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채현일 영등포구청장 "쪽방촌 공공개발, 기회와 포용의 공간으로 탈바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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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관 기자
입력 2020-07-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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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도심 이미지에서 벗어나 제2의 영등포 르네상스 시대 열겠다"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이 30일 본지 인터뷰에서 쪽방촌 주거환경 개선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영동대로에서 영동은 영등포의 동쪽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이전에는 한강 이남이 모두 영등포구였다. 삼각지 내의 상업시설과 대형 방직공장, 경인로변을 따라 들어선 철재 상가들은 영등포의 상징이었다. 흔히 (서울의 발전을) 한강의 기적이라고 일컫는데, 이는 영등포의 변화와 발전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제 새 도약이 필요하다. 영등포구의 변화, 발전의 분기점이 왔다고 생각한다."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은 30일 본지 인터뷰를 통해 "제2의 르네상스, 영등포의 발전을 이끌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회 보좌관, 박원순 서울시장 정무보좌관 등을 역임한 그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 행정관으로 발탁되면서 국정의 큰 틀을 보며 시야를 넓혀갔고 민선7기 지방선거에서 영등포구청장에 당선됐다. 2018년 7월 민선 7기 출범과 함께 임기를 시작한 채현일 구청장은 '탁 트인' 영등포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변화의 시작은 영등포역 앞 노점 정비였다. 영등포역 앞 노점은 6·25전쟁 이후부터 50년 동안 영중로를 차지했다. 노점이 즐비한 탓에 보행로가 좁아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구는 다닥다닥 붙어있는 노점을 2시간 만에 충돌 없이 정비했다. 또 영등포로터리 고가차도를 철거하고 평면교차로 전환, 시야를 확보했다. 이곳에 영등포와 여의도 지역을 잇는 보행로를 설치해 주민 편의가 높아졌다.

◆영등포구의 관문 '영등포역' 일대 정비…"제2의 르네상스 출발점”

채현일 구청장은 "수십년 동안 노점을 정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 기존 노점의 생존권과 주민들의 보행권, 생활권이 충돌한 것"이라면서 "지난 1년간 지역주민, 상인, 구청이 끊임없이 소통 현장조사, 공청회, 주민설명회 등 100여 차례 개최로 신뢰를 쌓았다. 이런 만남과 대화로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상생방안을 마련해 50년간 영중로를 점유했던 노점을 지난해(2019년 3월 25일) 단 두 시간 만에 아무런 충돌 없이 정비했다"고 설명했다.

변화된 영중로는 새로운 영등포의 모습이다. 위생, 미관 그리고 안전성 부분에 미약한 부분이 있었던 불법 노점상은 상하수도, 전기설비가 갖춰진 공간, 저렴한 임대료를 내면서 합법적 공간인 거리 가게로 바뀌었다. 무엇보다도 사람 중심의 시대 흐름에 따라 쾌적한 보행환경을 조성함으로써 보행로를 주민에게 돌려준 것이 무엇보다 의미가 크다.

영등포역 뒤편 쪽방촌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쪽방촌 주거환경 개선 사업은 360여명이 거주하는 영등포 쪽방촌 1만㎡를 공공주택사업으로 전환하는 사업이다. 올해 하반기 지구지정과 계획 및 보상을 거쳐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오는 2023년 쪽방 주민, 돌봄시설, 지역주민, 젊은 세대 등 다양한 계층을 포용하는 공간으로 탈바꿈된다.

채 구청장은 "쪽방촌이 있는 곳을 보면 역세권이나 교통 중심인 곳이 많다. 이 때문에 열악한 주거환경임에도 임대료가 비싼 경우가 수두룩하다"며 "구 입장에서도 좋은 위치인 곳을 개발하지 못하고, 거주하는 사람들도 열악한 거주환경에 비싼 값을 내고 사는 것은 서로 좋지 않다고 생각한 게 쪽방촌 개발을 생각한 계기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토교통부·서울시·영등포구·LH(한국토지주택공사)·SH(서울주택도시공사)가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쪽방촌 정비 계획'을 구체화했다. 중앙정부와 지자체, LH와 SH가 협력한 사례다. 쉬워 보이지만 사실 이런 모델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 '철거' 하면 쪽방 주민의 주거지가 사라졌는데 그런 걱정이 없도록 공공임대주택을 마련해주고, 나머지 공간은 행복주택을 분양해서 사업성도 확보시키겠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가 일상화된 지금이 가장 위험하다“

채현일 구청장은 "코로나19가 일상화된 이때가 가장 위험하다. 신발 끈을 다시 조이고 직원들에게도 긴장의 끈을 놓지 말라고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영등포구는 구민과의 정보공유를 위해 모든 상황을 구 홈페이지, 문자, SNS, 보도자료 등을 통해 실시간 상황 및 예방대책 등 각종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하고 있다.

그는 "영등포는 어느 자치구보다 선제적으로 대응해서 집단감염 사례가 없다. 주민분들의 협조와 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이라면서 "코로나19 현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모든 행정력을 집중해 지역사회 감염 확산 차단과 방역에 총력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영등포구는 지난 5개월간 코로나19로부터 구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지역경제를 살리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안간힘을 써왔다. 특히 어려움이 많은 구민을 지키기 위한 경제방역에 선제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단을 운영해 지원 사업을 효율적으로 안내하고 신속하게 돕고 있다. 무급휴직 근로자 대상 고용유지지원금, 무급 가족돌봄휴가 근로자 대상 가족돌봄비용, 자영업자 생존자금 등 총 8개 분야 2만8000여명에게 약 400억3000만원을 지원했다.

이 밖에 지역 문화예술인·단체를 지원하기 위해 2억5000만원을 긴급 투입해 긴급창작지원금, 아트뱅크, 예술인 대출 등 지원책을 마련했다. 또한 해외 입국자 가족을 위해 지역 내 호텔과 협약을 체결, 숙박료를 최대 50% 할인해 주는 가족안심숙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해외 입국자로 인한 2차 감염 예방과 관광숙박업 등 침체된 지역경제 살리기에 보탬이 되고 있다.

채 구청장은 "올해 하반기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실직자, 사업장 휴·폐업자,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고용안전망을 구축하고 구민 경제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희망일자리사업에 총 8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공공 일자리 1400개를 창출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이어 "코로나19 장기화로 최일선에 있는 지자체 공무원들이 많이 고생한다. 국민 생명과 안전을 최일선에서 지켜내는 우리 공무원들에게 따뜻한 격려와 응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청년·신혼부부 등에게 주거사다리 마련돼야

채현일 구청장은 현 정부가 '주거복지사다리'를 놓겠다는 목표로 집권 초반부터 펼쳐온 청년·신혼부부 주택정책에 공감했다. 그는 "평생 집 사느라, 빚 갚느라 고생하다가 끝나는 비정상적 상황을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며 "상당히 어려운 문제이긴 하지만 적어도 사회 첫 출발선에 선 청년과 신혼부부에 대한 실질적이고 획기적인 주거정책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38만 구민 여러분을 위한 적극적인 발품 행정으로 정치, 경제, 산업, 교통의 중심지, 영등포의 무한한 잠재력과 자긍심을 깨워 서남권 종갓집의 옛 명성을 반드시 되찾겠다"며 "영등포역 일대를 중심으로 한 산업과 문화가 어우러진 도시재생사업을 펼쳐 젊은이들이 찾아오는 영등포, 다시 찾는 영등포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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