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중국판 넷플릭스' 러스왕의 무너진 벤처 신화…상장폐지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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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0-04-27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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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매출 약 70% 급감...매출 스무배 웃도는 적자

  • 올 1분기 매출도 31% 감소한 155억원

  • 선전 창업판 증시서 15일 이내 '강제퇴출' 가능성

'중국판 넷플릭스'로 불리다 몰락의 길을 걷고 있는 러스왕(樂視網·LeEco)이 3년 연속 적자를 내면서 사실상 중국 증시에서 강제 퇴출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경제 매체 증권시보(證券時報)는 러에코의 핵심 자회사이자 선전 창업판 상장사인 러스왕은 26일 저녁 공개한 실적보고서를 인용해 지난 한 해 매출이 4억8600만 위안(약 842억원)으로 전년 대비 68.83% 급감했다고 보도했다. 

주주귀속 순이익은 같은 기간 175.39% 하락하며 112억7900만 위안의 적자를 입었다. 적자액이 매출을 스무배 넘게 웃돈 것이다. 전년도 적자액(40억9600만 위안)과 비교해서도 크게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주주귀속 순자산도 143억 위안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러스왕은 올해 1분기 실적도 함께 공개했다. 1분기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1% 감소한 8895만 위안(약 155억원)을, 주주귀속 순이익은 1억5000만 위안 적자를 기록했다.

[사진=러스왕]

이에 따라 러스왕은 15거래일 내 상장 폐지될 가능성이 커졌다. '선전증권거래소 창업판 주식 상장규칙'에 따르면 상장사의 최근 분기 재무회계보고서에서 순자산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선전증권거래소가 해당 기업의 주식 거래를 일시 중단할 수 있다. 상장 기업 주식 거래가 잠정 중단된 이후에도 마이너스 순익을 내면 15거래일 내 상장 폐지된다. 이미 러스왕은 대규모 적자를 내면서 지난해 5월13일부터 거래가 중단된 상태다. 

러스왕은 "다수 채권자로부터 여전히 자금 압박을 받고 있고 유동성이 부족한 상태"라며 "설상가상으로 기업공개(IPO) 회계 조작설에 휘말리면서 기업의 명성과 신뢰도까지 크게 추락했다"고 전했다. 이어 "기업의 핵심사업은 물론 단말기·광고 등 매출이 전년도와 비교해 모두 급감했다"며 "인건비 등 영업비용과 재무관련 비용도 증가하면서 적자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서는 러스왕의 '몰락'은 이미 예견돼왔다는 분위기다. 러스왕 창업주 자웨팅(賈躍亭)의 무리한 문어발식 사업확장으로 2년 전부터 위기에 놓여있었다는 이유에서다. 

러스왕은 ‘중국판 넷플릭스’로 불리며 승승장구하던 온라인 IT 동영상 서비스기업이다. 2010년 중국 선전거래소에 상장하면서 사업 영역을 빠르게 확대해 나갔다. 하지만 자웨팅 창업주가 자동차, IT, 금융 등을 아우르는 '러스생태계'를 표방하며 사업을 무리하게 다각화해 자금난에 시달렸다. 이후 쑨훙빈(孫宏斌) 룽촹중국(融創中國·수낙차이나) 회장이 러스왕의 '백기사'로 나서서 회사를 인수했으나 거래 중단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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