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NA] 미국이 홍콩 제재를 본격화, 수출우대조치 동결

[사진= 미 국무부 페이스북]


미국 로스 상무장관과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지난달 29일, 홍콩에 대한 수출규제를 잇따라 발표하는 등 홍콩국가안전유지법 제정 강행에 대한 본격적인 제재에 나섰다. 중국 정부, 중국 공산당, 군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했던 기존 제재와 달리, 홍콩과 중국 본토를 똑같이 취급하는 정책으로 전환했다.

로스 장관은 이날 홍콩을 본토와 구분해서 대우하는 것을 규정한 미국홍콩정책법(홍콩관계법)에 따라, 지금까지 홍콩에 제공했던 수출우대조치를 동결한다고 밝혔다. 수출허가 면제 등이 대상이 된다.

로스 장관은 성명을 통해, 홍콩국가안전유지법으로 "홍콩의 자치권이 큰 손상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자국의 민감한 기술이 홍콩을 경유해 중국인민해방군 및 중국국가안전부로 흘러들어갈 위험이 있다는 것이 제재발동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앞으로 홍콩에 대한 추가적인 제재조치를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콩국가안전유지법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5월 29일, 중국에 대한 대항조치로, 미국이 홍콩에 제공해 왔던 경제적인 우대조치 폐지 절차에 돌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한 구체화 조치가 이번 발표라고 할 수 있다.

폼페이오 장관도 지난 29일, 미국의 방위산업 관련 제품의 대 홍콩 수출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본토에 대한 수출제한과 보조를 맞추는 것으로, 방위산업 관련 기술 및 군민양용기술에 대해서도 홍콩을 본토와 똑같이 취급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의 방위산업 관련 제품이 홍콩을 경유해 인민해방군으로 흘러들어갈 위험을 방치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국회에 해당) 상무위원회가 홍콩국가안전유지법을 통과시킨 30일에도, "중국이 일국양제를 일국일제로 바꿔버렸다"고 강도높게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하며, "오늘은 홍콩에게, 그리고 자유를 사랑하는 모든 중국인들에게 슬픈 날"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통신기기 제조사 화웨이에 대한 사실상의 수출금지조치 등 하이테크 분야에 대한 미국의 대중 제재는 상무부 산업안전보장국(BIS)이 주로 담당하고 있다. BIS는 향후 예상되는 홍콩에 대한 하이테크 제재에서도 주역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 행정장관, 우려에 대해 부정
홍콩정부의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은 지난 30일 정례회견에서, "어떠한 제재로 협박해도 소용없다"고 미국을 비난했다. 미국이 규제하는 제품은 홍콩에서 별로 쓰이지 않으며, 다른 나라 제품으로 대체가 가능하다며 강경한 자세를 유지했다.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사무판공실의 장샤오밍(張暁明) 부주임은 1일, 베이징에서 개최된 기자회견에서, 중국 정부와 홍콩 정부는 미국의 제재에 반드시 보복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보복조치는 앞으로 계속해서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장 부주임은 "미국이 한 가지 제재를 발동하면, 중국은 15가지의 보복조치를 취할 것"이라면서 미중 대립 사태가 확대되는 것을 감수한다는 자세를 전면에 내세웠다.

■ '중계무역에 타격' 목소리도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인터넷판)는 지난 30일, 미국의 수출규제 발동으로 중국 기업은 미국산 반도체, 고도의 암호화통신시스템, 의료용 레이저 장치, 비디오 게임기 등과 같은 민감한 기술이 포함된 제품을 입수하는데 한층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계 법률사무소 스텝토&존슨의 웬디 와이슨 홍콩지역 파트너는 홍콩의 중계무역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은 인공지능(AI)과 통신분야에서 대중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면서, 미국 기업은 향후 관련 제품을 수출할 때 홍콩에 판매되는 것에 대해 신중한 자세를 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콩전자기술협회(HKETA)의 빅터 초이(蔡剣誠) 회장도 전자제품 재수출 분야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봤다. 또한 홍콩의 IT 연구개발(R&D)에도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초이 회장은 소니의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을 예로 들며, 이 게임기에는 미국의 최첨단 중앙연산처리장치(CPU) 및 그래픽 칩이 부품으로 사용되었다고 지적하며, 홍콩은 향후 이와 같은 제품을 수입도 할 수 없을지 모른다는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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