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금리에 부동자금 1100조 '역대최대'…갈 곳 잃은 돈, 증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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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웅 기자
입력 2020-05-31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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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자예탁금 63% 급증...빚낸 주식투자도 10조원대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동자금이 처음으로 1100조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 규모에 이르렀다. 코로나19 사태와 기준금리 인하로 부동자금 증가 속도가 빨라지는 양상이다. 시중에 넘치는 돈이 증시로 들어갈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31일 한국은행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현금통화,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머니마켓펀드(MMF),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 부동자금의 규모는 지난 3월 말 현재 1106조338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부동자금은 1000조원을 돌파한 지난해 11월(1010조7030억원) 이후 올해 3월까지 5개월 연속 매달 증가하고 있다.

금리 인하와 함께 부동자금의 증가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11월(32조7000억원 증가)과 12월(34조8000억원 증가) 증가폭은 30조원대였으나,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올해 2월에는 47조원으로 커졌다. 한 달 증가폭이 40조원을 넘은 것은 통계 집계 이래 최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전후해 시장금리가 낮아지고 채권을 뺀 금융상품의 수익률이 전반적으로 떨어지면서, 자금이 시중을 떠도는 현상이 심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권의 정기예금 가중평균금리(잔액 기준)는 지난해 3월 2.02%에서 지난달 1.57%로 내려앉았다. 현재 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연 1% 수준에 불과하다. 여기에 지난 28일 한은이 기준금리를 종전 0.75%에서 0.50%로 추가 인하하면서 유동성이 더 풍부해졌다.

전문가들은 시중자금이 증시나 부동산으로 흐를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고 있다. 특히 코스피가 최근 2000선 고지를 회복하며 증시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 맡겨놨거나 주식을 판 뒤 찾지 않은 돈인 투자자예탁금은 이달 28일 현재 44조5794억원이다.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전인 지난해 말(27조3384억원)보다 63.1% 급증한 수준이다.

개인 투자자들이 빚을 내 주식을 사들인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이달 18일 현재 10조783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10조원대로 올라선 것은 3월 이후 두 달여 만이다. 통상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는 개인 투자자가 많아지면 신용융자 잔고가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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