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코로나19에 마블까지 휘청…극장가 '신작 가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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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20-03-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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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력이 가득해야 할 3월 극장가에 '가뭄'이 들고 말았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신작 영화는 줄줄이 개봉을 연기하고 관객들은 발길을 끊었기 때문이다. 일일 관객수 3만명대라는 민망한 성적표까지 받게 됐다.

17일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전날(16일) 극장을 찾은 전체 관객 수는 3만6447명이다. 영진위 통합전산망 집계가 시작된 2004년 이후 최저 기록이다.

코로나19로 개봉을 잠정 연기한 '블랙 위도우'[사진=영화 '블랙 위도우' 포스터]


앞서 지난 2월 극장가 성적표는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전국 영화관의 관객수·매출액이 16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전국 영화관 관객 수는 734만7078명, 매출액은 620억9456만원으로 집계됐다.

영화 '인비저블맨' '다크 워터스' 등이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차지했으나 관객 수는 참담하다. 박스오피스 1위인 '인비저블맨' 일일관객수는 8089명에 불과하다. 2위인 '다크 워터스'는 5421명을 동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국내영화는 물론 외화들까지 개봉을 늦추고 있다. 관객들이 영화관 자체를 찾지 않다 보니 제작사·수입사들도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2월 개봉 예정이던 한국 영화 '결백'과 '사냥의 시간'은 물론 3월 개봉 예정이던 '침입자' '콜' 등도 줄줄이 개봉 잠정 연기를 결정했다. 이로써 극장가는 한달 가까이 신작 영화 부재 사태를 겪게 됐다.

신종코로나로 한파 맞은 극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2월 개봉한 영화 '정직한 후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1917' 등이 장기 상영하며 한달 가까이 관객들과 만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특히 '정직한 후보'는 지난달 12일 개봉해 한달 넘도록 상영을 이어가며 손익분기점을 간신히 넘었다.

규모가 작은 영화나 독립영화는 예산 문제로 어쩔 수 없이 예정대로 개봉을 결정했다. '찬실이는 복도 많지' '악몽'이 개봉했고 '이장' '사랑하고 있습니까'가 예정대로 개봉하며 어렵사리 '신작 가뭄' 사태를 무마하고 있지만, 상영관이 많지 않아 그마저도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이 가운데 극장가 활기를 찾아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마블 기대작 '블랙 위도우'까지 코로나19 바이러스로 개봉 잠정 연기를 결정했다.

당초 디즈니는 영화 '뮬란'과 '엑스맨: 뉴 뮤턴트'는 개봉 일을 연기했지만 '블랙 위도우'만큼은 예정대로 개봉하겠다며 의지를 드러냈었다. 하지만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해진 데다가 미국 대형 극장 체인인 AMC, 랜드마크 등도 영업을 중단하며 '블랙 위도우'마저도 개봉을 미루게 되었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는 18일 공식 입장을 통해 "코로나19 전 세계적인 확산에 따라 4월 개봉 예정이던 '블랙 위도우' 개봉일이 부득이하게 연기됐다. 추후 추이에 따라 개봉일은 다시 안내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극장가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한달 가까이 신작 영화가 부재인 상황. 코로나19로 인한 극장가 위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영화계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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