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간편결제, 인터넷은행, 전자상거래... 네이버·소프트뱅크發 지각변동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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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 기자
입력 2019-11-14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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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용자 5000만명... 일본 간편결제 시장 장악

  • 인터넷 은행과 전자상거래 업계도 초긴장

14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라인과 소프트뱅크 야후재팬의 경영통합은 소프트뱅크(Z홀딩스)가 네이버에 제안해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지난 6일 위워크 투자 실패로 창사 이래 최대 적자를 기록한 실적을 발표한 자리에서 공격적인 투자·경영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는데, 이번 라인-야후재팬 경영통합 역시 손 회장의 공격적 경영 의지가 그대로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번 경영통합에 네이버를 전 세계 시장에 안착시키려는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의 의사가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GIO는 2000년대부터 꾸준히 네이버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추진했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2010년대에 들어 라인과 라인페이의 성공으로 일본 모바일과 간편결제 시장을 성공적으로 개척했지만, PC 웹과 전자상거래 시장까지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그러나 이번 경영통합으로 라인, 라인페이와 Z홀딩스가 보유한 야후재팬, 조조타운(일본 최대 의류 쇼핑몰)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야후재팬은 구글의 검색엔진을 활용해 서비스를 제공해왔는데, 경영통합이 진행되면 네이버의 검색엔진과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라인-야후재팬 경영통합으로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이루려는 목표는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을 장악한 제2의 알리바바를 만드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알리바바는 약 12억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세계 최대 인터넷상거래 업체로, 알리페이, 알리바바클라우드 등 간편결제와 클라우드 같은 다양한 융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아주경제 그래픽팀]


양사는 구체적으로 일본 간편결제와 인터넷 은행 사업에서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영통합 전부터 양사는 일본 내 간편결제 시장 1, 2위를 차지해왔다. 네이버는 일본 내 이용자 수 3700만명의 라인페이를, 소프트뱅크는 이용자 수 1900만명의 페이페이를 서비스 중이다. 양사가 힘을 합치면 이용자 수 약 5000만명의 일본 최대 간편 결제 서비스가 탄생한다. 이는 3위 사업자인 NTT도코모의 'd페이'보다 5배 많은 수치다. 일본 정부의 무현금 결제(캐시리스) 기조와 함께 급속도로 성장 중인 일본 간편 결제 시장을 사실상 장악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양사의 경영통합으로 일본 인터넷 은행 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네이버는 노무라 증권과 손잡고 라인증권을 시작했고, 미즈호파이낸셜 그룹과 함께 라인뱅크를 2020년 설립한다. 소프트뱅크는 한때 계열사였던 SBI 그룹과 함께 인터넷 은행을 준비 중이다. 두 인터넷 은행이 라인이라는 하나의 매개체로 묶여 공동 영업에 나서면 중소규모 인터넷 업체들이 설립한 인터넷 은행은 버텨낼 재간이 없다는 분석이다.

전자상거래 분야에서도 라인과 조조타운을 하나로 묶은 공동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이를 통해 모바일을 중심으로 아마존재팬, 라쿠텐 등 일본 1, 2위 전자상거래 사업자와 겨룰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고객층도 일본 10~20대가 주로 이용하는 라인과 40~50대가 이용하는 야후재팬이 합쳐져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통합 서비스로 거듭날 수 있다.

물론 일본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은 경영통합에 앞서 양사가 넘어야 할 큰 벽이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내수에 의존하지 않고 서비스 경쟁력을 확보, 전 세계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라인과 야후재팬의 방침에 반대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 그룹 (아주경제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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