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양회] 中 '홍콩 국가보안법' 직접 제정 추진…반중시위 다시 불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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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중국본부 팀장
입력 2020-05-22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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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전인대 안건으로 제출…'일국양제' 홍콩 대신 입법권 행사 '이례적'

  • 홍콩야당 "일국양제의 죽음과 같다" 반발…美국무원도 반대 성명

  • 中관영언론 '당위성' 강조 "홍콩은 국가안보의 중요부분"

중국 당국이 홍콩 의회 대신 '홍콩 국가보안법'을 직접 제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로 인해 홍콩에서 지난해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와 같은 대규모 시위가 재현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졌다.

22일 중국 관영신화 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는 이날 오후 '홍콩특별행정구의 국가안보 수호를 위한 법률제도(국가보안법)와 집행메커니즘 구축에 대한 결정', 이른 바 '홍콩 국가보안법' 도입에 관한 안건(초안)이 제출됐다.

전인대 대표들이 이번 회기 중 이번 초안을 통과시키면, 이르면 내달 전인대 상무위원회 최종 입법 절차를 거쳐 홍콩 국가보안법은 효력을 갖게 될 전망이다.

총 7개 조항으로 이뤄진 초안엔 외세의 홍콩 내정 간섭에 반대하고, 홍콩을 이용한 국가 분열과 전복, 침투 등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행동을 예방 및 처벌할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홍콩 행정장관은 국가안보를 보장할 책임이 있다며, 법에 따라 국가안보에 위해가 되는 행위를 금지하고 정기적으로 중앙정부에 보고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이밖에 전인대에 홍콩의 국가안보 수호를 위한 법제도와 집행제도에 관한 법률을 제정할 권한을 부여한다고도 했다.


 

22일(현지시각) 중국 전인대 홍콩 국가보안법 추진에 반대하는 시위가 홍콩서 벌어지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법적으로 보면 전인대도 홍콩의 법률을 만들 권한이 있다. 하지만 일국양제(一國兩制, 한 국가 두 체제) 원칙에 따라 홍콩은 고도의 자치권을 가지고 있는만큼, 홍콩의 법은 홍콩 입법회에서 제정해야 마땅하다. 전인대가 홍콩 입법회 대신 이런 권한을 행사하는 건 이례적이다. 

이는 지난해 송환법 반대 시위와 같은 혼란을 더는 묵과할 수 없다는 중국 지도부의 강경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홍콩 당국은 지난해 중국 본토에 범죄인 인도를 허용하도록 하는 송환법 개정을 추진했다. 하지만 이로 인해 홍콩의 자치권이 훼손될 것으로 우려한 시민들이 대규모 반대 시위에 나서면서 결국 무산됐다. 

하지만 전인대가 홍콩 입법회 대신 직접 나서서 국가보안법 제정을 추진하면서  홍콩내 반발은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당장 홍콩 최대 야당인 민주당의 우치와이(胡志偉) 주석은 "전인대의 국가보안법 직접 추진은 '일국양제의 죽음'과 같다"며 "이러한 방식의 홍콩 통치는 홍콩인들의 거센 저항에 맞닥뜨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더구나 다음 달은 지난해 6월 시작된 송환법 반대 시위의 1주년을 맞는 시기인 데다가 6·4 텐안먼 사태 추모집회도 예고돼 있다. 국가보안법 사태와 맞물려 대규모 시위가 벌어질 가능성도 크다.

사실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이 반대에 부딪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2003년엔 홍콩 당국이 국가보안법 제정을 추진하다가 시민들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히며 결국 백기를 들었다. 이후 국가보안법을 제정하라는 중국 중앙정부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홍콩 정부는 아직 국가보안법을 제정하지 못했다.

중국 당국이 홍콩 국가보안법을 직접 제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미국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미국 국무부는 21일(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홍콩 주민의 의지를 반영하지 않는 국가보안법을 부과하려는 중국의 그 어떤 노력도 (상황을) 매우 불안정하게 만들 것”이라며 이는 미국과 국제사회로부터 강한 비난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상원에서는 여야가 함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에 관여한 중국 관리와 단체를 제재하고 이들과 거래하는 은행을 처벌하는 법안 발의를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반면, 중국 관영 언론들은 홍콩이 중국의 국가 안보의 중요한 부분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의 당위성을 알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22일 사설에서 "홍콩 보안은 중국 국가 안보의 필수적인 부분이며 홍콩 국가보안법은 근본적으로 '일국양제' 체제를 위해 필요한 법"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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