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잡음·막말에 중도층 이탈…수도권서 승패 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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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 기자
입력 2020-04-16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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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명진 '세월호' 논란…대처도 우왕좌왕

  • 컷오프 민경욱 회생·험지 후보 탈당 악재

  • 서울·경기·인천 121석 중 80곳 이상 내줘

4·15 총선의 수도권 선거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귀결됐다. 16일 오전 0시 35분 기준 서울·인천·경기 121석 가운데 민주당이 100여곳, 미래통합당이 20여곳에서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지역에서 민주당 후보들은 60% 이상의 득표를 올리며 통합당을 압도하고 있는 모습이다. 전체 판세는 지역구 253곳 가운데 민주당이 60여곳 가까이 앞서고 있는데 대부분의 차이가 수도권에서 난 셈이다.

◆통합당, 막말 논란에 중도층 이탈

중도·부동층 표심이 선거의 승패를 좌우하는 수도권 선거의 특성을 고려해본다면 선거 막판 벌어진 통합당의 ‘막말’ 논란과 공천 갈등이 선거에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먼저 서울 지역을 보면 49개 지역구 가운데 민주당이 40개 이상의 지역구에서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합당의 경우 강남 등 전통적인 텃밭 8개 지역에서 당선이 유력하다.

인천의 경우 13개 지역구 가운데 인천 중·강화·옹진을 제외하면 민주당이 앞서는 모습이다. 통상 인천에서 다수 의석을 차지한 정당이 전국 선거에서도 승리를 거뒀다.

경기 59개 지역구에서도 민주당의 약진이 눈에 띄는데 민주당이 48개 지역에서 앞서고 있고, 통합당이 10개 지역에서 우세한 모습이다.

전국 선거의 승패는 통상 수도권 지역에서 갈리는데, 수도권의 중도·부동층 표심은 ‘막말’에 민감하다. 선거 막판 터진 차명진 통합당 부천병 후보의 ‘세월호 ○○○’ 논란과 이에 대한 대응을 명확히 하지 못한 채 우왕좌왕했던 통합당의 대처가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리스크 관리에 성공한 與 수도권 승리

앞서 차 후보는 지난 6일 OBS토론회에 출연, "세월호 자원봉사자와 세월호 유가족이 텐트 안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문란한 행위를 했다는 기사를 이미 알고 있다"며 이런 표현을 썼다.

당 윤리위원회는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의 '제명' 언급에도 '탈당 권유'라는 솜방망이 처벌을 내리면서 논란을 자초했다. 일주일이 지난 뒤 최고위에서 직권으로 차 후보를 제명했지만 법원에서 차 후보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선거를 완주할 수 있게 됐다.

이외에 서울 관악갑에 출마했던 김대호 후보가 노인 폄하, 3040 청년 폄하 논란을 일으켜 제명되기도 했다.

공천을 둘러싼 논란도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것으로 보인다. 인천 연수을에 출마한 민경욱 통합당 후보의 공천 논란이 대표적이다.

애초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는 ‘막말’ 등 논란을 일으킨 민 후보를 컷오프 했지만 황 대표의 주도로 이를 뒤엎었다. 이후 이 지역을 경선 지역으로 전환한 뒤 민 후보에게 공천을 줬다.

텃밭으로 분류되는 서울 강남을, 강남병 등 공천을 놓고 공관위의 결정을 최고위가 뒤집는 등 논란이 거셌다. 이 와중에 김형오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반발해 사퇴를 하기도 했다. 또 대선 주자로 분류되는 홍준표(대구 수성을)·김태호(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무소속 후보들이 공천에 반발해 탈당을 하기도 했다.

반면 민주당은 비교적 잡음 없이 총선을 치렀다. 경기 안산단원을에 출마한 김남국 후보가 ‘여성비하’ 팟캐스트에 출연했다는 논란이 있었지만, 통합당에 비하면 큰 잡음이 나지 않았다. 공천 반발도 통합당에 비하면 부드럽게 진행돼 리스크 관리를 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21대 총선 경기 부천병에 출마한 차명진 미래통합당 후보가 막말 논란으로 당에서 제명된 13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괴안동 차 후보 선거사무소의 창문이 모두 닫혀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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