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NHN '게임베이스' 클라우드로 중소개발사 세계 진출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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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 기자
입력 2020-02-1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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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동수 NHN 게임기술센터장·최승용 NHN 게임기술지원실장 인터뷰

  • 계정 인증·결제·알림 포함 다양한 백엔드 서비스 제공

  • 인건비·시간 절약으로 콘텐츠 개발에만 힘쓰도록 지원

전 세계 시장을 쥐락펴락하는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에 맞서 국내 클라우드 사업자는 특화 서비스로 대응하고 있다. 국내 시장 상황에 맞는 특화 서비스를 제공해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가 챙기지 못하는 틈새 시장을 잠식하며 반격의 기회를 엿본다는 전략이다.

특화 클라우드 서비스의 대표적인 사례로 국내 클라우드 사업자 NHN의 ‘게임베이스’를 들 수 있다.

게임베이스는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게임 개발사에 특화된 백엔드 서비스(Back end as a Service)다.

백엔드 서비스란 기업과 개발자들이 앱과 서비스를 만들 때 이용자에게 보여주는 프론트엔드(Front end)에만 신경쓸 수 있도록, 클라우드가 서버·계정·결제 등 이용자들에게 보이지 않는 백엔드(Back end)를 대신 관리해주는 기술을 말한다.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클라우드 업체들이 내세우는 주력 클라우드 서비스 중 하나다.

NHN 게임베이스는 여기서 한발 더 나가 게임 개발사가 원하는 기술만 제공한다. 일반 IT 업체와 게임 개발사가 앱과 게임을 개발할 때 필요로 하는 기술이 다르다는 데서 착안한 아이디어다. NHN이 지난 20년 동안 게임 개발과 유통을 하면서 얻은 기술과 노하우가 게임베이스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게임베이스 개발 비화와 향후 발전 계획을 게임베이스 사업의 총책임자인 이동수 NHN 게임기술센터장과 최승용 NHN 게임기술지원실장에게 들었다.
 

이동수 센터장(오른쪽)과 최승용 실장(왼쪽).[사진=NHN 제공]


-NHN 게임베이스는 어떤 서비스인가?

이동수 센터장: 중소규모 게임 개발사가 게임을 만들 때 들어가는 수고를 줄여주는 클라우드 서비스다.

게임을 만드는 작업은 게임 콘텐츠를 담고 있는 프론트엔드와 게임 운영을 담당하는 백엔드 등 두 가지로 나뉘어 진행된다. 인력과 자본이 넉넉한 대형 게임 개발사는 프론트엔드 개발하면서 자사 게임에 맞게 백엔드도 함께 개발할 수 있다.

하지만 인력과 자본이 넉넉하지 않은 중소 게임 개발사는 둘을 함께 개발하는 것이 어렵다. 때문에 게임 개발에 들어가는 시간이 늘어나고, 그만큼 게임 개발비도 함께 늘어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고민을 가진 게임 개발사를 위해 NHN은 게임 개발과 운영을 위해 자체 개발한 백엔드를 게임베이스라는 이름으로 외부에 공개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게임베이스를 이용함으로써 중소 게임 개발사는 어떤 혜택을 얻을 수 있는가?

이동수 센터장: 양질의 게임 콘텐츠 개발에만 집중해도 시장에서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운 시대다.

게임베이스는 게임 개발사가 귀한 인력과 시간을 백엔드 개발에 투입하지 않아도 게임을 개발·출시·운영할 수 있도록 게임 개발과 운영 관련 기술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게임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게임 운영과 고객 데이터 수집·분석에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을 줄일 수 있다.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가 제공하는 백엔드 서비스와 차별화된 게임베이스만의 강점은 무엇인가?

최승용 실장: 게임 개발사를 이해하고 만든 클라우드 서비스라는 점이다.

결제와 알림 서비스의 사례를 들어보자. 해외 업체가 제공하는 개발키트(SDK)를 이용해도 결제와 알림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다.

하지만 게임 개발사들의 말을 들어보면 둘은 생각보다 밀접한 관계다. 업계에선 이용자들에게 알림을 보내고 이를 통해 결제를 유도하는 시스템이 일반화되어 있다.

해외 업체의 개발키트를 이용하면 게임 개발사가 이 둘을 일일이 합쳐야 한다. 반면 게임베이스는 처음부터 게임 개발사의 요구에 맞춰 개발했기 때문에 알림 메시지에 결제를 포함해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추가할 수 있다. 또한 이렇게 보낸 알림 메시지를 통해 이용자들의 결제 패턴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관련 지표도 손쉽게 얻을 수 있다.

즉, 게임베이스는 게임 개발사에 필요한 기술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이렇게 제공하는 기술이 유기적으로 통합되어 있어 실제 게임 개발과 운영에 즉시 활용할 수 있다. 기초 기술만 제공하고 개발사가 이를 일일이 가공해야 하는 해외 업체들의 개발키트나 백엔드 서비스보다 훨씬 게임 개발사 친화적인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이동수 NHN 게임기술센터장.[사진=NHN 제공]


-게임베이스는 구체적으로 어떤 기술을 제공하고 있는가?

최승용 실장: NHN이 지난 20년 동안 한게임 서비스를 직접 개발하고 운영하면서 확보한 모든 기술과 노하우를 담았다.

일반적으로 게임을 개발할 때 백엔드에는 계정 인증, 결제, 지표분석(애널리틱스), 게임운영, 알림, 리더보드, 고객센터 등 7가지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게임베이스는 이 7가지 기술을 모두 제공한다. 단순히 기술 제공만을 넘어 시중의 모든 기술과 플랫폼을 지원하는 것도 게임베이스만의 강점이다.

예를 들어 계정 인증의 경우 게임 개발사 자체 계정뿐만 아니라 구글, 애플, 페이스북, 네이버, 카카오 등 시중의 다양한 계정 서비스까지 함께 관리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게임베이스를 이용하면 이 계정들을 하나하나 게임과 연결하지 않아도 된다. 몇 번의 클릭만으로 개발 중인 게임과 시중의 주요 계정을 즉시 연결할 수 있다.

-왜 게임베이스란 서비스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나?

이동수 센터장: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로 사업 기회를 찾았기 때문이다. 네이버와 분사 이후 NHN은 ‘글로벌 원빌드‘라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뛰어난 하나의 모델을 만들어서 전 세계에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서비스를 추진하면서 배운 게 있는데, 한국 게임이든 일본 게임이든 프론트 엔드만 다르지 백엔드는 동일하다는 점이다. 이렇게 동일한 백엔드를 클라우드로 제공하면 중소 게임 개발사들에게 큰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둘째는 사회공헌이다. NHN도 이제 어엿한 대규모 게임 개발사다. 큰 회사가 작은 회사에게 무엇이든 도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중소규모 게임 개발사는 전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 것 자체가 부담이다. 게임베이스는 이러한 부담을 덜어주는 것을 목표로 개발, 운영 중이다.

-게임베이스의 사업적인 성과는?

이동수 센터장: 게임베이스는 2011년 NHN 사내에서 시작된 서비스다. ‘한게임 스마트 플랫폼’이란 이름으로 개발된 초기 버전을 활용해 사내 개발팀 또는 파트너사가 게임 개발속도를 앞당겼다. 이를 게임베이스란 이름으로 외부에 공개한 것은 2017년이다. 3월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고, 이어 9월 정식 서비스를 개시했다.

2018년 11월에는 게임베이스를 2.0 버전으로 업그레이드 했다. 기존 버전은 게임 개발 속도 단축에 초점을 맞췄다면 2.0 버전은 게임 운영과 데이터 분석에 관한 기술도 제공해 게임이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2019년 게임베이스를 이용 중인 게임의 수가 전년 대비 4배 늘어났다. 국내 게임 개발사뿐만 아니라 해외 게임 개발사들도 게임베이스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클로버게임즈 '로드 오브 히어로즈' △무브게임즈 '파워레인저 올스타즈' △YJM게임즈 '삼국지 블랙라벨' △엑세스포트 '냥그리라'(일본 서비스 예정) △포노스 '냥코대작전'(중국 서비스 예정) 등이 게임베이스를 활용해 개발과 운영에 들어가는 노력을 단축한 대표적인 사례다.

올해는 게임베이스를 이용 중인 게임의 수를 2.5배, 해외 게임의 비중을 25%로 늘리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일본과 동남아 지역 게임 개발사를 대상으로 게임베이스에 대한 홍보와 마케팅을 진행할 계획이다.
 

최승용 NHN 게임기술지원실장.[사진=NHN 제공]


-게임베이스의 향후 사업 목표는 무엇인가?

이동수 센터장: 지난해 상반기까지는 게임베이스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 이제 게임베이스를 외부에 널리 알려 더 많은 중소 게임 개발사가 게임베이스를 이용하도록 유도할 것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9월 소규모 게임에는 게임베이스 이용료를 받지 않는 파격적인 요금정책도 내놨다. 일반적으로 클라우드 서비스는 이용한 만큼 돈을 내는 구조다. 서비스 규모와 관계 없이 적게 쓰면 요금이 적게, 많이 쓰면 많이 나온다.

게임베이스는 다르다. DAU(일 누적이용자수)가 30만명 이하일 경우 완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월 누적 DAU가 256만명이 넘는 경우에도 최고요금을 초과하지 않도록 했다. 내부 시뮬레이션 결과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100위 미만 게임 중 대부분이 게임베이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처음에는 무료로 이용하고, 게임이 성공하면 그때부터 돈을 받겠다는 전략이다.

게임베이스의 또 다른 목표는 NHN의 기술뿐만 아니라 노하우까지 제공하는 플랫폼이 되려는 것이다. 중소 게임 개발사들이 해외에서 사업을 전개할 때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이 외국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NHN이 게임 개발과 운영에 관계된 다양한 지원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기존 게임 퍼블리싱이 자금과 마케팅을 제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면 NHN의 게임베이스 기반 협력 모델은 개발과 운영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경쟁사가 흉내내기 힘든 NHN과 게임베이스만의 강점은 무엇인가?

최승용 실장: 기술은 흉내낼 수 있어도 노하우와 인력은 흉내낼 수 없다. 게임베이스는 지난 10년 동안 NHN이 개발해온 게임 백엔드 기술의 결정체다. 물론 경쟁사들이 관련 기술을 얼추 비슷하게 흉내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NHN은 지난 20년 동안 직접 거대 게임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노하우를 축적했다. 게임베이스에만 약 40명의 전담 인력이 배치되어 기술 개발과 게임 개발사 지원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일각에선 게임베이스를 이용하면 게임 서비스가 NHN 토스트 클라우드에 종속되는 것 아닌지 걱정한다. 기우에 불과하다. 게임베이스는 모든 기술과 서비스가 오픈 API로 제공되며, 타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게임을 실행하더라도 바로 연결해서 이용할 수 있다. 타 클라우드에서 게임을 실행하고, 게임 운영과 데이터 관리는 게임베이스에 맡기는 사례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사진=아주경제 그래픽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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