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은 AI로, 신뢰는 블록체인으로 잡는다“ 국내 크래프트 맥주 1위 업체의 디지털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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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미국)=강일용 기자
입력 2019-12-03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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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주햄 자회사 카브루, 아마존과 협력해 크래프트 맥주 유통에 블록체인 도입

  • 상온 유통에 따른 맛 변화 최소화해 고객에게 믿고 마시는 맥주 제공

  • 생산공정에 AI·사물인터넷 도입하고 데이터 경영으로 주세법 개정 호재 맞춰 시장점유율 2배 확대 계획

국내 1위 크래프트(소규모 양조) 맥주 업체인 ‘카브루’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협력해 블록체인을 활용한 맥주 유통망 혁신에 나선다. 블록체인을 활용해 투명한 맥주 유통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카브루는 맥주 유통과정에서 맛이 떨어지는 품질 저하를 최소화할 수 있고, 고객들은 크래프트 맥주 생산, 유통, 판매 전 과정을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박정진 카브루 대표.[사진=강일용 기자]


2일(현지시간) 박정진 카브루 대표가 미국 라스베이거스 AWS 리인벤트 2019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AI, 사물인터넷, 블록체인으로 관리되는 카브루의 네 번째 브루어리(양조장) 설립 계획을 밝혔다.

카브루는 진주햄의 자회사로, 약 130개 업체가 난립하는 국내 크래프트 맥주 시장에서 점유율 15% 내외를 확보한 업계 1위(소규모 맥주 제조면허 기준) 업체다. 다품종 소량생산이라는 기조하에 ‘경복궁 에일’, ‘홉탄두’ 등 13개 크래프트 맥주(에일 12종, 라거 1종)를 생산하고 있다.

박 대표는 “카브루의 맥주 생산, 유통, 판매 전 과정에 블록체인을 도입해 고객이 앱으로 맥주 캔이나 판매점의 QR코드를 스캔하면 맥주 생산에 활용된 맥아, 홉, 효모의 성분·종류와 상온 유통으로 맥주 맛이 변질되지 않았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고객이 한층 믿고 크래프트 맥주를 마실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맥주 업계에 따르면, 라거 크래프트 맥주는 8~15도, 에일 크래프트 맥주는 15~22도로 유통되면 맥주 내 효모가 활성화되어 생맥주 본연의 맛을 잃어버린다. 때문에 제대로 된 크래프트 맥주를 즐기려면 4~5도 내외로 냉장 유통되는 것이 필수라고 여겨졌다. 하지만 지금까지 고객들은 맥주가 냉장 유통되었는지, 상온 유통되었는지 확인할 길이 없었다.

카브루는 모든 유통 과정에 센서를 배치해 맥주가 5~6도의 냉장 상태로 유통되고 있는지 감시하고 관련 데이터를 위변조가 불가능한 블록체인 원장에 보관할 계획이다. 만약 중간에 상온 유통이 섞여들어가면 관련 정보가 고객들에게 고스란히 공개된다.

이러한 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카브루는 1.5% 수준인 맥주 변질률을 10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카브루의 크래프트 맥주를 공급받는 100여개 맥주 도매상과 1400여개 소매상·술집 등으로 구성된 복잡한 유통과정에서 맥주가 누락되거나 상할 경우 시시비비를 정확히 가릴 수 있게 된다.

이는 스타벅스가 추진 중인 블록체인을 활용한 커피 유통 혁신과 유사한 전략이다. 이러한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스타벅스가 B2B(기업용) 블록체인 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한 것처럼 진주햄과 카브루 역시 대표적인 B2B 블록체인 업체인 AWS와 손잡고 'AWS 매니지드 블록체인'을 도입했다.

또한 박 대표는 2021년 완공을 목표로 경기도 가평에 새로 짓고 있는 네 번째 브루어리를 아마존과 협력해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을 활용한 스마트 양조장으로 지을 계획이다. 그는 모든 생산공정과 유통과정에 AI 하드웨어 ‘아마존 딥렌즈’와 ‘AWS IoT 그린그래스’로 관리되는 센서를 도입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AI를 활용한 최적의 크래프트 맥주 생산 시스템을 만들 것이란 포부를 밝혔다.

크래프트 맥주는 만들고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맛이 떨어지기 때문에 고객 수요에 맞는 예측 생산이 중요하다. 과거에는 이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 폭발하는 수요에 대응하지 못하거나 남는 맥주를 폐기해야만 했다. 이제 AI를 활용해 고객의 수요를 예측하고 이에 맞춰 맥주를 생산, 최상의 맛을 갖춘 크래프트 맥주를 판매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크래프트 맥주 생산과 유통에 AI와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데이터 드리븐 경영을 도입함으로써 작년 55억원 매출에 이어 올해 72억원 매출을 달성해 연평균 40%씩 회사를 성장시킬 계획이다. 올해 말 시행되는 주세법 개정에 맞춰 시장점유율도 30%까지 늘린다는 방침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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