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수연의 Herstory] 정현경 뮤지코인 대표 "음악 저작권 공유 통해 케이팝 생태계 선순환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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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연 기자
입력 2020-02-03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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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돈 몇 만원으로 케이팝 인기곡 '소유'…시장 확대 효과

내가 좋아하는 케이팝 가수의 노래를 듣는 것을 넘어 소유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단돈 몇 만원이면 좋아하는 노래를 살 수 있다. 정현경 뮤지코인 대표는 음악 저작권 거래 시장을 열며 케이팝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3일 아주경제와 만난 정현경 대표는 20대에 창업에 뛰어들어 e러닝 콘텐츠·솔루션 업계에서 성공을 거둔 벤처 1세대 출신이다. 안정적으로 기존 사업을 경영하고 있었으나, 이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시장에 뛰어들었다.
 

정현경 뮤지코인 대표. [사진=뮤지코인 제공]

정 대표는 "4차 산업혁명 초입에 들어선 시점에서 잡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고 본다"며 "누구나 좋아하는 케이팝에 금융, 정보통신기술(IT)을 결합해 시장을 만들어보자, 하는 생각으로 지난 2017년 7월 뮤지코인을 출시했다"고 말했다.

뮤지코인은 음악 저작권 공유 플랫폼이다. 저작권의 일부를 주식처럼 잘게 쪼개서 사고 팔며, 소장하는 것이다. 전 세계 최초 시도다. 정 대표는 직접 작사가로 활동한 경험을 통해 가능성을 확신했다. 그는 바비킴 '가슴앓이', 양파 '기억할게요', 버스커버스커 '서울사람들', 울랄라세션 '너와 함께', 슈퍼쥬니어KRY 'SKY', 베이지 '밥만 먹는 사이' 등 인기 곡의 가사를 쓴 바 있다.

정 대표는 "인기 순위 곡을 분석하고 빅데이터를 구축한 결과 최신 곡은 발매 후 3년까지는 저작권 수익이 가파르게 떨어지나 그 뒤로는 일정하다"면서 "저작권료는 안정적 자산인데다 특히 케이팝은 문화적 가치도 높다. 저작권이 평가 절하되는 한국 상황에서 케이팝 생태계를 선순환 시킬 수 있는 혁신적 플랫폼을 만들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비트코인' 등의 가상화폐로 오인받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는 창작자와 케이팝 팬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정 대표는 "창작자 입장에서는 소중한 내 작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나만큼 내 작품을 사랑해줄 수 있는 팬들과 공유하는 개념"이라며 "팬들의 관점에서는 단순한 투자가 아닌 특별한 굿즈 구매"라고 강조했다.

돈을 투자하고 그를 토대로 수익을 내는 모델이지만 단순히 경제적 논리로만 접근해서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그는 "최저 낙찰가가 3만원이면 3만원대에서 가격이 형성돼야 하나 1주에 60만원이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며 "내가 좋아하는 가수를 향한 소위 '조공'이다. 애정을 드러내는 수단"이라고 말했다.

뮤지코인에서는 거래 시 낙찰가에서 상승분 50%를 창작자에게 바로 준다. 창작자에게는 동기 부여가 되며, 팬들은 좋아하는 노래를 갖게 되니 자연히 많이 듣고, 오래된 노래가 새롭게 주목받기도 한다. 온종일 자신이 소유한 노래만 틀어놓는 회원들도 심심치 않게 있다.

정 대표는 뮤지코인의 가장 큰 장점을 쉽고 재미있는 것으로 꼽는다. 단순한 투자 플랫폼이 아니기 때문에 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30대 직장인을 넘어 다양한 연령층을 포용한다.

그는 "즐겁게 접근할 수 있고, 구매 금액의 상당부분이 창작 생태계로 가니 케이팝 발전에도 공헌한다"며 "팬클럽도 생겼고, 하루는 해외 명문대 재학생 두 명이 찾아와서 재능기부로 일하고 싶다더라. 해외 서비스를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다양한 국적의 케이팝 열성 팬들이 입소문을 타고 가입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2020년을 정조준한다. 그는 "회원수 30만명, 매출 150억원을 목표로 서비스를 고도화해 케이팝 생태계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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