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장애인 고용 3년째 정체…의무고용 제도 갈길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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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무 기자
입력 2020-04-2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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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년 기준 4대그룹 상장사 중 19개사

  • 7420명 고용…국내 임직원 중 2.1% 그쳐

  • 적합직무 부족 등 이유…의무고용률 낮아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장애인 고용이 제자리걸음에 머무르고 있다. 장애인 의무고용률의 상향 추세와 달리 기업들의 노력이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4대그룹 상장사 중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장애인 고용 현황을 공개한 19개사는 2018년 현재 총 7420명의 장애인을 고용했다. 전체 국내 임직원 34만8414명 중 2.1%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최근 3년째 고용률 정체 상태…현대차그룹, 2.9%로 가장 높아

최근 3년간 이들 기업의 장애인 고용률은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다. 장애인 고용률은 2016년 2.1%(전체 임직원 34만2146명, 고용 장애인 7229명)에서 2017년 2.3%(전체 임직원 34만2415명, 고용 장애인 7880명)로 0.2%포인트 늘어났으나 2018년 다시 2.1%로 줄었다. 다만 실제 장애인 고용률의 경우 상시 근로자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이와는 다소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룹별로 따졌을 때 장애인 고용률이 가장 높은 곳은 현대자동차그룹이다. 현대차그룹 5개사(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현대건설)는 2018년 전체 임직원 12만9483명 중 장애인은 3741명이다. 고용률이 2.9%에 달하는 수준이다. 

LG그룹 6개사(LG상사, LG화학, LG생활건강,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하우시스) 전체 임직원과 장애인 직원은 각각 5만8781명, 1097명으로 1.9%로 나타났다. 삼성그룹 6개사(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물산, 삼성화재, 삼성생명)는 12만9746명 중 2410명의 장애인을 채용해 1.9% 수준이었다. SK그룹 2개사(SK, SK하이닉스)는 3만404명 중 172명으로, 0.6%를 기록했다.

개별 기업 중에 장애인 고용률이 가장 낮은 업체는 SK하이닉스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는 2018년 국내와 중국 우시 사업장을 합쳐서 124명의 장애인을 고용했다. 국내 임직원 2만5972명을 기준으로 잡아도 고용률이 0.48%에 불과하다. 반면 기아차는 전체 임직원 3만3984명 중 장애인 직원 수가 1325명으로 3.9%에 달했다. 기아차는 최근 3년 내내 장애인 고용률이 3%를 훨씬 웃돈 것으로 집계됐다.

◆의무고용률 높아지는데…"정부 지원 및 기업 노력 절실"

이에 따라 제40회 장애인의 날(4월 20일)을 앞두고, 장애인 고용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행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이나 민간기업 사업주에게 장애인을 일정 비율 이상 고용하도록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민간기업들의 장애인 의무고용률도 2016년 2.7%에서, 2017년 2.9%, 지난해 3.1%로 점진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1000명 이상 대기업의 장애인 고용률은 2015년 1.71명에서 2018년 1.95명으로 의무고용률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 고용노동부는 LG전자의 자회사인 하이엠솔루텍과 한진그룹 대한항공·진에어, 현대중공업그룹 현대E&T, GS그룹 자이에너지운영 등의 업체가 장애인 고용의무를 불이행했다며 명단을 공표하기도 했다.

대기업이 장애인 고용에 미진한 이유는 적합 직무가 부족하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조사에서 1000명 이상 대기업 중 31.4%가 장애인 채용이 용이하지 않은 이유로 '장애인에게 적합한 직무가 부족해서'라고 답했다. '업무능력을 갖춘 장애인이 부족해서'라는 응답도 19.6%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고용률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부담금이 부과되는 현행 제도를 넘어서 고용을 유도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지원책이 필요하다"며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실제 직무 직업 훈련의 지원 등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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