은 평균가동률 99.18%, 충북팹은 97.57%에 달한다.

시스템 반도체 수요가 계속되는 만큼 DB하이텍은 대규모 증설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DB하이텍이 취하고 있는 효율화 공정은 한계에 부딪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최 대표는 "공장 효율화를 통해서 수요를 맞추고 있다"며 "하나의 점프업으로 가는 길"이라고 밝혔다.

대규모 증설을 위해서 업계는 최소 1조원의 자금은 투입돼야 한다고 분석한다. 즉 그룹 차원에서 대규모 투자 등을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DB하이텍의 상황이 크게 넉넉한 편은 아니다. 지난해 말 기준 보유한 현금성 자산 847억원에 단기금융상품 376억원을 합치면 1224억원의 투자여력이 있는 셈이다. 최근에는 자회사인 DB메탈 주식에 대한 담보 기간을 연장하기도 했다.

다만 김남호 DB그룹 회장이 취임한 만큼, 이에 대한 검토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지난 1일 취임식에서 "미래를 위한 사업은 새로운 업을 창업한다는 자세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DB그룹의 반도체 사업은 김 회장 부친인 김준기 전 회장이 오래전부터 공들였던 사업이다. 1997년 동부하이텍부터 시작해서 2002년 아남(현 앰코테크놀로지) 인수를 넘어 현재와 같은 안정화 단계로 가기 위해서 쏟아부은 돈만 2조원이 넘는다. 이에 신임 김 회장이 이를 이어받아 투자에 나설 가능성도 커 보인다.

DB그룹 관계자는 "신임 김 회장은 국내 전자산업 발전을 위해서 시스템반도체 사업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8인치 반도체 웨이퍼 시장은 삼성전자, 대만TSMC 등이 생산하는 12인치(300㎜) 반도체 대비 구식으로 취급받는다. 상대적으로 노후 장비를 쓰고, 웨이퍼에서 뽑아낼 수 있는 반도체칩 수량이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이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면서 8인치 웨이퍼에서 만드는 '다품종 소량생산'의 시스템 반도체 주문이 급증하고 있다. DB하이텍은 국내에는 경기도 부천과 충북 음성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월 생산량은 12만2000장이다. 올해는 공정 효율화와 장비 업그레이드 등을 통해서 월 13만장까지 생산량을 높일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DB하이텍이 200㎜가 잘되고 있지만, 신규로 투자를 한다면 지금의 영업이익률을 장담할 수 없다"며 "삼성과 TSMC가 양분하고 있어서 진출이 쉽진 않겠지만, 적절한 타이밍에 300㎜ 반도체 분야로 넘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창식 DB하이텍 대표(사장).[사진=DB하이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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