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업시설 영업이 2개월 만에 재개됐다. 방콕의 '씨암 파라곤'은 오전 11시 개점 전 종업원들이 감염예방책을 홍보하고 있다. =17일, 태국 방콕 (사진=NNA)]
태국 정부가 3월 26일 발령한 비상사태선언에 따라 제한되었던 쇼핑몰 등 대형상업시설의 영업이 17일부터 일부 정상화됐다. 태국 정부가 15일 발표한 경제활동 완화조치에 따른 것. 수도 방콕은 3월 22일부터 대부분의 점포가 폐쇄되어 있었으며, 약 2개월 만에 영업이 재개됐다. 영업시간은 오후 8시까지이며, 상업시설 운영사업자는 체온검사와 소독, 입장객 수 제한 등 철저한 감염예방을 실시해야 한다.
17일 오전 11시 전, 방콕 고가철도(BTS) 씨암역과 연결된 상업시설 '씨암 파라곤' 정문 앞에는 개점을 애타게 기다리는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마스크와 안면보호구를 쓴 쇼핑몰 관계자는 대기하는 고객들에게, 앞뒤 간격을 1m 이상 확보하도록 당부하고 있었다.
쇼핑몰을 찾은 고객들은 마스크 착용을 비롯해, 스마트폰에 QR코드를 인식하는 등 태국 정부가 개발한 어플리케이션 '타이 차나(Thai Chana)'에 내점, 퇴점시각을 기록하도록 의무화되어 있다. 고령자 및 어린이 등 스마트폰이 없을 경우, QR코드가 인쇄된 스티커를 붙여야하며, 매장 관계자가 대신 스마트폰에 입력하게 된다. 이로 인해 각 상업시설 운영사업자는 매장 내에 몇 명의 고객들이 있는지를 즉시 파악할 수 있다.

[입주매장도 매장면적에 따라 손님수를 제한하고 있다. =17일, 태국 방콕 (사진=NNA)]
태국 정부는 상업시설 운영사업자에 사전 통지한 지침을 통해, 내점객 1명당 바닥면적 5㎡를 확보하도록 했다. 씨암 파라곤을 운영하는 씨암 피와트의 홍보관계자에 의햐면, 씨암 파라곤은 내점객 수를 1시간에 8000명, 하루 8만명으로 제한했다. 동 시설의 연면적은 약 50만㎡이기 때문에 지침에 따르면 시간당 1만명, 하루 10만명까지 수용가능하지만, "내점객과 종업원의 안전을 위해 수용가능인원보다 적은 기준으로 설정했다"고 한다. 신종 코로나 감염확산 전 이 시설의 하루 평균 내점객 수는 20만명이며, 이 중 60%가 태국인, 40%가 외국인이었다. 현재 태국 국제선 운항이 금지되어 있어 외국인이 거의 없기 때문에, 내점객 수는 이를 대폭 밑돌 것으로 보고 있다. "어플리케이션이 집계한 내점객을 수시로 확인해, 시간당 내점객이 8000명을 넘을 경우는 입점제한을 실시할 것"(홍보관계자)이라고 한다. 입점제한에 대비해, 내점객들의 대기장소도 확보했다고 한다.
■ '외출자제 피로' 호소하는 의견도
씨암 파라곤을 비롯해 짜오프라야 강변의 '아이콘 씨암' 등 씨암 피와트는 운영하는 모든 상업시설에 마스크 자판기 및 자동센서 소독용 손세정제, 소독액 분사장치, 소독 카펫, 적외선 체온측정기 등을 설치했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과 열이 나는 사람을 감지하는 로봇도 도입하고 있다.
종업원에 대해서는 마스크 또는 안면보호기의 착용, 온라인 근태보고, 정기적인 건강체크를 의무화하고 있다. 이 회사가 운영하는 상업시설은 당분간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영업한다.

[입구에 설치된 마스크 자판기. 시설 내에서는 종업원, 내점객 모두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되어 있다. =17일, 태국 방콕 (사진=NNA)]
개점과 동시에 씨암 파라곤의 고급 브랜드 매장에서 지갑을 구입한 방콕 거주 20대 여성은 "온라인을 통해서도 구입할 수 있었지만, 실제 매장에서 쇼핑하는 분위기를 즐기고 싶어서 나왔다. 기다리던 매장 영업이 재개돼 기쁘다"며 미소를 지었다.
모친과 이 시설을 방문한 방콕 거주 20대 남성은 "특별히 사고 싶은 것이 있던 것은 아니지만, 두 달동안 외출을 못했기 때문에 기분전환을 위해 방문했다"며, '외출자제 피로'를 호소하기도 했다.
■ 영화관 등 오락시설은 계속 폐쇄
태국 정부가 15일자로 관보에 게시한 결정사항에 의하면, 17일부터 영업재개가 허용된 곳은 ◇쇼핑몰, 커뮤니티몰, 백화점 등 대형상업시설 ◇소매점, 도매점, 도매시장 ◇어린이, 고령자,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치료시설, 숙박시설, 지원시설 ◇호텔 내 회의실, 회의장 ◇미용의료클리닉, 미용시설(얼굴주변 시설은 제외), 네일샵 ◇상업시설 외부의 피트니스장 ◇공공 수영장 ◇식물원, 박물관, 공공도서관, 미술관 등. 재개하는 매장, 시설에 따른 조건 및 감염예방책 등도 규정했다.

[(왼쪽)소독액 분사장치 (오른쪽)마스크 미착용자 및 발열자를 감지하는 로봇 =17일, 태국 방콕 (사진=NNA)]
대형상업시설과 영업이 허용된 입주매장은 오후 8시까지 영업할 수 있으며, 영화관, 볼링장 등 오락시설, 발 마사지 샵, 회의장 등은 계속 폐쇄대상이다.
태국 정부의 결정에 따라 방콕광역시(BMA)도 이들 매장, 시설의 영업재개를 허용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태국 정부는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4시까지 실시되던 야간외출금지령 실시 시각을 오후 11시로 늦춰, 외출 금지 시간을 1시간 단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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