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을 파는 사람들 : 소믈리에③] 한계를 극복하고 꿈을 향해... 전통주 신혜영 · 채소 홍성란 소믈리에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박연서 인턴기자
입력 2020-02-04 06:3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소비의 트렌드가 ‘경험’으로 옮겨가고 있다. ‘소유의 종말’ 저자이자 미국의 경제학자 제레미 리프킨(Jeremy Rifkin)은 10년 전, 소유가 아닌 접속의 시대가 올 것이라 예견했다. 그가 말한 접속은 김난도 교수(서울대)가 정리한 올해 소비 트렌드 ‘스트리밍 라이프’에 가까운데 소비자가 소유보다 다양한 경험을 얻는 것에 주목하기 시작했음을 뜻한다.

지난 2016년 아마존 소믈리에 서비스가 시작됐다. AI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개인화 서비스는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찾고 구매하기 편리하게 이뤄져있다. 하지만 기자는 소믈리에가 제공하는 경험의 영역까지 책임질 수 있는지 반문한다. 김경문 마스터 소믈리에는 소믈리에를 마음을 움직이는 서비스직이라 정의한다. 이전보다 더 섬세한 맞춤 서비스를 원하는 사회에서 뜻 깊은 경험을 판매하며 소믈리에 영역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해서 넓어지고 있다. 대중이 더 특별한 경험을 하길 바라는 마음의 두 소믈리에를 만났다.
 

[사진=신혜영 소믈리에 제공]

◇ 알콜성 알레르기를 이겨낸 전통주 소믈리에 신혜영

최근 방송인이자 뮤직컬 배우인 정준하가 자격증을 취득하면서 전통주 소믈리에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전통주 소믈리에는 주종이 전통주라는 점을 제외하고 와인 소믈리에와 큰 차이가 없다. 2014년 제5회 전통주 소믈리에 대회 준우승을 차지한 신혜영 국가대표 전통주 소믈리에를 만났다.

“나이는 어리지만 국가대표 소믈리에 7년차. 술을 사랑하지만 알콜성 알레르기로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일하고 있는 전통주 소믈리에 신혜영입니다.”

와인, 전통주 등 술을 다루는 소믈리에가 건강상의 문제로 종목을 전환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현장에서 신혜영 소믈리에를 줄여 신쏘라고 더 많이 불린다는 신씨는 전향을 생각해보지 않은 건 아니지만 아직까지는 전통주의 매력에 푹 빠져있다. 강의와 연구를 통해 사라졌던 전통주 문화 복원에 일조하고 있는 그는 “전통주 소믈리에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직업에 속한다”며 자부심을 표했다.

그는 전통주를 다루는 것 자체가 자신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한국 술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해외 전통주 사케, 맥주, 와인을 배우고 마케팅과 컨설팅까지 공부했다. ‘한국에 살면서 우리 전통주를 공부하지 않을 수는 없지’라는 생각에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이 신씨의 전통주 강의를 찾는다.

“전통주지만 세련되게 즐길 수 있는 감홍로를 가장 좋아합니다.”

통주 소믈리에 신씨가 10년째 한결같이 추천하는 40도의 붉은 빛 소주다. 예스럽고 올드한 느낌에서 벗어나 따뜻하게 한방차 혹은 아이스크림에 부어 아포카토처럼 즐길 수 있어서 한번 맛보면 그 매력에 헤어 나올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감홍로를 포함한 증류주 시장의 확대에 주목한다. 혼밥을 넘어 혼술이 대중화되면서 한 번 개봉해도 오래 두고 즐길 수 있는 증류주가 전 세계의 트렌드라고 분석했기 때문이다.

신씨는 “소믈리에를 아무거나 블라인드 테스트해서 맞추는 사람이 아닌 고객과 접점을 갖고 말과 경험을 전하는 사람으로 봐줬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그는 “2020년에는 전통주도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하나의 식문화로써 인정받길 원한다.”며 “풍부한 경험을 매개로 우리의 것을 세계에 알리고자 한다”고 포부를 전했다.

 

[사진=홍성란 소믈리에 제공]

◇ 건강한 습관을 찾아주는 채소 소믈리에 홍성란

채소와 과일에 대한 정보와 가치를 전달하는 채소 소믈리에는 대중이 채소의 모든 것을 활용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전문가다. 푸드란 쿠킹클래스를 운영하는 홍성란(33)씨는 저염식, 다이어트식, 채소를 활용한 요리를 주로 다루는 요리 연구가이자 채소 소믈리에로 활동하고 있다.

채소 소믈리에가 여타 요리연구가와 다른 점은 각 상황에 맞는 채소를 추천해 뿌리까지 남김 없이 사용하는 방법을 알린다는 것이다.

홍씨는 대중과 소통하기 위해 요리에 경험을 담는다. 그는 채소 소믈리에로서 갖춰야 할 자질을 진실성과 실행력이라고 답했다. 이론만이 아니라 실천하고 느낀 경험을 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웰빙이 하나의 유행이 되어 퍼지면서 1인 가구도 어렵지 않게 채소를 접할 수 있게 됐지만 억지로 채소를 먹으려고 하면 어려운 건 매한가지다.

그는 채소의 습관화를 강조한다. 채식으로 접근하면 어렵지만 채소 습관을 기르면 어느 순간 내 몸이 길들여진다는 의미다. 외출시 채소를 한입 크기로 썰어 휴대하며 먹는다거나 과일과 채소를 물에 담궈 음료처럼 마시는 간단한 방법부터 시작하는 것을 추천했다. 홍씨는 일상에서 활용할 채소 관련 콘텐츠를 개발하며 대중으로 하여금 채소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힘쓰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