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태국 관광업계 중국發 '코로나 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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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기자
입력 2020-01-30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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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확산에 단체 여행금지

  • 올해 도쿄올림픽 앞둔 日 노심초사

  • 태국 관광시장 큰 손 中여행객 급감

  • 아시아, 사스때보다 더 큰 타격 전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에 아시아 관광시장이 꽁꽁 얼어붙고 있다. 29일 오전 기준으로 중국 내에서는 신종코로나 확진자가 6000명에 육박하고, 사망자가 130명을 넘어섰다. 여기에 유럽, 아시아 지역 내 확진자도 매일 증가하면서 불안이 커지고 있다. 사람 간 전파는 물론 무증상 감염자로부터의 감염도 있을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외부활동을 자제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공포가 확산하자 여행 계획을 취소하는 사람도 급증했다. 특히 아시아 지역 전체의 설 명절 관광 특수는 실종됐다.

중국 정부는 지난 27일 신종 코로나 확산을 우려해 자국민의 해외 단체여행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중국인들의 해외여행이 제한되면서 관광 산업에도 엄청난 피해가 예상된다. 특히 중국인 방문자가 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의 경우 중국인 입국자 수 감소로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 여행객들은 일단 규모 면에서 전 세계 관광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여행지에서 씀씀이도 커 타격은 더욱 클 수 있다고 AP 통신 등 외신은 지적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 최대 여행 성수기인 중국의 춘제(春節·설) 연휴를 맞아 호텔과 항공, 카지노, 크루즈 등의 업종이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그래픽=아주경제]


◆도쿄올림픽 불똥 튈까···바짝 긴장하는 일본 관광업계 

신종코로나의 확산에 가장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국가 중 하나는 일본이다.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전염병의 확산세가 수그러지지 않고 장기화할 경우 올림픽이 취소되거나 연기될 우려가 있다. 오늘 7월 24일로 예정된 올림픽 수개월 전까지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이 완전히 멈추지 않을 경우, 대규모의 인원이 국경을 넘나드는 것은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국제 스포츠 행사 개최를 위해서는 적어도 5월까지는 바이러스가 진정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근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중국 내에서 열리기로 예정돼 있던 국제 스포츠 경기는 모두 취소되거나 연기된 바 있다.

중국이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 27일부터 자국민 해외 단체관광을 금지하고 나서면서 일본 관광업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약 960만명으로 일본을 찾은 전체 외국인 관광객 중 무려 3분의 1에 달하기 때문이다. 신종코로나 확산과 중국 정부의 강력한 여행 금지 정책은 향후 일본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CNN 등 외신은 보도했다.

노무라종합연구소의 기우치 다카히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27일 낸 보고서에서 신종 코로나 영향으로 일본을 방문하는 관광객 수가 2002~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당시와 같은 수준으로 줄어들 경우, 2020년 일본 국내총생산(GDP)은 7760엔(약 8조2716억원), 0.14%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우치 다카히데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이번 신종코로나로 인한 방일 관광객 감소와 소비 규모의 감소는 사스 때보다 훨씬 더 클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사스가 전 세계를 강타했던 2002년 말보다 일본을 방문하는 중국인 여행객의 수와 소비는 훨씬 더 늘어난 상태기 때문이다. 이런 사태가 1년간 지속할 경우 GDP가 2조엔 감소해 전체적으로 0.45%포인트 낮아질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다. 

다이이치 생명 경제연구소는 신종 코로나로 인한 영향이 향후 9개월간 지속한다고 보고 분석했을 때 "사스 때 손실의 1.4배를 웃도는 4833억엔의 명목 GDP가 소실될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2002년 11월 발생한 사스의 경우 세계보건기구(WHO)가 종식을 선언하기까지 9개월이 걸렸다.

특히 일본 정부는 올해 올림픽 특수를 기대했던 터라 바이러스 확산에 대해 더 조바심을 내고 있다. 앞서 전문가들은 도쿄 올림픽이 일본 경제에 호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쓰미토모 미쓰이의 나오야 오시쿠보 경제학자는 "역사적 데이터에 따르면 올림픽을 개최하는 국가는 경제가 성장세를 타는 모습을 보여왔다"면서 "주식 시장 역시 도쿄 올림픽 개최에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다이치 생명 경제 연구소의 나가하마 토시히로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7월 열리는 '2020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신종코로나 확산이 빨라지면서, 일본 경제가 예상을 뛰어넘는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래픽=아주경제]


◆태국 관광시장의 '큰 손' 중국 관광객 빠지자 경제적 손실 우려돼

아시아 최대 관광국 중 하나인 태국도 전염병 확산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태국의 경우 관광업이 국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달할 정도로 경제 기여도가 높다. 특히 중국은 태국 관광 산업에서 가장 '큰 손'으로 통한다. 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가운데 중국인은 약 27%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한 해 동안 태국에 와서 직접 쓰는 돈만 6500억밧(약 24조8000억원)이 넘는다.

비교적 씀씀이가 큰 수천만 명의 중국 관광객들에 의존해왔던 터라 태국 관광시장은 단기간 신종코로나발 타격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태국이 중국인에게 인기 있는 동남아 여행지여서 이번 사태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약 32억2800만 밧을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시아 최대 성수기인 중국의 춘제 연휴를 맞아 호텔과 항공, 카지노, 크루즈 등의 업종이 가장 큰 피해를 봤다고 일본 주요 외신은 전했다.

앞서 미국 투자은행(IB)인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신종 코로노가 지속해서 확산할 경우 아시아 각국으로 여행하는 중국인이 줄어 중국인 관광객들의 지출이 여러 국가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에 따르면 홍콩의 경우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7% 가까이가 중국인 방문객 지출이 차지하고 있다. 그 뒤를 이어 캄보디아와 태국, 싱가포르 등 국가의 국내총생산 중 중국 관광객 소비의 비중이 높았다. 

이미 태국 주식시장에서는 언제까지 지속할지 모르는 신종 코로나의 불확실성으로 주요 호텔주의 주가가 크게 빠졌다. 호텔을 운영하는 태국 다국적기업인 마이너 인터내셔널의 주가는 지난 27일 9% 하락했다. 같은 날 태국의 국적기인 타에어웨이즈 인터내셔널(TAI)과 태국 공항 주가 역시 각각 약 6%씩 떨어졌다.

유타삭 수파손 태국관광청장은 중국 정부의 자국민 해외 단체여행 관광 금지 조치로 앞으로 몇 달 동안 중국인 입국자 수가 약 70%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로 인해 중국 관광객이 태국 내 소비가 줄어 향후 3개월 동안 경제적 충격만 840억밧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태국 관광청은 관광업 등 민간 부문과 만나 대응책을 마련해 오는 31일 정책 구상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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