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자님’ 덕에 SNS 폭발···빙그레, 임원도 놀란 2D 모델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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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우 기자
입력 2020-03-07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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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빙그레 자체 애니메이션 캐릭터 ‘빙그레우스’에 네티즌 관심

  • 억대 모델비 절약한 성공적 SNS 마케팅···펭수와 어깨 견준다

  • 실무-임원진, 신뢰 기반 의사소통 문화 밑거름

신분을 밝히기 전 빙그레우스가 빙그레 공식 인스타그램에 연달아 올린 셀카 중 하나. [사진=빙그레 공식 인스타그램 ]



“깜짝 놀랐다. 이걸 결재해야 하나 고민한 게 사실이다.”

SNS 신인 모델로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맛있어’의 언어유희적 표현)’를 제안한다는 기획서를 받아봤던 빙그레 홍보·마케팅 임원의 말이다.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이하 빙그레우스)는 빙그레가 자체 제작한 애니메이션 캐릭터, 2D 모델이다. 바나나맛 우유 왕관에 비비빅 벨트, 빵또아 바지를 입고 꽃게랑 장식이 달린 메로나 왕관봉으로 중무장했다.

나름 잘 생긴 왕자님 캐릭터이긴 하지만 ‘이게 될까?’ 싶었다. 미녀(Beauty)·아기(Baby)·야수(Beast)가 나오면 소비자 눈길을 끄는데 성공한다는 광고업계 전통적인 3B 법칙에도 들어맞아 보이지 않았다. 빙그레 임원진은 깊은 고뇌 끝에 결국 빙그레우스를 데뷔시켰다. 

7일 빙그레에 따르면, 빙그레우스 왕자의 정체를 공개한 지난달 25일 공식 인스타그램 동시 접속자 수는 무려 2만7000여 명에 달했다.

이날 빙그레우스는 자신의 이름과 신분을 밝히고, 빙그레 국왕으로부터 온 서신을 공개했다.

서신에 따르면 국왕은 왕자의 역량을 평가하기 위해 빙그레 인스타그램 채널 운영을 맡겼다. 6개월 뒤 빙그레 인스타그램의 팔로워 수가 000이 되어야만, 빙그레우스가 왕위를 승계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해당 게시물에 눌린 ‘좋아요’ 개수는 9109개로, 평소 4000~5000개 수준의 두 배다.

앞서 빙그레가 공식 인스타그램에 아무런 설명 없이 빙그레우스 얼굴 사진만 무려 6장을 연달아 올린 탓이다.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빙그레 담당자가 퇴사를 앞둔 것 아니냐”, “계정이 해킹을 당했다”, “만우절 이벤트를 미리 하는 것 같다” 등 별의별 추측이 난무했고 소비자 관심이 증폭됐다.

왕자 장신구와 옷의 모티브로 사용된 빙그레 제품에도 관심이 쏠렸다. 빙그레는 빙그레우스 첫 공개 후 이틀 뒤인 지난달 27일에서야 전신과 함께 제품 정보를 밝혔다.

빙그레 왕국에서 온 빙그레우스 왕자의 등장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궜다. 게시물 퍼 나르기를 통해 게시판마다 수백개씩 덧글이 달렸다. 

 

빙그레우스 전신에 숨어있는 빙그레 인기제품들[사진=빙그레 공식 인스타그램 ]


연예인이나 배우 등 누구나 알만한 모델을 쓸 때는 프로모션 전부터 대대적으로 알리는 것이 효과적이다. 생짜 신인인 데다, 심지어 3D도 아닌 모델 ‘빙그레우스’는 소비자 호기심을 자극하는 마케팅 기법을 통해 성공적으로 관심을 모을 수 있었다.

최근 빙그레는 아이스크림 슈퍼콘 광고를 촬영한 축구선수 손흥민에 이어 붕어싸만코·빵또아 모델로 발탁한 펭수까지 연달아 대박을 냈다. 이 시점에서 또 다른 대형모델이 아닌, 애니메이션 캐릭터 빙그레우스를 선택한 것은 온라인 마케팅 한정이라 해도 신선한 도전이자 모험이다.

특히 보수적인 분위기의 제조업에 속하는 식품기업 특성상, 이 같은 독특한 발상이 실제 결과물로 나오기는 쉽지 않다.

빙그레우스 기획을 검토한 임원은 “인스타그램 등 SNS 주요 이용객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인 만큼, 보다 젊은 감각의 실무진들이 소비자 눈높이에 맞췄을 것이라고 그냥 믿고 승인했다”고 말했다.

다른 빙그레 관계자도 “일단 직원을 믿고 맡겨주는 분위기 덕에 빙그레 굿즈 출시 등 이색 마케팅을 꾸준히 진행할 수 있었다”면서도 “현재는 빙그레우스의 다음 행보에 주목하는 소비자 기대를 충족시키는 것이 고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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