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전쟁 맞붙은 G2…승기 잡기 위해 속도전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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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최지현 기자
입력 2020-05-05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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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백신 선개발 위해 총력전

  • 임상실험 속도는 중국이 가장 빨라

미국과 중국의 백신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비교적 의료 기술 및 연구가 발달한 미국이 먼저 승기를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년 1월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시 파우치 소장은 "우리는 1단계인 임상시험의 초기 단계에 있다"면서 "다음 단계로 들어가게 된다면 백신이 효과가 있고 안전한지를 확인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J&J 등 3곳 가장 개발 유력··· "안정적 생산능력 강점" 

미국 내 주요 코로나19 백신 개발사는 △존슨앤드존슨(J&J) △모더나 테라퓨틱스 △이노비오 등 3곳으로 꼽힌다.

NIAID와 함께 'mRNA-1273'이라는 이름의 RNA 백신을 개발 중인 모더나는 지난 3월 3일 45명을 대상으로 3단계의 임상시험 중 첫 단계(1상)에 들어갔다. 지난달 27일 1상에서 약품 안전성을 입증한 모더나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2상 연구를 신청했고 2분기 중 시작할 예정이다. 미국 정부의 방침에 따라 2~3상을 함께 진행해 약효와 유효성을 동시에 검증할 가능성도 있다. 모더나는 이르면 올가을 의료진에 먼저 접종하고 내년 봄 무렵 일반 접종을 시작할 예정으로, 향후 연간 10억개의 백신을 생산할 계획이다.

한국계 미국 생명공학 전문가인 조셉 킴(김종)이 이끄는 이노비오는 DNA 백신인 'INO-4800'을 개발 중이다. 같은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인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백신을 개발 중이던 이노비오는 지난 1월 중국 정부가 코로나19의 유전자 해독 결과를 공개한 지 불과 3시간 만에 백신으로 활용할 수 있는 DNA 구조 설계를 마쳐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노비오는 지난달 6일 미국에서 40명을 대상으로 임상 1상에 들어갔으며, 우리나라에서 임상 1~2상 연구도 병행할 예정이다.

J&J는 약화한 바이러스를 투약하는 전통적인 방식의 백신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J&J는 아직 공개하진 않았지만 유력한 백신 후보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J&J는 오는 9월 임상시험에 돌입할 예정이며, 내년 초 백신 긴급승인을 목표하고 있다. 미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함께 역사도 길고 규모도 큰 기업인 만큼 탄탄한 재정과 안정적인 생산능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일각에선 최소 18개월에서 일반적으로 3~5년이 걸리고 높은 안전성을 위해서는 10년 넘게도 필요한 백신 개발 과정을 비정상적으로 단축하는 데 대한 위험성도 지적했다. 미국 과학 전문매체 네이처와 뉴욕타임스 등은 현재 백신 후보 물질들이 수천명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 3상 과정을 무사히 넘겨야 한다면서, 최악의 경우 백신 부작용으로 수백만명이 희생될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중국 14억 인구의 방대한 데이터와 막대한 자금력 

중국은 14억 인구의 방대한 데이터, 대대적인 자금력, 정부 차원의 지원사격을 등에 업고 물량 공세를 펼치는 모습이다. 현재 중국에서 임상시험에 들어간 백신은 3종으로, 중국 바이오제약 벤처기업인 캉시눠와 베이징커싱(시노백) 그리고 중국 최대 국유 제약기업인 시노팜 산하 우한생물제품연구소가 각각 개발한 백신이 그것이다.

중국 국유기업과 바이오 벤처기업, 과학연구소가 수개월간 공 들인 노력의 결정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평가했다.

특히 캉시눠가 개발한 백신은 이미 2차 임상시험에 돌입해 이르면 이달 중 결과가 공개될 예정이다. 나머지 2곳도 최근 2차 임상시험에 돌입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WHO는 앞서 보고된 백신 개발 프로젝트 가운데 진행 속도가 가장 빠르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아직 백신 양산 시점을 공식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 다만 지난달 24일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는 “아마도 내년 초쯤 건강한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는 백신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나서서 "백신 연구 개발에 열을 올려 하루 빨리 백신 상용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할 정도로, 중국은 백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실 중국은 그동안 바이오제약을 미래 전략 산업으로 보고 적극 키워왔다. 중국의 첨단 제조업 발전 전략인 ’중국제조 2025’에 우주항공·반도체 등과 함께 10대 핵심 육성 산업에도 포함돼 중앙·지방정부 지원사격을 받고 있다. FT는 중국이 바이오제약 산업에 매년 수십억 달러씩 쏟아붓고 있다고 집계했다.

중국은 신약 기술 개발이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임상시험 등 방면에서 불필요한 규제를 허물고 절차도 간소화하고 있다. 또 14억 인구를 기반으로 방대한 환자 모집군을 형성하고 있어서 임상시험 데이터를 확보하기도 수월하다.

덕분에 중국 바이오 제약시장은 오늘날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로 자리매김했다. FT에 따르면 현재 중국 바이오제약 시장 규모는 약 1370억 달러(약 168조원) 수준이다.

물론 백신 개발에 있어서 물량공세가 성공을 보장하진 않는다. FT는 중국이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을 개발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중국 바이오제약 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었지만 아직 핵심 분야에서 혁신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개최된 화상 국제회의에 참여하고 있다. 각국 정상은 7이날 회의에서 4억 유로(약 9조9천148억원)의 지원을 약속했다. [사진=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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