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디지털 화폐전쟁' 판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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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19-12-08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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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곳곳서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 화폐(CBDC)' 발행 논의

  • 中 이어 佛중앙은행·ECB 등 디지털화폐 발행 논의 박차

  • 美·日·印 등 '시기상조' 의견도...므누신 "5년 내 발행 안 해"

“디지털 화폐 혁명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시대가 우리를 추월할 것이다.”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국제결제은행(BIS) 사무총장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의 움직임과 맞닿아 있다. 중국과 미국 페이스북이 주도하던 디지털 화폐전쟁에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이 속속 뛰어들고 있다.

암호화폐(가상화폐)를 '통화'로 인정하지 않겠다던 유럽 중앙은행들까지 전장에 뛰어들면서 글로벌 디지털 화폐전쟁의 전운이 짙어지고 있다.

◆프랑스·EU, CBDC 개발 시동··· 中은 관련 테스트 마무리

블룸버그에 따르면 프랑스 중앙은행은 최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국가로는 처음으로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 화폐(CBDC)' 개발을 공식화했다. 프랑수아 빌레로이 드 갈로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는 최근 “2020년 1분기 말까지 CBDC 시험 운영을 개시할 계획이며, 은행 간 거래에 먼저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중앙은행이 CBDC 개발에 나선 건 페이스북의 '리브라' 등 민간 디지털 화폐에 대항하기 위해서다. 리브라는 그 가치가 금융자산, 실물자산 등과 연동된다. 법정화폐를 대체하는 통화로서 거래수단 기능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국가 간 경계마저 없는 리브라가 발행되면, 중앙은행의 통화 통제력이 약해지고 통화정책에도 제약이 생길 수밖에 없다. 드 갈로 총재는 “CBDC는 금융시스템의 신용을 보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중앙은행으로서 혁신 요구에 부응하기를 희망한다”고 기대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디지털 화폐 발행 논의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로이터가 최근 입수한 ECB 내부 문건에는 “민간 업계의 효율적인 범유럽 결제 시스템 개발이 부족하다면 중앙은행이 디지털 화폐를 발행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민간에서 CBDC에 대응할 만한 혁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ECB가 CBDC 발행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본래 유럽연합(EU)은 디지털 화폐 도입에 부정적이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가 금융 안정성을 해치고 자금세탁과 같은 범죄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최근 미국과 아시아 결제 시스템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글로벌 결제시장에서 유럽이 뒤처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중앙은행이 먼저 디지털 화폐를 발행하자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 최초 CBDC 발행을 예고했다. 이미 관련 테스트가 마무리돼 곧 점진적 디지털 화폐 시범 사용에 나설 전망이다. 지난달 28일 판이페이 인민은행 부행장은 디지털 화폐의 설계와 표준 제정, 연합 테스트 업무가 기본적으로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美·日·印은 CBDC 발행 '시기상조' 

디지털 화폐 발행은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많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최근 “미국은 5년 이내 CBDC 발행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도 마찬가지 의견”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CBDC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는 일부 보도에 선을 그은 것이다. 므누신 장관은 “미국인들은 디지털 결제보다 현금을 계속 사용할 것”이라며 디지털 화폐 발행이 당장 시급하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도 "디지털 화폐에 대한 조사·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현재 현금 유통량이 여전히 많고, 국민들도 중앙은행의 디지털 화폐 발행을 요구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도 중앙은행인 인도준비은행(RBI)도 CBDC 발행에 대해 몇몇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기술이 아직 완전히 진화하지 않았다며, 아직 초기 단계에서 논의 중이라는 입장이다. 샤크티칸타 다스 RBI 총재는 최근 "CBDC 발행은 시기상조"라며 "민간의 디지털 화폐 발행도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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