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멜트다운] 속절없이 무너진 증시…백신은 금리인하?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0-03-02 06: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최고점에서 20% 하락하는 '베어마켓' 코 앞

  • 경제지표 악화 본격화할 경우 추가하락 불가피

코로라19 멜트다운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미국 내 감염이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24일(이하 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그야말로 자유낙하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한 주였다. 미국 국채금리 10년물과 30년물 금리도 급락하며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안전자산으로의 쏠림현상으로 미국 국채의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금리인하에 나설 경우 빠른 반등이 가능하다는 전망과 경제지표 악화로 은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베어마켓 진입 코앞···약화된 경제지표 속속 발표 

지난 주 미국 증시의 주요 3대 지수는 10%가 넘는 하락세를 보이면서 빠른 속도로 조정장에 들어갔다. 시장에서는 최고점 대비 20% 하락을 뜻하는 약세장 진입이 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스턴 프라이빗의 낸시 페레즈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제 (시장은) 전망하기 힘든 단계에 진입했으며, 15~20%의 조정 가능성과 약세장 진입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말에 나온 중국 경제지표는 이같은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2월 구매관리자지수(PMI)가 35.7로 집계됐다고 29일 발표했다. 이는 12년래 최저치다. 코로나19 여파로 중국의 제조업이 최악의 위축세를 보인 것이다. PMI는 설문을 통해 경기 동향을 파악하는 지표로 수치가 50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을, 낮으면 경기 위축을 뜻한다. 이는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것이다. 중국의 공장들은 여전히 완전히 조업 재개를 하지 못하고 있어 경제적 타격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2월 서비스 PMI도 전월의 54.1에서 29.6으로 급락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앞으로 한국과 일본에서도 코로나19 확산 영향을 반영하는 지표들이 나올 것이며, 악화한 지표는 주시시장에 추가 하락 압력을 주고 있다"고 전문가들의 전망을 인용해 전했다. 다나카 캐피탈의 그레이엄 다나카 투자본부장은 "현재 시장은 (추가 하락의) 한계는 없다는 입장이라면서 언제 이 상황이 종료될 지 알고 있지 못하다"라고 지적했다. 아시아 지역 내 부품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유럽 공장들의 생산도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 전세계 증시에서 사라진 주가 가치는 5조 달러에 달한다.

◆중국 회복 언제?···연준의 금리인하도 주목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 25일 대형기업의 78.9%, 중견기업 85.6%가 정상 가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구 외신들은 중국의 발표를 신뢰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가디언은 비공식적 자료를 인용해 공장의 가동률 75%에 미치지 못하며, 수백만명의 노동자들이 여전히 공장으로 돌아가지 못해 일부 지역의 가동률은 25~50% 정도에 불과하다고 최근 지적했다.

ING 애널리스트들은 “만약 중국 공장 생산능력이 3월에 회복된다고 하더라도 수출 물량의 감소에 영향을 받을 것이다. 게다가 한국, 일본, 미국과 유럽으로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생산 체인은 여전히 한동안 회복되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전세계적으로 공장이 당분 제대로 가동을 하지 못하면서, 수요가 이전과 같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노던트러스트 자산운용의 케이티 닉슨은 “중국은 세계 제조업 공급 허브이지만 이동과 활동이 제한돼 있다"면서 "지금도 3분의 2에 달하는 중국 공장들이 자재와 노동력의 부족으로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 확산으로 성장에 가장 큰 타격을 주는 것은 바로 심리다"라면서 "사람들은 두려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위기감이 높아지면서 연준의 금리인하 여부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앙은행이 시장 방어를 위해 적극적인 대처에 나설 경우 시장이 안정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케빈 워시 전 연준이사 등 일부 전문가들은 지난주부터 연준이 당장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재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29일 기준금리 인하를 요구했다. 그는 "연준은 리더가 될 필요가 있다"면서 “우리는 최저의 금리를 가져야 한다. 우리는 가장 낮은 기준금리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 연준의 기준금리는 더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독일, 일본과 다른 나라들을 봐라. 마이너스 금리를 가진 곳들이 많다. 그러나 우리는 연준 때문에 그런 환경을 가지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제롬 파월 연준의장도 28일 긴급성명을 내고 필요하다면 조처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파월 의장은 "코로나바이러스는 경제활동에 리스크를 키우고 있으며, 연준은 상황 변화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경제를 지지하기 위해 적절한 조처를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파월 의장의 입장 표명이 지나치게 소극적이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즉각적인 개입보다는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선에서 그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금리인하가 시장의 안정에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프린시펄글로벌인베스터즈의 시마 샤 수석 전략가는 지난 28일 블로그를 통해 "연준이 금리를 얼마나 더 내리느냐는 전염을 막기 위한 여행 금지와 격리 등을 없앨 수는 없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제이슨 카츠(Jason Katz) UBS 선임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우리는 금리인하가 아니라 백신이 필요하다"면서 "약이 되는 것은 시간 뿐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객들에게 추가 하락에 대비해 마음을 단단히 먹으라고 일러뒀다고 밝혔다. 

 

[사진=AP·연합뉴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