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이 끌어올린 코스피]미중 갈등·'코로나19' 2분기 기업실적 영향에 조정 가능성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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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훈 기자
입력 2020-06-0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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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스피 단기 과열도 부담…미국 '플로이드 시위' 여파도 코스피 영향 가능"

코스피가 2100대를 기록하며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지난 3월 급락한 이후 어느덧 연중 최고점인 2200대 목전까지 올랐다. 이를 두고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코스피가 추가 상승할 것으로 보는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단기적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코로나19에 따른 기업 실적 타격이 2분기에 본격화될 가능성이 큰 데다, 미·중 갈등 재확산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이예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업들의 2분기 실적발표 시즌을 약 1개월 앞둔 시점에서 실적 모멘텀 공백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선진국에서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시점이 3~4월이라는 점에서 기업들의 매출이나 영업이익 타격 정도가 불확실하다"며 "3개월간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 변화율은 각각 –8%와 –27%로 1분기 조정폭보다 가파르다"고 말했다.

윤영교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코스피 이익 전망치는 여전히 하향 중으로 속도는 코로나19 영향을 반영하기 시작한 지난 3월에 비해 느려졌지만 방향이 바뀐 것은 아니다"라며 "2분기 실적시즌과 주도주 교체가 맞물리는 7~8월에 한차례 조정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다시 깊어지는 미·중 무역갈등도 코스피 추가 상승 전망을 제한하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4일 한국 증시는 미국 증시에서 고용지표가 개선되는 등 양호한 경기 회복 가능성이 부각되자 상승 출발했지만 미 증시 마감 직전 보도된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구입 일부 취소와 미·중 항공 운항 중단 등 마찰이 심화되자 매물이 출회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특히 업계에서는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매수세로 돌아서야 코스피가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미·중 갈등 확산이 원화 약세에 영향을 끼쳐 매수세 전환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중 갈등이 재현되면서 중국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고 이에 원화 가치도 약세 흐름을 보일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최근 코스피가 급반등하면서 단기 과열권에 진입했다는 점도 부담이다.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1.8배로 역사적 고점에 다다른 상황이다. 주가수익비율은 주식가격을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주가가 고평가 또는 저평가됐는지 가늠할 때 쓰는 지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기술적 분석 측면에서 단기 등락과정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며 "단기 과열, 밸류에이션 부담에 따른 속도 조절과 숨고르기 국면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수는 상승하지만 기술적 지표들의 고점이 낮아지는 상승 다이버전스(불일치)가 진행 중으로 추가적인 레벨업보다는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희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최근 증시는 경제가 여전히 위기 상황임에도 미래에 좋아질 것을 적극 반영한 모습"이라며 "기업이익 개선 없이 PER 상승만으로 주가가 상승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기업 실적발표 시즌이 지나면서 이익 전망 하락세가 둔화됐지만 경제활동 정상화가 더디기 때문에 다음 실적발표 시즌이 돌아오면 전망 하락세가 다시 가팔라질 가능성이 높다"며 "12개월 선행 PER이 향후 최소 10%, 많게는 40%까지 하향 잠재력이 커 이익전망 하향에 따른 가격 부담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지난달 25일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한 사건에 항의하는 '플로이드 시위'가 글로벌 증시 단기 조정의 빌미가 될 수 있다고도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의 추세적 안정 및 상승이 유효한 가운데 플로이드 시위로 인해 단기 경기, 기업실적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감안해야 한다"며 "경기회복 기대감을 약화시키고 경제지표 확인 심리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유동성의 힘과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상승세를 이어온 증시에 단기 조정의 빌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 상승 마감[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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