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한숨 돌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첫 일성 “뼈 깎는 자구노력 할 것”

유진희 기자입력 : 2020-03-30 06:29
송현동 부지 매각 등 산적한 과제들도 조속히 처리할 것 약속 조현아 연합 장기전 준비... 조 회장 위기극복이 '최선 대응책'
“코로나19 위기의 파고를 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뼈를 깎는 자구 노력도 병행하겠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연합(KCGI, 반도건설 등)과 경영권 분쟁 1차전에서 완승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첫 일성이다. 코로나19의 직격타를 맞은 대한항공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의 상황이 조속한 조치 없이는 위험해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 회장은 29일 담화문을 내고 “국민과 주주 여러분이 이번 한진칼 주주총회를 통해 보내준 신뢰는 이 위기를 잘 극복하라고 준 기회임을 다시 한번 명심하겠다”며 “코로나19 사태는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고, 극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27일 열린 한진그룹의 지주사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은 조현아 연합의 반대에도 사내이사 연임에 성공했다. 이날 주주들이 코로나19를 극복할 적임자로 조 회장을 택한 셈이다. 조 회장이 담화문까지 내고 위기 극복 의지를 표현한 배경이기도 하다.

조 회장은 “현재 전 세계가 코로나19 사태로 크나큰 고통을 겪고 있다”며 “특히 항공산업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커다란 위기에 직면해 있고 대한항공의 경우 90% 이상의 항공기가 하늘을 날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항공업계는 코로나19 여파로 대부분의 항공편 운항을 중단하며 개점휴업 상태다. 이로 인해 각사들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해 허리띠 졸라매기에 한창이다. 대한항공도 내달부터 경영 상태가 정상화될 때까지 부사장급 이상은 월 급여의 50%, 전무급은 40%, 상무급은 30%를 반납하기로 했다. 조 회장이 주도하며, 내부 공감을 얻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 매각 등 다른 산적한 과제들의 해법을 찾는 데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조 회장은 “기존에 발표한 송현동 부지 등 유휴자산 매각과 더불어 이사회와 협의해 추가적인 자본 확충 등으로 회사의 체질을 한층 더 강화하는 계기로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국내 항공업계의 맏형으로서 대정부 지원 호소에도 나설 것으로 예측된다.

이날도 조 회장은 “코로나19로 촉발된 위기는 단일 기업이나 산업군만의 노력으로는 극복이 어렵다”며 “회사의 자구 노력을 넘어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호소했다.

조 회장이 경영에 집중하는 틈을 타 조현아 연합의 경영권 확보를 위한 힘 기르기는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조현아 연합은 최근 추가적인 한진칼 지분 매입에 주력하고 있다.

KCGI는 지난 24일 산하 투자목적회사와 반도건설 계열사들이 한진칼 주식을 장내 매수 방식으로 추가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각자의 지분율(3월 27일 기준)은 KCGI 18.74%, 반도건설 16.90%로 상승해 조현아 연합의 지분율은 총 42.13%가 됐다.

조 회장 측은 같은 기준으로 보면 델타항공(14.90%)과 대한항공 자가보험(3.79%)이 추가되고 카카오가 제외돼 44.28%다. 조 회장 측을 바짝 뒤쫓게 된다는 의미다.

재계 관계자는 “조현아 연합이 일단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서라도 승패에 관계없이 공격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조 회장의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코로나19의 극복 자체가 내·외부 지지를 늘리는 가장 빠른 길인 만큼 우선 경영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한진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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