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지의 핵인싸템] 에스티로더그룹 맞춤형 비건 화장품 '르 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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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0-01-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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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맞춤형화장품 본격 시행에 따라 빛 발하는 브랜드

  • 눈앞에서 제조사가 주문제작…라벨 서비스까지 맞춤형

  • 호텔·항공기 어메니티 고급 이미지까지 더해 인기 상승

17일 서울 압구정 가로수길 에스티로더코리아 맞춤형화장품 매장 ‘르 라보’ 내부. [사진=서민지 기자]

‘뉴요커의 향기’라는 별칭을 가진 미국 고급 향수 브랜드 ‘르 라보’가 정부의 맞춤형화장품 제도 육성 방안에 따라 국내에서도 최근 빛을 발하고 있다. 

1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16년부터 52개 업체가 맞춤형화장품 제도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올해 3월 맞춤형 화장품 제도 본격 시행을 앞두고 화장품 업체들은 시장 선점을 위한 채비에 나섰다. 기존에 투자를 해왔던 시범 사업자들은 물론 신규 사업자들의 진입이 예상돼 맞춤형 화장품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는 모양새다. 맞춤형 화장품은 소비자 요구에 따라 화장품을 덜어서 소분하거나 다른 화장품 또는 원료·색소·향료 등을 혼합하는 화장품을 말한다.

현재 등록된 시범 업체는 대부분 K-뷰티 브랜드다. 글로벌 브랜드는 소수인데, 에스티로더컴퍼니즈코리아(엘카코리아)의 ‘르 라보’ 가로수길 매장이 대표적이다. 이 매장은 2016년 10월 처음 문을 열었다.

이날 찾은 르 라보 가로수길 매장은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 국내외 20·30 고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실험실처럼 꾸며진 매장에서 고객이 원료를 직접 택해 ‘나만의 향수’를 만들 수 있다. 이들은 직접 나만의 향기를 고를 수 있는 데다가, 눈앞에서 향수를 제조해주고 라벨 서비스까지 해주니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특히, 그동안 쌓아온 고급스러운 이미지는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한몫했다. 르 라보는 호텔·항공사 등 ‘프리미엄 서비스’를 추구하는 업체들이 투숙객에게 격조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어메니티(Amenity)로 즐겨 찾는 브랜드다.

17일 서울 압구정 가로수길 에스티로더코리아 맞춤형화장품 매장 ‘르 라보’ 전경. [사진=서민지]

르 라보 매장에는 향수의 원료가 되는 에센셜 오일들이 곳곳에 진열돼 있다. 퓨어 에센셜 오일들은 그저 퍼퓸 랩을 장식하는 용도로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제품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프랑스에서 온 로즈 퓨어 오일, 호주에서 온 샌달우드 등 오일들은 각각 최고의 원산지에서 수입한다는 게 르 라보 측 설명이다.

르 라보는 ‘made-to-order(주문제작)’ 형식으로 판매한다. 나만의 향기를 골라 주문이 완료되면, 제조사(랩 테크니션)가 고객 앞에서 향수 원액과 에탄올, 물을 블렌딩해 향수를 만든다. 르 라보 관계자는 “배합한 향수는 시간이 흐르수록 산화되면서 신선함이 떨어진다”면서 “완벽한 향을 위해서 향수의 신선함은 필수이기 때문에 주문 즉시 향수를 만든다”고 밝혔다.

​르 라보의 향수에는 성별의 구분이 없이 특징이다. 프레쉬한 향에서부터 아주 스모키하고 우디한 향까지 모든 향수 컬렉션을 유니섹스로 분류하고 있었다. 르 라보 관계자는 “앤디 워홀의 예술 작품에 성별이 없는 것처럼 향수는 예술 작품과 마찬가지다. 진정한 향수에는 성별의 구분이 없다”면서 “르 라보는 고객의 성별보다는, 오히려 고객의 성격이나 취향, 스타일, 감정에 집중한다”고 강조했다.

르 라보는 향수 업계 최초로 고객들에게 맞춤형 라벨 서비스를 제공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향수 라벨에 띄어쓰기를 포함해 23자까지 원하는 문구를 적어 넣을 수 있어 소장 가치를 높였다. 여행용 미니 향수병인 트래블 튜브에 고객의 이니셜을 새겨주는 인그레이빙 서비스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외에도 매장에는 보디로션, 보디오일, 샤워젤, 향초 등 제품군이 다양했고 완제품으로 판매하는 제품도 있었다. 

17일 서울 압구정 가로수길 에스티로더코리아 맞춤형화장품 매장 ‘르 라보’ 내부. 향초와 룸스프레이(왼쪽), 매장 가운데는 고객 취향에 맞는 향을 체험할 수 있는 에센셜 오일이 진열돼 있다(오른쪽). [사진=서민지 기자]

르 라보는 마케팅 전문가 에드워드 로쉬, 파브리스 피노가 만들었다. 그라스(Grasse)에서 태어나고, 뉴욕에서 자란 브랜드다. 프랑스 남부도시 그라스는 역사 깊은 향수의 중심지다. 에디와 피노는 세계적인 조향사들과 함께 그라스에서 향수를 공부했다. 르 라보 제품에 사용된 고품질의 원료 가운데 상당수가 이 그라스 지방에서 바로 공수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후 르 라보는 뉴욕 로어 맨하탄의 자유로운 감성과 소울을 담아 부티크 매장을 열었다. 

르 라보의 모든 향수는 하나의 주원료를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베르가못, 로즈, 베티버, 네롤리, 오렌지 블로썸, 패츌리, 아이리스, 암브레트, 자스민, 라다넘, 아가우드, 샌달우드, 일랑, 릴리 등 원료들은 각 향수를 대표하는 주원료가 된다. 제품의 이름은 각각의 향수가 어떻게 조합되었는지를 보여준다.

조향사들이 실험실의 향수 샘플 이름에 번호를 매기는 것에서 착안해, 르 라보 향수의 제품명은 주 원료의 이름과 향수에 들어간 모든 원료의 가짓수를 숫자로 더해 만들었다. 예를 들면, 플레르 도란줴 27 은 총 27개의 원료를 블렌딩했고 그 중에서도 그라스의 오렌지 블로썸(불어로 플레르 도란줴)을 주 원료로 하는 향수라는 뜻이다.

르 라보는 올해 트렌드인 ‘지속가능’의 철학을 실천한 브랜드이기도 하다. PETA 에서 인증 받은 비건(채식주의) 브랜드이자 동물 실험 반대에 앞장서는 브랜드다. 르 라보의 어떤 제품도(향수, 캔들, 로션, 오일 등) 동물성 재료를 사용하지 않았으며, 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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