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흑사병 둘러싸고 흉흉한 소문...당국 언론통제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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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19-11-1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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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환자 2명 확진… 1명은 위독한 상태

  • 폐렴형 흑사병으로 불안감 커져.. "사망자 발생" 소문도

  • 당국, 불안한 여론 잠재우기 "치료 가능하다" 강조

세계 최악의 전염병으로 꼽히는 흑사병(페스트)이 중국에서 발병하면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 당국은 불안한 여론 확산을 막겠다며 온라인과 언론을 차단하고 나섰다.

중국 네이멍구 자치구에서 지난 13일 흑사병 의심 환자 두 명이 발생했다. 이들은 지난 3일 베이징 차오양구의 한 병원으로 이송돼 확진 판정을 받은 후 전염병 전문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인민일보에 따르면 한 명은 위중한 상태다. 

흑사병은 전염성이 강하다. 14세기 중세 유럽에서 25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갔을 정도다. 본래 첫 발원지는 중국과 국경을 맞댄 몽골이다. 이후 중국으로 확산돼 무역선을 통해 유럽으로 전파됐다. 주로 쥐와 쥐에 기생하는 벼룩, 쥐 같은 설치류를 잡아먹는 고양이를 통해 옮는다. 다만 중국에서 발병한 이번 흑사병은 '폐렴형 흑사병'으로 감염자의 재채기나 기침 등을 통해 전염된다.

이번에 흑사병 확진을 받은 두 명은 부부다. 아내가 남편을 치료하다가 감염됐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웨이보(微博) 등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자들은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알려진 것보다 환자가 더 많고 일부는 이미 사망했다는 소문도 퍼지고 있다.

흑사병 환자들이 어떤 경로로 베이징에 오게 됐는지는 정확하게 밝혀진 바 없다. 이들이 베이징에 온 지 열흘이 돼서야 당국이 확진 발표를 한 점도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현지 한 누리꾼은 웨이보에 “베이징 한 가운데 있는 병원에서 흑사병 환자가 10일 이상 머물렀다”며 ”이들이 베이징에 오게 된 경로를 구체적으로 알려줘야 하는 게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10년 동안 중국에서는 흑사병 환자가 거의 매년 발생했다. 중국 국가위생국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2009년 12명의 흑사병 환자가 확인된 뒤 2010, 2011, 2012, 2014, 2017년에 걸쳐 총 13명이 추가로 흑사병에 걸렸다. 지난 10년간 11명이 이 병에 걸려 사망했다.

불안한 여론이 조성되자 중국 당국은 온라인과 언론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흑사병 발병이나 환자의 치료 관련 소식을 통제하고 있진 않지만, 이와 관련해 깊은 정보를 다뤘거나 부정적인 내용이 담긴 기사는 차단하고 있다.

NYT는 “중국 당국은 온라인뉴스 포털에 흑사병과 관련한 토론을 통제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현지 관영언론들도 불안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중국중앙(CC)TV와 관영 신화통신은 흑사병 확진 환자가 베이징 내 병원에서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며 흑사병은 효과적 치료가 가능하고 추가 전염 가능성도 낮다고 강조하고 있다. 관련 내용은 베이징시 차오양구 정부 홈페이지에도 게재됐다.

중국 보건당국 역시 흑사병은 효과적 치료가 가능하다고 선전하고 있다. 여러 종류의 항생제를 사용해 치료할 수 있으며 환자가 조기에 치료를 받으면 치유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중국 보건당국은 의심스러운 환자 접촉자들이 있어도 전염을 막을 수 있는 예방약을 복용하면 발병을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베이징(北京) 톈안먼(天安門)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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