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비대면 확산] 편리하지만 금융소외 우려도 여전

장은영 기자입력 : 2020-03-03 08:08
금융권 비대면 채널의 편리함 속에서 소외되는 계층이 있다. 인터넷과 휴대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노년층이다. 이들은 전염성이 강한 코로나19 사태에도 은행 업무를 보기 위해 영업점을 방문할 수밖에 없다. 노년층을 위한 실질적인 금융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일 오전 서울 마포구 W은행에서 만난 82세 A씨는 “매월 초에 이렇게 푼돈을 넣으러 은행에 온다”며 “젊었을 때부터 하고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입금은 자동화기기(ATM)에서도 가능하지만 은행 창구에서 직원을 통해 직접 하는 것이다.

A씨는 인터넷·모바일 뱅킹 사용에 대해 묻자 “나이도 많고, 자주 깜빡깜빡해서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같은 은행에서 만난 70대 노인 B씨는 이날 비밀번호 관련 문제로 은행을 방문했다고 한다. 그는 “모바일 뱅킹 같은 건 알려줘도 할 줄 모른다”며 “은행에 직접 와서 하는 게 편하다”고 말했다.

A·B씨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채 은행을 방문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금융권에 비대면 거래가 확산되고 있지만 이처럼 노년층은 여전히 은행으로 발걸음을 하고 있다. 대출 상담 등 복잡한 업무가 아닌 단순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서다.

상당수 노년층은 인터넷·모바일 뱅킹 이용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지난해 한국은행의 모바일 금융서비스 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2018년 10월부터 12월까지 모바일 뱅킹 서비스를 이용한 응답자는 56.6%다.

연령대별로 보면 30대가 87.2%로 가장 높았고, 20대가 76.3%, 40대가 76.2%였다. 50대만 돼도 모바일 뱅킹 서비스 이용은 51%로 감소했고, 60대는 18.7%, 70대 이상은 6.3%에 불과했다.

이미 노년층에 접어든 금융소비자가 새롭게 인터넷·휴대폰 사용을 익히기는 쉽지 않다. 대신 전문가들은 노인생활관리사 등 생활지원사가 금융 업무도 도와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박나영 금융소비자연맹 정책개발 팀장은 “자녀 등 도와줄 사람이 있는 경우 도움을 받으면 좋지만 그러지 못할 경우 노인생활관리사의 도움을 받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현재 노인생활관리사들은 독거노인의 식사 등 생활에 관한 업무를 주로 하는데 금융 생활도 도와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다만 금융 사기를 방지하기 위해 적절한 보완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장기적으로는 노년층이 직접 비대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디지털 금융 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노년층도 디지털 금융을 배우고 활용하다보면 익숙해질 것”이라며 “이들을 위한 맞춤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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