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흔들리는 '한강변 50층'의 꿈

윤지은 기자입력 : 2019-11-18 06:00
서울시 "뉴타운식 도로계획 반성해야"...강변북로 지하화 재검토 천명 지난 2009년 성수지구는 용적률 인센티브 받는 대신, 강변북로 지하화 사업비 부담키로

서울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위치도 [사진=서울시]

서울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이 그리던 '한강변 50층'의 꿈이 흔들리고 있다.

서울시가 성수전략정비구역에 용적률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대신 성수전략지구는 서울시에 강변북로 지하화 사업비를 지급하기로 했는데, 서울시가 구상 중인 강변북로 지하화 사업 자체가 재검토 단계에 들어가서다.

성수전략정비구역은 2009년 서울시가 지정한 5개 전략정비구역 가운데 유일하게 남아 있는 전략정비구역이다. 당시 서울시는 여의도·압구정·성수·합정·이촌 등 5곳을 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했는데, 시정 권한이 오세훈 전 시장에서 박원순 시장으로 넘어오며 구역 대부분이 해제됐다.

17일 서울시 주거정비과 관계자는 "강변북로를 지하화하려면 그 전에 우회도로를 설치해야 하고, 지하화 후 우회도로를 다시 공원으로 되돌리는 식으로 진행해야 하는데, 이게 구조적으로 가능한지 재검토해야 할 것 같다. 도로, 하천 등 관련 부서와의 협의도 필요하다"며 "현재로서는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성수전략지구 재개발과 강변북로 지하화는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2011년 성수전략지구는 강변북로 일부 구간을 지하화하고 문화공간을 조성하는 데 드는 비용 약 1600억원을 기부채납하는 대가로 용적률을 평균 283~314%까지 상향했다. 이는 최고 50층 이하, 평균 30층 이하, 아파트 8247가구라는 큰 그림의 토대가 됐다.

강변북로 지하화 사업비 부담의 반대급부로 용적률 인센티브가 제공된 만큼, 사업 자체가 없던 일이 되면 성수전략지구가 받았던 용적률을 토해내야 할 일이 생길 수도 있다.

서울시 주거정비과 관계자는 "도로 지하화 사업이 용적률 등 인센티브와 연결돼 있다면 이 부분(인센티브)에 대해서도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수1·4지구가 지난 6월 서울시 건축심의에서 고배를 마신 것도 2지구의 사업 속도가 느려서라기보다는 이 때문이었다는 설명이다. 당시 1·4지구가 서울시 건축심의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2지구가 '정비구역 일몰제' 위기에 처했기 때문 아니냐는 추측이 일었다. 현재 2지구는 조합 설립을 목전에 둔 상태로, 일몰제 이슈는 비켜갔다는 평을 듣는다. 

서울시 주거정비과 관계자는 "4개 지구 사업속도를 모두 맞춘다는 건 불가능할 뿐 아니라 가능하다 해도 문제 소지가 많다"며 "수천가구가 한꺼번에 이주하게 되면 주변 전셋값 급등을 누가 감당하겠냐"고 되물었다.

서울시는 "아직 사업이 무산됐다고 말할 단계는 아니다"면서도 정책 방향의 변화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는 입장을 취해, 사실상 도로 확장은 물건너 간 이야기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 도로정비과 관계자는 "그 당시(오세훈 사장 재임 시절)에는 한강 르네상스 계획과 맞물린 전체적·광역적 도로 확장 계획이 있었는데, 지금 와서는 다 사라졌다"며 "종전 뉴타운식 도로 계획에 대한 반성이 대두되고 있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도로 확장 사업 재검토를 말하지만, 성수전략지구는 "용적률을 더 달라"고 말하는 아이러니도 빚어지고 있다.

이기원 성수2지구 위원장은 "지하화 비용을 각 지구가 지분 비례로 감당하려 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사업 비용이 늘어났다"며 "우리 지구는 늘어나는 비용을 감당할 의지가 있고, 이렇게 되면 서울시가 용적률을 더 올려줘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하화를 안 하면 (한강수변공원 메리트가 사라져) 2지구가 가장 큰 손해"라고 우려를 표했다.

성동구청에 따르면 성수2지구는 지난 2일 주민총회를 열고 추진위원장, 감사, 추진위원들을 재선임했다. 조합 설립을 위한 창립총회는 내년 1월로 예정됐다. 창립총회에서는 조합 설립을 위한 정관 마련, 조합장 및 임원 선거가 이뤄진다. 현재 창립총회를 열기 위한 주민 동의서 75% 요건은 충족됐다. 추진위원회는 창립총회 개최 후 조합 설립 인가를 해당 구청에 신청할 예정이다.

4개 지구 가운데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1·4지구는 지난 6월 서울시 건축심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도로 사업 등에 대한 서울시 가이드라인이 확정될 때까지 사업이 멈춰진 상태다. 최근 조합이 설립된 3지구는 교통·환경영향평가를 거쳐 건축심의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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