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미스터 주' 배정남 "모델, 배우, 예능인…뭐라 부르든 상관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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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20-02-05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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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의 '우상'이라 불렸었다. 이국적 외모에 남다른 패션 센스로 '형님'이라 추앙받던 그였다. 그러나 낯간지러운 걸 못 참는 성격 탓에 '있는 척'하는 걸 견딜 수 없었던 그는 자신의 진짜 '민낯'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렇게 '멋짐'을 내려두고, '친근함'을 앞세우자 놀랍게도 그에게 배우로서 새로운 길이 열리게 됐다. 배우 배정남(37)의 이야기다.

지난달 22일 개봉한 영화 '미스터 주:사라진 VIP'(감독 김태윤, 이하 '미스터 주)'는 국가정보국 에이스 요원 태주(이성민 분)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동물의 말을 듣게 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은 휴먼 코미디.

이번 작품에서 배정남은 정보국 요원 만식을 연기했다. 넘치는 열정으로 맡은 임무에 최선을 다하지만 과한 열정 때문에 임무를 망치고 마는 국가 정보국의 골칫덩이다.
 

영화 '미스터 주'에서 만식 역을 맡은 배우 배정남 [사진=메가박스(주)플러스엠 제공]


"만식이는 굉장히 센 캐릭터잖아요. 간만에 이런 센 캐릭터를 맡게 돼 부담이 컸어요. 게다가 (그간 맡은 캐릭터 중) 비중도 크고 포스터에도 등장하다 보니까…. 책임감이 커지더라고요. 영화에 관한 애정이 큽니다."

배정남의 말대로다. 만식은 허당기 넘치는 성격에 온갖 슬랩스틱까지 소화해야 하는 고단한 캐릭터. 캐스팅이 가장 어려웠던 캐릭터기도 하다.

"나를 내려놓고 망가져야 하는 캐릭터니까요. 하지만 저는 그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어요. 오히려 '이렇게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다니….' 걱정이 앞섰죠. 폐가 되지 않게 열심히 하자고 생각했어요."

앞서 언급한 것처럼 배정남은 과거 '마초'스러운 이미지로 남성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바. 그는 "더 남자다워 보이려고 애쓰기도 했다"며 속내를 털어놨다.

"어릴 땐 일부러 더 센 척했죠. 강하게 보이고 싶었어요. 무시 당하기 싫었거든요. 그건 제 모습이 아니었죠. 가까운 친구들은 '네 진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고요. 그러다 '보안관' 팀을 만나게 됐고 조금씩 제 진짜 모습을 (대중에게) 보여드리게 됐어요. 두렵고 긴장도 많이 했죠. 하지만 많은 분이 제 진짜 모습에 호감을 느끼셨고 감동 받았어요."
 

영화 '미스터 주'에서 만식 역을 맡은 배우 배정남 [사진=메가박스(주)플러스엠 제공]


이성민·조진웅·김성균 주연의 영화 '보안관'을 만나고 배정남의 인생은 달라졌다. 스스로를 드러내는 법을 알게 된 것이다. 가족 같은 '보안관' 팀의 도움으로 배정남은 대중에게 다가가는 법을 익혔고 그로 인해 연기 스펙트럼도 한층 넓어졌다.

"김혜은 누나가 제게 '네 자체가 장르'라고 해주셨어요. 잘하는 걸 하면 된다고요. 아직 부족하니까 더 발전하고 성숙하고 내공을 쌓는 게 제 몫이죠. 그렇게 마음 먹으니 스트레스도 없고 좋더라고요."
 

영화 '미스터 주'에서 만식 역을 맡은 배우 배정남 [사진=메가박스(주)플러스엠 제공]


가장 나다운 모습을 대중에게 보여주기 위해 불철주야(不撤晝夜) 달리는 배정남. 그는 모델, 배우, 예능인 분야를 가리지 않고 모두 잘 해내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한때는 연기하겠다고 모델 이미지를 버리고 싶었던 적도 있어요. 일부러 모델 일을 안 했죠. '난 연기만 할 거야'라면서. 하하하. 하지만 굳이 내가 잘하는 일이라면 왜 버려야 하죠? 모델, 배우, 예능인··· 누가 날 뭐라 부르든 상관 없어요. 다 맞아요. 모두 배정남이죠."

모든 걸 내려놓고 어떤 배역이든 맡기 위해 애쓰는 그는 "계속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자신있게 약속했다.

"저는 친근감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옆집 형, 오빠, 아재, 이웃 같은 느낌이요."

배정남의 차기작은 영화 '오케이! 마담'과 '영웅'이다. '오케이! 마담'에서는 항공사 신입 승무원 역으로 유쾌하고 코믹한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고, '영웅'은 독립운동가 조도선 역으로 진중한 모습을 드러낼 계획이다.

"처음으로 사투리 안 쓰고 연기했어요. '영웅'을 찍으면서 정말 즐거웠어요. 윤제균 감독님은 권위 의식도 없으시고 저의 연기를 끌어내기 위해 애써주셨죠. 힘도 빼고 다른 감정을 연기할 수 있었어요. '영웅' 속 제 모습에 아마 깜짝 놀라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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