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 업계, 화재 넘으니 코로나...“회복세 물 건너간 듯..기존 수주 납기 차질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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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훈 기자
입력 2020-03-16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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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에너지저장장치(ESS) 업계가 화재 사태에 이어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불황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ESS 화재로 불황을 겪은 중소기업은 코로나19로 그나마 시작했던 영업이 모두 중단됐다. 대기업도 되살아나려던 ESS 경기가 코로나19로 찬물을 맞은 격이다. 업계는 최근 상황을 감안해서 올 6월 축소하는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혜택을 연장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16일 ESS 업계 관계자는 “중국 사업장이 코로나19로 쉬다가 지난주부터 일부 가동을 시작했다”며 “그동안은 재고로 버텨왔는데, 사태가 장기화하면 4월에는 국내 생산량을 맞출 수 없다. 납기 지연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ESS 업체 관계자도 “코로나19로 인해서 인부 구하기가 어려워서 작업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특히 대구와 경북 지역은 사람이 아예 안 구해지고, 부품 수급도 원활하지 않다”고 힘든 상황을 설명했다.

이번 사태로 국내 ESS 분야 중전기(발전기) ‘빅3’인 LS산전, 효성중공업, 현대일렉트릭도 올 상반기 ESS 부문 실적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들 대기업은 지난해 말까지 기존 수주했던 물량으로 실적을 선방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납기 등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면서 올해 실적 둔화가 예상된다.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으로 신규 수주에도 안개가 낀 상황이다.

LS산전의 융합 사업부는 지난해 하반기에 5분기 만에 영업이익을 흑자로 전환했다. 매출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어서 수 년 만에 연간 흑자 전환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올해도 흑자 전환의 꿈을 이루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당장 국내 시장에서 태양광 REC 가중치 5.0 혜택이 상반기로 끝나는데, 현재 수주한 물량에 대한 설치를 끝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가중치 5.0은 태양광 에너지에 대해 5배의 전력을 인정해주는 강력한 인센티브다. 올 7월부터는 REC가 4.0으로 낮아지는데, 이는 업체의 이익이 크게 훼손될 수 있다는 뜻이다.

효성중공업도 ESS 화재와 고객사가 사업성을 재검토하는 등 시장 상황이 악화되면서 지난해 중공업 부문 매출이 소폭 감소했다.

현대일렉트릭도 지난해 국내외에서 수주를 연이어 따내면서 실적 회복에 신호탄을 쐈다. 올 초에만 해도 전년 대비 7% 늘어난 1조6500억원 규모의 매출액 목표를 밝혔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매출 역성장과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

이들 업계는 “코로나로 국내외 공장 가동이 정상적이지 않다”며 “REC 5.0 혜택을 한시적으로 6개월 더 연장해달라”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ESS 중소 설비 업체의 상황은 더 좋지 않다. 중소 업계는 ESS 화재 방지 정책으로 기존 ESS의 완충률이 낮아지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이들은 정부가 상반기 내 발표할 재생에너지 연계용 ESS 설치・운영방식 개편방안을 기다린 후에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한국ESS산업진흥회 관계자는 “산업부의 연내 ESS 운영 개편방안 정책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며 “대기업은 수출을 통해서 먹고 살지만, 중소기업은 아예 매출이 없다. REC 가중치 혜택이라도 연장해주기를 지속해서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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