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후폭풍] ①전문가 경고에도 WHO 늑장대응, 전문가 예언 현실화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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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기자
입력 2020-03-13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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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중 보건 전문가 계속해서 심각성 언급에도 WHO 늑장대응

  • 달라지는 건 없다.. '봉쇄'에서 '완화' 정책으로 이동이 관건

세계보건기구(WHO)의 늑장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다. 지구촌 전체가 코로나19 감염권에 들었는데도 WHO가 계속해서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 선언을 미뤄왔기 때문이다. 이날 WHO는 코로나19 발병이 처음 보고된 지 71일 만에 팬데믹을 공식 선언했다.

앞서 세계 각국의 전문가들은 바이러스가 계속 확산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전 세계가 코로나19 전염권에 들 수 있다고 지적하며 WHO의 빠른 대응을 촉구해왔었다. 심지어 바이러스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해 전 세계 인구의 70%가량이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었다.

11일(현지시간) CNN 등 주요 외신은 계속해서 전문가들이 코로나19의 심각성을 언급해왔는데도 WHO가 이를 무시하고 팬데믹 선언을 계속해 미뤄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 110개국에서 확진자가 나오면서 이미 코로나19는 지구촌을 강타한 유행성 질병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간 수많은 역학자와 공중 보건 전문가들은 바이러스가 빠르게 퍼지면서 이미 팬데믹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지적해왔다. 그러면서 이들은 하나같이 팬데믹을 선언하지 않고 지지부진한 태도를 보이는 WHO를 향해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미네소타대학의 감염병 연구정책센터의 마이클 오스터홈 소장은 "지금이 팬데믹 단계라는 것은 명백하다고 생각한다"며 "WHO가 왜 아니라고 주장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또한 현재 상황이 세계적 대유행을 뜻하는 팬데믹의 모든 정의에 부합하는데 WHO가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꼬집기도 했다. 에든버러대학의 국제공중보건학 교수인 데비 스리다르는 "현재의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팬데믹의 모든 정의에 부합한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식품의약국(FDA) 역시 계속해서 코로나19의 위험성을 경고해왔다.

CDC 산하 국립면역호흡기질환센터 낸시 메소니에 국장은 지난달 말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사망에 이르게 하고, 사람 간 전염이 계속되고 있어 '팬데믹' 일부 요건을 충족했다"며 "전 세계적으로 확산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미국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인 FDA의 생물의약품평가연구소의 피터 마크스 소장 역시 WHO의 미적지근한 태도에 일침을 가했었다. 그는 "모든 면에서 우리가 팬데믹으로 가는 정점에 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이런 경고에도 WHO는 팬데믹을 선언할 경우 오히려 공포감만 조장할 수 있다며 지구촌 상황을 외면해왔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난달 25일 미국 공영라디오 내셔널퍼블릭라디오(NPR) 전화 인터뷰에서 "팬데믹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두려움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우리가 사용하는 단어가 아니라 감염 예방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WHO의 '팬데믹' 선언과 함께 전세계에서는 추가 확산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NBC방송에 따르면 브라이언 모나한 미국 의회·대법원 주치의는 이날 열린 비공개회의에서 미국 내 감염자가 7000만명에서 최대 1억5000만명에 이를 수 있다고 예측했다. 앞서 지난달 24일 미국 매체 애틀랜틱에 따르면 마크 립시치 하버드대 교수는 코로나19가 궁극적으로 억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코로나바이러스가 1년 내 전 세계 인구의 40~70%를 감염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에서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치고 있는 가운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이날 내놓은 대국민 메시지에서 상당히 부정적인 전망이 포함됐다. 메르켈 총리는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인구의 60∼70%가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해 감염될 것이라고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에 대해 인류는 면역력과 치료제가 없다"며 위험성을 경고했다.

 

[사진=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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