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들, 역대급 채권 발행...현금 확보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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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20-03-30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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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입 비용 상승에도 회사채 발행액 신기록

  • 신용등급 강등과 매출 급감 우려 속 유동성 확보 노력

버크셔해서웨이, 인텔, 월트디즈니 등 세계 최고 투자등급 회사들이 높아진 차입 비용을 감수하면서 수천억 달러의 현금 비축에 나섰다. 코로나19발 경제 불황에 대비해 유동성 확보에 팔을 걷어붙였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29일(현지시간) 컨설팅업체 딜로직 통계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이달 글로벌 투자등급 기업들의 채권 발행액은 2440억 달러(약 298조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 이후 6개월 만에 최대치다. 이 가운데 미국 기업들이 1500억 달러, 유럽 기업들이 280억 달러를 조달했다. 이와 별개로 레피니티브 자료에 따르면 이달 웰스파고와 골드만삭스 등의 은행채 판매액도 408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주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과 정부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대규모 부양책을 쏟아낸 뒤 회사채 발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지난주에서 미국 회사들의 채권 발행액은 730억 달러로 역대 최대 기록을 썼다. 기업인수용 자본조달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 규모가 더욱 놀랍다는 평가다.

뱅크오브아메리카에서 투자등급 자본시장 사업부를 이끄는 앤드루 카프는 FT에 "기업들이 경제적 충격에 대한 완충장치를 쌓고 싶어 한다"면서 "시장에 접근할 기회가 있다면 창문이라도 깨부수고 뛰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각국의 슈퍼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충격으로 인해 신용등급 강등 우려가 커지고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기업들의 자본 조달 비용은 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ICE 데이터 서비스가 집계하는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 평균 금리는 3.9%로, 직전 달에 기록한 역대 최저치인 2.26%에서 큰 폭 뛰어올랐다. 시장의 위험기피 심리가 강해지면서 투자부적격, 이른바 정크등급 채권시장은 3월 4일 이후 신규 발행이 멈춰 섰다. 

씨티그룹의 토마스 룬드퀴스트 유럽 회사채 자본시장 담당자는 "지금 같은 불확실성의 시대에서 기업들은 (투자자 신뢰 유지를 위해) 시장에 접근해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 27일 전 세계 경제 셧다운이 단기에 종료될 경우 올해 기업들의 디폴트 비율이 6.5%를 기록하고, 만약 하반기까지 셧다운이 장기화할 경우 디폴트 비율이 2008년 금융위기 당시를 뛰어넘어 18.3%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무디스는 "만약 수입을 통한 현금 흐름에 의존하는 기업이라면 셧다운으로 심각한 충격을 받게 된다. 동시에 신용 여건은 이런 기업들에게 점점 타이트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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