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테르테 대통령은 외출·이동제한에 대해, 16일부터 일부 완화를 결정했다. (사진=필리핀 대통령궁 제공)]
필리핀 정부는 12일, 15일까지 메트로 마닐라 등지에서 실시되고 있는 외출·이동제한조치를 16일부터 일부 완화한다고 밝혔다. 약 2개월간의 제한조치를 통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억제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제한조치 자체는 31일까지 지속되나, 감염 리스크에 따라 단계적인 규제 완화를 실시, 경제활동을 재개하는 등 출구전략에 나선다.
16일 이후에도 엄격한 외출·이동제한조치가 유지되는 곳은 감염 리스크가 높은 메트로 마닐라, 라구나주, 세부시 등에 한정, 대상지역을 대폭 축소한다. 감염자 증가 추세가 완만해졌으며, 경제적 영향 등을 고려해 이들 지역에서도 외출이 가능한 기준 등을 대폭 완화한다.
구체적으로 지금까지 외출은 생필품 구매 등으로 한정되었으나, 일정 지역 내에서는 외출을 허용한다. 생업을 위한 외출도 일정 범위 내에서 인정한다. 운행이 중단된 대중교통도 사회적 거리 확보와 운행 편수 축소 등의 조치와 함께 운행이 재개될 전망이다. 다만 학교는 계속 휴교를 유지한다.
기업활동은 생산·가공 등 일부 업종의 경우 평상시의 최대 50% 인원으로 공장 조업을 허용한다. 기업활동이 허용되는 업종도 기존 식품, 전력, 수출가공 등에서 대폭으로 확대한다. 해리 로케 대통령궁 대변인은 12일 회견에서, "활동이 허용되는 업종의 상세한 사항에 대해서는 수일내에 공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감염 리스크가 '중'으로 평가되는 지역에서는 평상시의 최대 75% 인원으로 공장 조업을 허용하는 등 제재를 추가적으로 완화한다. 루손섬의 대부분과 중부 비사야 지역, 민다나오섬 동부가 그 대상이며, 외자기업 공장이 집중된 루손섬의 남부 칼라바르손도 이에 포함된다.
다만 자동차 공장이 몰려있는 라구나주는 예외적으로 제한조치가 유지된다. 이 밖에 감염 리스크가 낮은 지역은 제한조치를 해제한다.
필리핀 정부는 신종 코로나 감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3월 17일부터 루손섬 전역에서 외출·이동제한조치를 실시하고 있다. 이달 초부터는 엄격한 제한조치 대상지역을 메트로 마닐라와 그 주변 주(州) 등으로 축소했으며, 그 외 지역에서는 제한조치를 완화했다. 정부는 제한조치 기한을 15일로 설정했다.
약 2개월에 걸친 외출·이동제한조치의 실시로 인해, 누적 감염자 수가 배로 증가하는 일수는 1~2일에서 6일로 점차 개선되고 있다. 다만 수도권에서는 지자체마다 신규 감염자 수에 큰 차이가 있으며, 감염 확산이 수습되기까지는 시일이 좀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필리핀의 신종 코로나 감염자 수는 12일 오후 4시 기준으로 총 1만 1350명, 신규 감염자는 264명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메트로 마닐라가 60% 이상 차지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12일 TV연설을 통해, "감염의 파도가 재차 밀려온다면,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며 위기감을 표출하면서, "외출시에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해 주길 바란다"고 국민들에게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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