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P SaaS 4종이면 4차 산업혁명 준비 끝

SaaS 솔루션 미디어 데이 개최

"한국 기업 SaaS에 관심... SAP 매출 50% 이상 SaaS로 올릴 것 "

아리바 석세스팩터스 컨커 C/4하나 4종 집중 소개... 연평균 두 자릿수 성장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주목받는 핵심 인프라는 ‘클라우드’다. 클라우드는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만큼 컴퓨팅 파워, 저장공간을 빌려 쓰는 서비스다. 직접 IT 인프라를 구축해 운영하는 것보다 시간·비용 면에서 효율적이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클라우드는 더 주목받고 있다.

최근에는 단순히 IT 인프라만 빌리는 것이 아니라, 운영체제(OS)와 여러 소프트웨어(SW)까지 제공하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형태의 클라우드 서비스가 각광받고 있다. 자원관리(ERP), 고객관리(CRM), 공급망관리(SCM) 솔루션으로 유명한 유럽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 SAP는 이 같은 변화에 맞춰 자사의 여러 제품을 클라우드 위에 올리고 있다. SAP는 그동안 구매관리, 인적자원관리, 경험관리 SW 분야의 최고 기업들을 인수, 기업 경영에 필요한 모든 업무를 클라우드 SaaS로 지원하고 있다.

이성열 SAP코리아 대표는 28일 서울 삼성동 파크 하얏트 호텔에서 개최한 ‘SaaS 솔루션 미디어 데이’에서 “클라우드로 서비스를 전환하기 시작한 지 10년이 지났고, 그동안 약 50조원에서 60조원을 들여 전세계 기업용 소프트웨어 기업들을 인수했다”며 “한국에서도 많은 기업이 SaaS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SaaS를 전체 매출의 50%까지 키우겠다”고 말했다.

SAP는 이날 연평균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SaaS를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이성열 SAP코리아 대표가 28일 서울 삼성동 파크 하얏트 호텔에서 개최한 ‘SaaS 솔루션 미디어 데이’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SAP코리아 제공]

◆ SAP 아리바 : 연 3500조원 거래되는 B2B 오픈마켓... 비즈니스 네트워킹까지 지원

SAP 아리바는 클라우드를 기초로 한 구매조달 솔루션이다. SAP는 2012년 5월 약 43억 달러를 들여 아리바를 인수했다. 당시 아리바는 직원 2900명, 매출 7000억원에 달하는 B2B(기업과 기업 간 거래) 커머스 플랫폼이었다.

SAP 아리바는 소싱부터 구매조달, 결제까지 구매와 관련한 모든 과정을 쉽게 관리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다. 11번가, 옥션과 같은 오픈마켓의 B2B 버전인 셈이다. 구매기업과 공급기업은 구매조달이 이뤄진 후 인보이스나 지급을 위한 과정까지 아리바에서 처리할 수 있어서 판매 비용과 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다.

SAP 아리바의 강점은 ‘아리바 비즈니스 네트워크’다. SAP 아리바 내에는 400만개 이상의 기업이 등록돼 있다. SAP는 아리바 위에서 연간 결제되는 금액이 3조 달러(약 3500조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170개 이상의 화폐로 거래될 정도로 다양한 국가의 기업들이 SAP 아리바를 이용하고 있다.

정재필 SAP 아리바코리아 사업 본부장은 “SAP 아리바는 단순한 구매 조달 솔루션이 아닌 기업 생존에 필요한 네트워크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공급기업에 관련한 정보와 계약 주기, 잠재위험을 통합 관리할 수 있다. 이는 기업 간 투명한 거래를 가능케 한다. 국가별 규제 변화도 파악할 수 있어 사전 대응도 가능하다.

한국에선 커머스 기업, 대기업 SI를 포함해 다양한 산업에서 SAP 아리바를 사용 중이거나 구축하고 있다.

◆ SAP 석세스팩터스 : 200개 국가 6000개 이상 기업의 인재 관리 SW

SAP 석세스팩터스는 인적 자원관리(HCM), 성과관리 SW로, SAP가 2012년 당시 글로벌 2위 인적자원관리 SW 기업이던 석세스팩터스를 약 34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추가된 SaaS다.

석세스팩터스는 인사와 채용, 인사 평가, 급여 등 인적자원(HR)과 관련한 업무를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콘텐츠 분석과 프로세스 전문지식, 고객 서비스 경험에 기반으로 선진 사례 분석 정보 등을 제공한다. 개인이 설정한 목표와 타 부서와의 연계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며 업무를 수행할 수도 있고, 클라우드 시스템과 직원 개개인의 스마트폰 상에서 의사소통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도 한다. 지역과 언어, 법인 구분 없이 통합적인 인재 관리가 가능하다고 SAP는 강조했다.

SAP 석세스팩터스는 현재 전세계 200여개국에 6790개 고객사가 이용하고 있다. 세계적인 식품 기업 네슬레도 14만명의 직원을 석세스팩터스로 관리하고 있다.

한국의 대표 고객은 두산이다. 2017년 석세스팩터스를 도입한 두산은 글로벌 수준의 인력 관리 역량을 보유하게 돼 오랫동안 강조해온 ‘인재 우선주의’ 원칙을 지킬 수 있게 됐다고 SAP는 설명했다.
 

[그래픽=임이슬 기자]

◆ SAP 컨커 : "경비 처리에 시간 낭비하지 마세요"... 포천 500대 기업 중 75%가 사용

SAP 컨커는 사내 비용 지출에 관련한 업무를 지원하는 소프트웨어다. 경비 처리, 세금계산서 처리에 이르는 모든 지출 관리를 통합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컨커는 SAP가 지난 2014년 인수했다.

SAP 컨커의 가장 큰 특징은 여러 비용 증빙 과정을 디지털화 해 임직원이 본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컨커를 활용하면 자동화된 프로그램에 경비 전표를 입력해 쉽고 빠르게 보고서를 제출할 수 있고, 모바일 앱으로도 이용할 수 있어 장소와 시간에 제약 없이 경비를 관리할 수 있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포레스터 컨설팅에 따르면 SAP 컨커를 도입한 회사들의 3년 평균 투자 대비 효과(ROI)는 482%에 달한다.

경비 오남용도 막을 수 있다. 사전 설정을 통해 문제가 될 만한 내역을 통제, 임직원의 규정 위반을 막을 수 있다.

SAP 컨커는 전세계 150개 이상의 국가에서 4만8000개 기업이 도입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이 선정한 500대 기업 중 75%가 SAP 컨커 고객사다. SAP 컨커는 2017년 한국에 공식 진출한 이후 고객사 수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주요 고객사로 삼성SDS, 웅진, 딜로이트, 카카오모빌리티 등이 있다.

이선우 SAP 컨커코리아 부문장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는 고객이 재계약을 얼마나 하느냐가 중요한 지표”라며 “SAP 컨커의 재계약률은 99%에 달한다. 한국에선 680개 이상의 고객사가 컨커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 SAP C/4하나 : SAP 모든 SW와 연계해 고객 관리

SAP C/4하나는 고객 관계 관리(CRM) 소프트웨어다. 고객 데이터 보호와 마케팅, 커머스, 세일즈, 고객 서비스와 같이 고객과 최접점에 있는 업무를 지원한다. 경쟁사의 CRM 대비 강점은 SAP 대표 소프트웨어인 ERP과 통합 운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SAP의 다른 소프트웨어와 고객 데이터 보호, 자동화, 고객 경험 등의 수평적 통합도 지원한다.

최근에는 SAP C/4하나에 퀄트릭스의 고객 경험관리 솔루션을 연계했다. 퀄트릭스는 미국의 경험 관리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SAP가 올해 1월 80억 달러(약 9조5000억원)에 인수했다.

퀄트릭스는 소비자들이 수량과 가격 등과 같은 수치에 따라 구매 결정을 내리는 것뿐만 아니라, 구매 과정에서 발생한 경험까지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기업이다.

재고, 생산, 회계, 영업과 같은 전통적인 기업의 운영데이터에 직원과 고객이 어떤 생각을 하고, 왜 이 결정을 내리는지가 담긴 경험데이터까지 분석하는 것이다.

SAP에 따르면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중 80%가 고객에게 최고의 경험을 제공한다고 믿었으나, 실제로 단 8%에 고객만 적절한 경험을 받고 있다고 생각했다. 기업과 고객 간 ‘경험 격차(experience gap)’가 크다는 의미다. SAP는 이 경험격차를 최소화하는 것이 향후 기업 경영에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SAP가 거금을 들여 퀄트릭스를 인수한 이유다.

한국에서는 효성그룹이 가장 첫 번째로 퀄트릭스 도입을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