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외부문 걸어 잠그고 내부방역 강화한다

김태언 기자입력 : 2020-03-27 19:10
정부, 마스크 착용 의무화...이달까지 일부 서비스업도 영업제한 올바른 손씻기, 주변정리, 신발벗지않기 등 공공 켐페인 시작 물티슈, 알코올 등 위생용품 판매 활황세...라면사재기 현상도
짱응우옌씨(35)는 두 딸을 키우며 외국계 은행을 다니고 있는 워킹맘이다. 남편은 베트남 국영기업에 근무하고 가족은 쭝화의 한 아파트에 사는 전형적인 하노이의 중산층이기도 하다. 그녀의 요즘 최대 고민은 마스크 구매다. 평소에도 마스크를 계속 써왔지만 코로나 여파에 더 좋은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서다. 보통 3겹짜리로 불리는 일반 마스크를 썼지만, 요즘엔 온라인 주문을 통해 의료용 마스크를 구매해 본인과 가족들을 위해서 쓴다.

회사에 출근해도 먼저 출입문에서 체온 감지기를 통과해야 건물에 들어갈 수 있다. 건물에 들어간 직후에는 엘리베이터 앞에 놓여있는 알코올에 손을 씻는다. 근무 중에도 가급적이면 마스크를 벗지 않는다. 점심시간이 되면 ‘사회적 거리두기’까지 염두에 둔 것은 아니지만 주로 혼자서 식사를 마친다.

위생에 민감한 일부 동료들은 위생장갑까지 끼는 직원들도 있다며 코로나 여파가 지속되면서 사람들과 거리두기 등 많은 부분에서 사람들이 더욱 세심해지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지금 베트남 SNS 인기 1위는 올바른 손씻기...정부 적극장려
 

올바른 손씻기를 강조하는 베트남 국영방송의 보도장면[사진=VTV캡처]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베트남에서도 이를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 국민적 관심이 높다. 특히 올바른 손 씻기, 위생 장갑 착용, 주변 알코올 소독 등 위생에 대한 개념이 강조되면서 중산층을 중심으로 한 베트남인들의 일상도 바뀌고 있다.

최근 베트남에서 가장 인기 있는 채널 중 하나인 HBO는 최근 방영된 토크쇼(Last Week Tonight With John Oliver) 후반에 손 씻기와 위생예방 조치를 장려하는 엔딩 곡을 함께 전했다.

이 노래는 히트곡인 '그앤(Ghen)'의 멜로디를 기반으로 한 베트남 아티스트인 꽉흥(Khac Hung)이 국립 산업환경연구소와 함께 공동으로 제작했다.

가사 중에는 "바이러스 코로나, 코로나를 밀어내라“라는 내용을 시작으로 "문지르기, 문지르기, 균일하게 문지르기", "붐비는 곳으로의 방문을 제한하여 손을 씻는 등”의 감염 예방 방법에 대한 지침을 알려준다.

이 노래가 발표되고 원본 동영상(https://www.youtube.com/watch?v=BtulL3oArQw)은 230만회 이상 조회됐고 미국과 유니세프(UNICEF) 등에서 리트윗된 관련 동영상은 20만회 이상의 조회 수, 1만회 이상의 공유가 이어졌다. 또 베트남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사람들이 춤을 추며 손을 닦는 동작을 흉내내는 패러디 영상이 수백건 이상 만들어졌다.

정부도 코로나 여파를 막기 위해 적극적인 손 씻기 운동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 지침에 따르면 정확한 손 씻기는 6단계로 나뉜다. 먼저 1단계는 손을 물로 적시고, 3-5ml 정도의 손 세정제를 손바닥을 사용하여 골고루 묻힌다. 2단계는 한쪽 손등을 반대편 손바닥과 손가락으로 문지른다. 3단계는 손바닥을 마주하여 손바닥과 손가락을 문지른다. 4단계는 손가락을 마주 잡고 문지른다. 5단계는 한쪽 손가락을 반대편 손바닥으로 돌려가며 문지른다. 마지막으로 6단계는 한쪽 손바닥을 반대편 손끝으로 문지른 후 흐르는 물에 손을 닦고 수건으로 손을 닦는다.

베트남 정부는 이러한 내용이 담긴 6단계 포스터를 제작해 베트남 전역의 공공건물과 주요 시설, 쇼핑몰 등에 배포 중이다. 이외에도 신발을 아무곳에서 벗지 않기, 주변을 깔끔하게 정리하기, 타인과 사회적 거리두기 등 다양한 위생 캠페인도 정부와 민간의 차원에서 함께 이어지고 있다.

베트남의 한 네티즌은 “안과 밖을 확실히 구분하는 습관 때문에 지금까지 베트남은 신발을 건물 입구에서부터 신발을 벗어놓는 모습이 많았다”며 “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가 최소 수일 동안 생존하기 때문에 외부에서부터 함부로 신발을 벗지 말고 주변을 알코올로 항상 소독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트남 소비패턴 변화...인스턴트 식품, 제습기, 구강청결제 등 인기

 

25일 베트남 보건부 코로나 안내 웹사이트에 134명 확진자 나타나고 있다.[사진=베트남 보건부 웹사이트 캡처]


베트남의 일상 생활이 바뀌면서 이와 관련한 소비패턴도 변화하고 있다. 코로나 특수에 따른 마스크, 알코올, 구강청결제, 제습기 등 위생상품은 물론이고 라면 등 인스턴트 식품의 매출액도 수배 이상 늘었다.

코트라 하노이무역관에 따르면 일회용 마스크 1상자(50개)에 불과 2달러였던 마스크 가격은 3월 현재 약 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또 마스크와 함께 손 세정제 또한 방역용품으로 베트남 내 높은 수요를 보이면서 500ml 기준 약 2달러였던 소매가격이 약 9~10달러까지 올라 판매되고 있다.

이제 베트남 주요 슈퍼마켓에 가면 매장의 중심 판매처에는 물티슈와 알코올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베트남 내 모든 빌딩, 아파트의 수요뿐만 아니라 각 가정에서도 위생 강화에 따른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특히 제습기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주목받지 못했지만 하노이의 대기오염과 더불어 코로나 여파에 가장 수혜를 받는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노이의 하이바쯩 거리의 한 전자제품 매장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에 베트남 소비자들의 소비가 위축되면서 TV, 냉장고, 세탁기 등의 가전제품 판매가 약 30~4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제습기 구매는 크게 증가했다.

흥미로운 점은 인스턴트 라면 등의 제품들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는 점이다. 베트남 최대 일본계 쇼핑몰인 에이온(AEON)은 코로나 발생 이후 방문객이 20~30% 감소했지만 라면 제품의 경우 판매량이 67% 증가했다고 밝혔다. 앞서 베트남에선 이른바 사재기 현상이 벌어져 고급으로 취급받는 한국, 일본 라면들마저 모두 동이 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코트라 하노이 무역관 측은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베트남 소비자들은 외출을 크게 꺼려하고 있다"며 "각종 위생용품과 더불어 라면, 건조 식품 등의 인스턴트 식품에 대한 수요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편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베트남 코로나 확진자는 세 자릿수를 훌쩍 넘었다. 24일 기준, 코로나 확진자는 134명이다. 지난 6일, 17번 슈퍼전파자의 출현 이후 베트남의 코로나 확진자가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베트남 총리는 지난 21일 코로나19 대책회의를 통해 방역 강화를 위한 지시문을 재차 발표하고 부서별로 감염원을 엄격히 통제하고 바이러스 예방을 위해 총력을 다해줄 것을 강조했다.

새로운 지시문은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필수 착용, 서비스업의 한시적 영업중지, 전 국민의 의무검역서 제출뿐 아니라 비상사태를 대비해 대규모 격리 계획을 준비한다는 내용도 함께 담겼다.
 

베트남 정부에서 권장하는 손씻기 6단계[사진=베트남 정부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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