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단기급등에 안심해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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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0-04-30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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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요와 공급 보조맞추기 예상보다 힘들 수도

  • 단기적으로는 변동성 큰 장세 이이질 가능성 ↑

국제유가가 극적인 반등에 성공했다.

미국 원유재고 감소와 경제 재개에 대한 기대감 덕분이다.

2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분 WTI는 배럴당 2.72달러(22%) 오른 15.06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 거래소에서 영국 북해산 브렌트유 6월 인도분은 배럴당 20달러 중반대까지 치솟았다.

미국 원유 재고가 예상치보다 적게 증가한 것은 저장고 부족에 대한 우려를 다소 줄여 유가 상승에 큰 역할을 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원유 재고가 900만 배럴 증가했다고 밝혔으며, 이는 시장 예상치인 1170만 배럴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지난주 미국의 원유 생산 규모도 1210만 배럴로 나타났다. 지난달 중순에 비해 100만 배럴 정도 줄었다.

게다가 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코로나19 약물 실험에서 '긍정적 데이터'가 나왔다는 초기결과를 밝힌 뒤 경제재개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것도 유가를 이끌었다.

이미 일부 국가들은 여행제한을 해제할 움직임을 보여 원유 수요는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국제유가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원유 수요 급감과 과잉 공급 우려로 불안한 모습을 보여 왔다.

그러나 최근 단기급등이 장기적 상승 추세로 이어질 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에너지분석 전문기관인 리스타드 에너지의 원유시장부문장인 비요나르 톤하우겐은 “의료부문에 있어서 긍정적 결과는 원유수요를 다소 높일 수는 있다. 그러나 여행제한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한 원유 수요의 완전한 회복은 힘들 수 있다"면서 "아직 어떠한 조치도 실제로 행해지지는 않았지만, 긍정적인 신호는 놓치고 싶어 하지 않는 시장의 분위기 속에서 가격은 상승할 수 있었다"라고 지적했다.

몇 주간 이어졌던 비관적 전망 속에서, 시장은 '예상보다는 나쁘지 않은' 상황에 주목해 가격이 급등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시장을 낙관하기는 힘들다고 지적한다. 경제재개가 지나치게 빨리 시작될 경우 또 다른 코로나19의 확산은 또 다른 셧다운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기 때문이다.

앞서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코로나19의 2차 유행을 거의 확산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다만 파우치 소장은 “그때까지 우리가 모든 대응조치를 잘한다면 우리는 비교적 (2차 유행을) 잘 대응해나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재개가 된다고 하더라도 유가 시장이 입은 피해는 쉽게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노르웨이 컨설팅회사 SEB AB의 바지메 실드롭 원자재수석애널리스트는 "미국에너지정보청(EIA)과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글로벌 원유수요가 2020년 4분기에 2019년 수요에서 2% 정도만 줄어든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라면서 "이는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단기적으로 원유업계는 공급과 수요가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는지를 면밀히 살펴야 할 것으로 보인다. 4월 원유 수요는 30% 정도 줄어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여전히 저장고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은 "공급이 수요와 보조를 맞춰야 하지만, 그 과정은 매우 혼란스러울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는 5월 중순에는 원유저장공간이 거의 남아있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다만 미국 원유생산량은 향후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원유시추 시설은 이미 몇 주 사이에 50%나 줄어들면서 연말까지 미국 셰일 원유 생산량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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