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신탁, 첫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 미달…실적 악화에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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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현 기자
입력 2020-02-11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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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펀더멘털 비우호적, 같은 등급 내에도 금리 차 커

  • 회사채 발행도 재무구조 탄탄한 기업 선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데일리동방] 한국토지신탁이 최근 회사채 발행을 위한 기관 수요예측에서 미달을 기록하면서 연초효과에도 A급 기업이 미달을 낸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은 올해 크레딧 시장에서 비우량채의 강세를 전망하면서 A급 이하 회사채에 대해서는 재무구조 등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전망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부동산신탁회사 한국토지신탁(A/안정적)이 2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해 진행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1650억원을 모집하는 데 그쳤다. 연초인 1, 2월 중 A급 기업이 수요예측에서 목포 투자금을 완전히 확보하지 못한 것은 2017년 2월 OCI 이후 3년 만이다.

통상 연초는 발행시장의 호황기로 여겨진다. 기관들이 신규 운용자금의 투자처 발굴을 위해 적극 나서는 덕분에 기업들은 한 해 동안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에 적절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채권 전문가들은 올해 크레딧 시장이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역캐리와 장단기 금리차 축소 등 우호적인 수급환경과 발행시장의 기대감 등으로 회사채가 강세를 보인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투자 대상 금리가 조달 금리보다 늦은 경우를 이르는 역캐리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역캐리는 국고채 3년 금리에서 CD 91일 금리(양도성예금증서)를 뺀 값이 0보다 작은 상황으로, 비교적 금리가 높은 크레딧 채권 수요가 늘어날 수 있어 긍정적이다. 지난 7일 기준 국고채 3년 금리는 1.28%로 CD금리 1.42%보다 0.14%포인트 낮아 역캐리 현상을 나타냈다.

회사채에 대한 견조한 투자 수요도 확인됐다. 지난 5일 진행한 GS칼텍스(AA+) 수요예측에서 모집액 2500억원에 1조30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GS칼텍스의 실적 저하에도 우량채에 대한 수요가 상당했다.
 

5일 기준 등급별 스프레드를 보면 A등급 이하 회사채의 편차가 유독 큰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신한금융투자 제공]



그러나 한국토지신탁과 같은 A급 회사채의 상황은 다르다. 펀더멘털이 비우호적인 상황에서 같은 등급 내에서도 금리 차가 크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투자가 시장 익스포저를 고려해 채권평가사가 제공하는 금리를 재가공한 ‘조정스프레드’ 기준에 따르면 A급 이하 회사채는 등급민평 기준(40.9bp)과 평균 20bp(bp=0.01%) 이상의 차이가 나타났다. 등급 내 표준편차 역시 30bp 이상 차이를 보였다. 반면 AA급 이상에서는 2015년 이후 평균 1.4bp 차이가 나타났으며 각 등급마다 표준편차는 1.0~1.5bp에 그쳤다. A급 이하 회사채는 같은 등급 내에서도 금리가 천차만별로 책정된다는 설명이다.

이성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업들의 실적 저하가 나타나고 반등하더라도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되는 등 펀더멘털이 매우 비우호적인 상황에서 회사채 발행도 재무구조가 탄탄한 기업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며 “A등급 이하의 비우량채에는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고 우량 발행사를 중심으로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토지신탁은 최근 회사채 발행을 위해 한국기업평가로부터 신용평가를 받았다. 한기평은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장의 분양 실적이 저하되면서 신탁 계정대여금의 자산건전성이 저하됐다. 자금투입이 증가하면서 재무 레버리지가 확대됐다”면서 재무건전성이 저하추세에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토지신탁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018년 대비 255억원 감소한 806억원을 기록했다.

한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과 기준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해서 이성재 연구원은 “경제에 부정적인 변수로 작용하겠지만 크레딧 시장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기준금리인하의 영향은 시장에 차차 반영되기 때문에 채권 금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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