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구 닫친 고용시장..."최악 상황은 아직 오지도 않았다"(종합)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경태 기자
입력 2020-05-13 16:13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4월 취업자 47.6만명 줄어 21년 2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 기록

  • 정부, '55만개+α 일자리' 14일ㆍ21일 경제 중대본에서 집중 논의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우리나라 고용시장의 입구와 출구가 모두 굳게 닫혀버렸다. 고용 시계(視界)는 IMF 외환위기 시절로 돌아갔다. 전문가들은 정부 주도의 일자리 창출은 한계가 분명하다는 점을 들어 민간에 활력을 넣을 방안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래픽] 취업자 증감·실업자 수 추이[연합뉴스]



▲'코로나 고용 쇼크' 4월 취업자 21년 만에 최대폭 감소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56만2000명으로 전년 대비 47만6000명 줄었다. 이는 1999년 2월 65만8000명이 감소한 이래 21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지난 3월 취업자 수가 2010년 1월 이후 처음 감소로 전환한 데 이어 감소폭이 2배 이상 커졌다.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24만5000명이 줄어든 365만3000명을 기록했다. 금융위기 여파로 경기가 위축됐던 1999년 1월(-26만 2000명)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실업자 수는 전월 대비 7만3000명이 감소한 117만2000명 수준이다. 실업자 수는 통계구조 상 구직 단념자와 일시 휴직자를 제외하다 보니 다소 줄어든 모습이나, 체감 실업률은 1년 만에 2.5%포인트나 올랐다.

구직의지도 없고 취업도 하지 않은 비경제활동인구도 전년 같은 기간 대비 83만1000명 증가한 1699만1000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단순히 쉬었다'는 사람도 240만8000명으로 전년 대비 43만7000명이나 늘었다. 2004년 지표 작성 이후 최대폭이다. 코로나19는 임시근로자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들은 58만7000명이나 감소해 1990년 1월 통계 개편 이래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4월 고용 패닉'이라는 평가에 정부는 비공개를 원칙으로 했던 최근 관계 장관회의(녹실회의)의 논의 내용을 부랴부랴 공개하기도 했다. 녹실회의에선 '55만개+α 직접 일자리 신속 공급방안'을 14일과 21일 열리는 경제 중대본 회의에서 집중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는 점을 알린 것이다.

홍남기 부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도 "현재 우리 고용시장을 둘러싼 어두운 터널이 얼마나 이어질지 예측하기 어렵다"면서도 "10조원 고용대책을 포함한 총 245조원 규모의 코로나 대책을 최대한 신속히 집행하고 3차 추경안은 물론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마련에도 고용안정과 일자리 창출에 역점을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직 최악 아니다"...'민간 활력 찾기'가 관건

고용 충격이 현실화했어도 아직 최악의 상황은 오지도 않았다는 것이 다수 경제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가라앉더라도 대량 실업의 뇌관은 따로 있다고도 설명한다. 전년 동월 대비 126만명이나 폭증한 일시 휴직자(160만7000명)를 두고 하는 말이다. 경기 불황이 길어지면 휴직자가 직장에 복귀하지 못해 대량 실업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금까진 대면 소비 영역인 음식점과 숙박에서 경기가 좋지 않았으나, 수출은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나빠질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제조업이 상당히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관세청이 내놓은 이달 1~10일 수출금액은 전년 동월 대비 46% 이상 줄었다.

성 교수는 "일자리라고 볼 수 없는 고용만 늘리는 공공 일자리는 고용 확대에 한계가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도 "일자리가 없어지는 상황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원하는 대졸자들의 실업이 쌓이면 2~3년 뒤엔 엄청난 실업대란을 몰고 올 수 있다"며 "정부가 재정을 활용해 꺼내든 뉴딜 정책도 민간의 투자를 끌어내기엔 먼 얘기여서 단기 진통제를 투여하기보다 기업 활력 찾아주기에 더 힘을 쏟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